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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남편’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하고 에세이 사진집 ‘서울염소’를 발행한 오인숙 사진작가를 만나다! 15-06-23 21:54   
작성자 : 관리자 TEXT SIZE : + -

지난 10년 동안 ‘남편’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하고
에세이 사진집 ‘서울염소’를 발행한 오인숙 사진작가를 만나다!


- ‘사진’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오인숙 사진작가의 작품 이야기와 최근 활동 현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남편’을 주제로 사진작업을 해온 사진가가 있어 화제다. 또 지난 5월에는 사진으로 쓴 남편이야기 ‘서울염소’ 에세이 사진집을 출간했다. 그 작가는 바로 오인숙 사진작가다.
‘어릴 때 자주 큰집에 심부름을 갔었다’는 그녀의 남편과 그가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염소 한 마리. 동그라미 안에 박힌 쇠말뚝에 목줄을 매달아 그 반경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 염소. 그녀의 남편은 ‘그 염소가 자신 같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 목줄의 길이만큼이 딱 회사를 가는 반경이다’라고 작가의 남편은 그렇게 푸념을 했다한다. 그런 그녀의 남편을 위해 오인숙 작가는 카메라를 들었고, 이로 인해 10년 동안 부부의 사이는 더욱 깊어졌다한다.
이에 본보에서는 사진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오인숙 작가의 작품 이야기와 최근 활동 현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처음에 사진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그리고 그동안의 활동사항을 소개해달라.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다닐 때 전공 강의실보다는 문학회 동아리 방에 있던 시간이 더 많았다. 그리고 도서관 앞 민주광장도 나의 주요 활동 반경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오랫동안 교직에 몸을 담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문학에 대한 갈망은 끊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문학에 대한 갈망이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지게 된 것 같다.
지난 2005년에 강재훈 사진학교를 41기로 졸업했다. 이후 강재훈 사진사숙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2006년부터 ‘우리 사회의 틈에 대한 사진적 해석’이나 ‘여의도 바라보기’, ‘필부필부’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사진가로 활동하며 ‘사진보다 사람이다’라는 사진의 철학을 배우고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한 개인전으로 지난 2010년에는 ‘내 딸 둘’展을 그리고 2014년에는 사진으로 쓴 남편 이야기 ‘서울염소’展을 열었다.”

= 지난 10년간 ‘남편’을 주제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작업을 하면서 작가에게 찾아온 삶의 변화가 있다면?
“지난 10년간 남편을 카메라에 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바로 남편의 변화다. 사진을 찍기 싫어하던 사람이 마음을 열기까지에는 사진이라는 소통의 도구가 있었다. 한두 번은 찍기 쉬웠지만 지속적으로 하기까지가 무척 어려웠다. 하지만 남편도 차차 변화하면서 햇빛 좋은 날이면 먼저 사진 찍자고 할 정도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이란 때로는 감정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남편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사진의 깊이가 더 깊어진 것 같다. 어떤 작업보다도 가족은 작업하기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일단 한 인간으로 더욱 소중히 대해야하는 책임감도 추가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사진은 피사체를 객관화 할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되지 않았나 싶다. 현재는 남편도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남편의 변화는 매우 드라마틱하다. 사진이 부부 관계를 오히려 더 좋게 만들고 윤활유 역할을 했다.
사진전, 사진집 출간, 사진 촬영 등을 해오면서 생활 속의 태도가 바뀐 것 같다. 보이지 않는 관계에 대한 부분도 신중해졌다. 시간이 갈수록 부부간의 사랑이 깊어지기는 어려운데 아무래도 사진 덕분에 사랑이 더욱 깊어진 것 같아서 참 좋다.
부부 간에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을 때는 카메라를 내려놓는 시간을 가지면서 부부 관계의 깊이가 달라지고, 또한 사춘기 딸의 긍정적인 반응도 참 좋았다.”

= 지난 5월에 사진집 ‘서울염소’를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어떤 내용인가?
“사진집 ‘서울염소’는 지난 5월, 효형 출판에서 발행한 에세이 반, 사진 반이 담긴 에세이사진집이다. 사진전으로 다 풀지 못한 남편이야기를 좀 더 확장해서 다루어보았다. 아이들이 태어나던 해부터 전시가 끝나기까지 18년간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와 더불어, 사진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를 돌아보았다. 개인적으로도 인생을 중간 점검하는 의미 있는 사진 에세이집이다. 첫 독자는 제 딸이었다. 책을 들고 자기 방에서 책을 읽다가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하더니 끝날 때까지 훌쩍 거렸다. 그러더니 불쑥 편지를 내밀었다. 어느 한 부분에서 감동을 했다기 보다는 그냥 우리 가족 한 사람, 한 사람한테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주어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딸의 그런 말 한마디로도 ‘서울염소’는 누구보다 저 자신과 우리 가족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는 책이다.”

= 올해 이미 열린 전시나, 진행 중인 전시 그리고 향후 전시 계획이 있다면, 이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가족을 주제로 하는 그룹전 ‘Family Album : Floating Iden tity’展에 남편을 찍은 사진으로 참여했다. 이 전시는 지난 3월5일부터 4월11일까지 합정 LIG 아트스페이스에서 김성민 전시기획자에 의해 진행된 그룹전인데 여기에는 구성수, 김옥선, 쁘리야 김, 이동근, 이상일, 이선민, 전몽각, 최광호, 황선희, 황하영 작가가 함께 참여했다. 보편적이어서 더욱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여러 가지 시선이 담긴 전시라 참여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사진에세이집 ‘서울염소’를 출간했다.
이밖에도 제가 속해있는 사진그룹 ‘포토청’의 올해 단체전 주제가 ‘여자’인데 참여할 계획이다. 아직 어떻게 풀어갈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라는 주제를 받아든 순간, 종갓집에 시집와 내리 세 딸을 낳고 고통 받았던 어머니의 아픔과, 그녀의 셋째딸로 태어나 그 아픔으로 인해 힘겨웠던 유년기, 여자라는 정체성과 몸부림치며 싸우던 사춘기가 떠올랐다, 결혼 후 어머니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체전을 준비하면서 생각이 무르익는다면 그 다음 개인전 주제가 자연스럽게 ‘여자’에서 한 인간으로 성장한 ‘나’로 연결될 것이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에 대한 과제들을 사진으로 표현해보고 싶다.
또한 조선시대 내시와 궁녀의 묘역이 방치되어 있는 이말산을 다룰 ‘이말산’ 프로젝트에도 참여중이다. 과거를 현재에 사진으로 어떻게 표현해 낼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성이 거세된 내시와 궁녀의 삶과 사랑을 표현해 보고 싶다.”

= 사진 찍을 때 작가만의 촬영 기술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노하우는 별다를 게 없다. 한 대상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다. 사실 촬영장비나, 장비 매뉴얼에 대해서는 아주 능숙하지는 않지만 촬영할 때는 열정을 갖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기술의 문제보다는 서로 마음을 얼마나 열게 하느냐와 같은 ‘소통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몇 년 정도 하다보면 기술적인 부분은 자연스레 해결되기 때문에 결국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 담고 싶은 피사체나 작품을 위한 사유 방향 및 작업 계획을 소개해달라.
“사진은 인식의 도구, 소통의 도구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눈이라 생각한다. 그런 인식의 확장을 사진으로 표현해보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지금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을 주제로 작업하고 싶다.
또한 개인 작업을 넘어서 사회를 위해 카메라를 들 것이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전직 교사였던 나는 남의 일 같지 않게 가슴이 저미고 아팠다. 그래서 ‘10대들이 행복한 나라’를 위해 사진가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편, ‘미래를 담보로 행복을 미뤄두는 것처럼 미련한 짓도 없지 않을 까’라는 생각에서 ‘순간의 행복을 담는 사진가’로도 남고 싶다.
다시 말해 앞으로 ‘나’와 함께 ‘짓눌려져 있는 청춘들’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은 생각 외에도 ‘소외된 인간상’, 도시에서 하나의 작은 점보다 못한 그런 ‘서글픈 인간의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해보고 싶다.”


▲ 오인숙 사진작가(좌)가 자신의 남편(우)과 함께 촬영한 사진

▲ 지난 5월, 효형 출판에서 발행한 오인숙 사진작가의 에세이사진집 ‘서울염소’ 책표지(사진 제공 : 오인숙 사진작가)

인터뷰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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