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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사진계의 거장 , 김헌 사진가의 라이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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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0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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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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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상사진계의 산 역사, 김헌 사진가가 전하는 포토 스토리를 듣는다
“선친이 이뤄 놓은 사진관을 재건하기 위해 사진의 과학과 미학을 공부하면서 더 많이 깨우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김헌 사진가는 미국프로사진가협회(PPA)가 인정한 국내 최초의 인상사진 ‘명장(Master)’이다. 공학도의 꿈을 접고 선친의 뒤를 이어 사진의 길을 걷게 됐지만, 그 내면의 예술적 감성은 그를 한국 최고의 인상사진가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의 부친(故 김영상)은 한국 인상 사진계를 대표하는 사진가로 널리 이름을 떨쳤고, 대를 이어 김헌 사진가도 현재 사진의 길을 걸으며 2대에 걸처 한국 인상사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20년간의 사진 외도를 질책이라도 하듯 1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사진을 공부하며, 부친이 이뤄놓은 사진관을 멋지게 재건한 김헌 사진가. 현재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 인상사진전문가 과정 주임교수로 재직하며 사진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후배 양성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그가 전달하는 사진에 대한 지식과 감동은 아직도 한국 사진계에 온기를 품게 만든다.
대한사진영상신문사 주최로 오는 2월24일, 25일 양일간 신도림 테크노마트 8층에서 열리는 ‘2009 디지털포토기자재전 및 세미나’의 마지막 강연을 장식할 김헌 사진가를 만나보았다. - 편집자 주 -
김헌 사진가의 강의에 사진인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 행사명: 2009디지털포토기자재전 및 세미나
• 일정: 2009년 2월25일(수) 오후 5:10~7:00
• 장소: 신도림 테크노마트 8층(신도림역)
• 주제: 김헌 사진가와의 Meet & Talk(김헌 사진가의 인상사진론)
▲ 국내 최초로 미국 PPA가 인증하는 ‘마스터 디그리’를 획득한 김헌 사진가
용돈 벌이를 위해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사진을 처음 만나다
용돈 벌이를 위해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시작한 소소한 아르바이트가 훗날 한국 인상 사진계의 명장을 탄생시킨 밑거름이 되리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주인공은 바로 국내 사진 교육의 선두인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의 초대 졸업생이자 부친부터 2대가 한국 사진의 역사를 함께 하고 있는 김헌 사진가다.
“인상사진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사진관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한국 인상 사진계에서 거목으로 불리셨어요. 아버지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용돈, 학비 등 모든 부대비용을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단지 아버지가 해주신 건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뿐이었죠. 아버지의 완강한 교육 철학 덕분에 저는 용돈을 벌기 위해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청소 같은 잡일부터 사진 수정에 이르는 전문 작업까지 섭렵하면서 사진을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김헌 사진가의 부친은 3형제 중 유독 김헌 사진가를 엄하게 다뤘다. “용산중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하자 칭찬은 커녕 ‘넌 뭐든 잘하니까 학비며, 용돈을 알아서 해결하라’는 뜻밖에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용돈을 벌기 위한 일터로 아버지의 사진관을 선택한 어린 김헌 사진가에게 그의 부친은 쉽사리 사진 기술을 가르쳐 줄 리 만무했다.
“줄곧 사진관 청소만 하다가 어느 날부턴가 사진 수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수정은 사진 쪽에서 가장 고부가가치 기술이었죠. 어린 마음에 고급 작업을 하는 만큼 수당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어요. 아버지는 ‘사람을 시체처럼 만들어 놨다’며, 오히려 연필, 필름 등의 재료값을 다 내놓으라고 하셨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달랠 길 없는 김헌 사진가에게 부친이 던진 한마디는 ‘잘은 몰라도 데생은 해야 할거다’라는 짧은 힌트뿐이었다. “사진 수정에 대해 어떤 기술 전수도 없었습니다. 스스로 터득할 수밖에 없다는 말 뿐이었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미술공부를 먼저 하라는 언질을 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후 김헌 사진가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미술학원에서 데생을 배운다.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제가 가르치는 입장에서 봐도 석고 데생은 미학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기본입니다. 제가 이것을 가르쳐줬을 때 믿고 따르는 사람이 있고,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결과의 차이는 확연한데도 말이죠.”
이렇듯 사진의 기초에 앞서 미학에 관한 모든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진의 대가, 김헌 사진가도 대학 졸업 후 20년 동안 타 분야에 종사하며 일탈을 꿈꾼다. “사진관을 운영한건 아니지만 꾸준히 사진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어요. 기업 홍보실에서 다큐멘터리 사진, 풍경사진 그리고 광고사진 등을 찍으며 계속 사진을 수련해 왔습니다.”
부친의 타계로 인생에 있어서 일대 전환점을 맞은 김헌 사진가
1986년은 김헌 사진가의 인생에 있어서 일대 전환점을 맞은 해다. 그해 김헌 사진가의 부친이 타계하면서 그는 1년 뒤 가업을 잇고, 사진인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취직을 했을 때 무기수가 석방된 듯 짜릿한 해방감을 맛보았습니다. 선친 손에서 떠나 철없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오판한거죠. 선친이 돌아가시자 그토록 벗어나고 싶던 아버지 품이 너무도 그립더군요.”
김헌 사진가 부친의 빈자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아내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아버지의 그림자가 그리워 시작한 사진관이지만 다년간 부친의 손때가 묻은 사진관은 빠른 속도로 기울어만 갔다. “사진관을 무조건 살리고 싶었습니다. 선친의 부재는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고, 이러다가 정말 사진관이 문을 닫겠다 싶으리 만치 어려웠습니다.”
그 후 김헌 사진가는 단순히 부친의 빈자리를 채워나가기보다 자신만의 색깔로 사진관을 만들어 가기에 이른다. “비록 20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사진을 계속 접하고 다뤘기에 어느 정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그때부터 고통이 따르더군요. 그 고통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거였어요. 전 분명 사진을 하는 전문 사진가인데 고객들은 항상 저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때 ‘아~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변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고객이 원하는 사진가가 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한 김헌 사진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진 인생을 걷게 된 김헌 사진가. 하지만 고객은 쉽게 그를 인정해주지 않았고 고객이 원하는 사진가가 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은 시작된다. “그때부터였어요. ‘인정받겠다’고 다짐한 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혼자서 사진을 공부했습니다. 사진의 메커니즘도 공부하고, 미학에 대해 더 많이 깨우치면서 그렇게 꼬박 10년에 걸쳐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10년, 결코 적지 않는 시간이다. 고객의 외면이, 아버지의 죽음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지만 김헌 사진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끈기가 없었다면 그의 부친이 이뤄 놓은 사진관의 재건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현재, 김헌 사진가는 한적한 시골 농가에서 과수를 재배하며, 중앙대 산업교육원 인상사진전문가 과정의 주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비록 일선에선 물러나 있지만 평생을 사진과 함께 한 그의 사진 이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그의 제자들은 인상사진에 올바른 지표를 세우며 김헌 사진가의 길을 잇고 있다.
“인상사진가는 사람의 얼굴에 담긴 꿈과 생기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인상사진가는 남의 꿈을 담아내기에 앞서 자신의 꿈과 목표를 잃지 않아야 한다.” 김헌 사진가가 바라는 이상이 한국 인상 사진계에 오랫동안 머물길 기대해 본다.
취재 / 연정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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