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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동강사진상 수상자, 김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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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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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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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 과정을 통해야만 빈(空) 상태가 되고 그래야 본질을 담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습니다”
- 2007 동강사진축제 ‘동강사진상’ 수상자, 김아타 작가의 사진 철학을 듣는다 -
‘2007 동강사진축제’ 동강사진상 수상자는 뉴욕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진작가, 김아타(Atta kim)로 선정됐다. 지난 7월 말까지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다 8월3일 동강사진상 수상을 위해 강원도 영월을 찾은 김아타 작가는 오랜만에 나들이를 나온 어린아이 마냥 내내 즐거운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8월3일, 동강사진상 수상에 이어 8월4일에는 영월 여성회관 대강의실에서 1시간 가량 프로페셔널 한 강의를 펼친 세계적인 아티스트, 김아타 작가를 만나 보았다 - 편집자주-
김아타 사진작가 약력
- 2007년 동강사진상 수상, 빌 게이츠 Microsoft Art Collection 작품 소장
- 2006년 뉴욕 ICP(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아시아 작가 최초의 개인전 ‘Atta Kim : ON-AIR’ 개최
- 2004년 뉴욕 어패처 한국 작가 최초의 사진집 ‘The Museum Project’ 발간
- 2003년 이명동사진상 수상
- 2002년 제25회 상파울로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
- 2002년 하남국제포토페스티벌 국제사진가상 수상
- 2002년 런던 파이돈프레스사 선정-세계 1백대 사진가
- 1997년 사진예술사 ‘올해의 작가상’ 수상
▲ 김아타 작가의 특강 모습
김아타 작가는 2007동강사진축제 동강사진상 시상식 단상에 올라 상금 1천만 원이 담긴 봉투를 열어보지도 않고 아프리카 구호단체인 국제기아대책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는 시상식 참가자들의 입에서는 “역시 김아타다”라는 감탄의 말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국내 상을 많이 받아 주위 사진계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수상을 거절하려 했지만 선배 작가들로부터 작은 상이라 거절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수상 후 뜻 깊은 일에 기탁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뿐 아니다. 그는 동강사진박물관 2층에 전시된 작품 23점 중 12점(1억2천만원 어치)을 동강사진박물관에 쾌척했다. “뉴욕만큼이나 영월(동강사진박물관)도 소중하다”고 밝힌 그의 속 깊은 배려는 그 자체가 예술이다. 수상 다음날 김아타 작가는 영월 여성회관에서 특강을 가졌다. 사진작가를 포함, 사진작가 준비생, 사진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등의 참석자들 앞에 선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 김아타 작가(좌)가 박선규 영월군수(우)로부터 2007동강사진상을 수상하는 모습
‘마오, 마릴린 먼로를 만나다’
강의에 앞서 15분가량 DVD 시청이 있었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노고의 과정과 그의 최근 작품들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얼음으로 만든 마오의 초상과 마릴린 먼로의 조각상 제작과정은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절대권력의 화신처럼 20세기 진시황으로 불려왔던 마오쩌둥 그리고 자본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던 마릴린 먼로, 20세기 사회주의와 자유주의를 상징하는 그들을 얼음으로 만든 후 36.5도의 방에 두었어요. 이데올로기의 중심에 섰던 그들도 사흘이 되자 물이 되더라고요. 물이 된 그 둘은 큰 원통 속에서 만남을 가졌어요.” 현재도 얼음조각을 이용한 사진작품을 구상중이라고 말하는 그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자신의 철학을 독창적인 방식과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으로 표현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모든 사진작가가 어떤 ‘사상’을 갖고 사진작품에 임하지는 않겠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사진이란 어떤 메시지 혹은 생각을 가질 때 비로소 독창적이고 유일한 사진작품이 완성 된다고 주장했다.
▲ 김아타 작가의 동강사진박물관 전시작 중 ‘The Museum 프로젝트#85’
독창적인 예술을 이끌어 내는 3단계 - 관조ㆍ망아ㆍ해체
“사진가로서 사상이나 철학이 자리를 잡기까지 3(세)가지 논리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가 ‘힘의 논리’입니다. 여기서 힘이란 ‘파워’가 아닌 사람의 신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몸이 아프거나 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요. 따라서 어떠한 일을 행하든 힘이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기(끼)의 논리’입니다. 흔히 “저 사람은 끼가 있어”라고 말들 하잖아요. 이는 힘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정신의 논리’를 들 수 있습니다. 정신은 혼의 정제된 개념으로, 정신 안에서 사상이나 철학을 꽃 피울 수 있는 것이죠.”
또한 김아타 작가는 남들이 하지 않는 독창적인 예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3(삼)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단계가 ‘관조(觀照)’이다. 관조는 대상도 있고 나도 있는 상태로 나를 보고 상대를 바라보며 이해하는 관점이다. 두 번째는 ‘망아(忘我)’, 나를 뒤로한 체 대상만을 관찰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단계가 바로 ‘해체(解體)’다. 해체는 양망 즉 나도 대상도 없는 상태다. 해체과정을 통해야만 진정한 빈(空) 상태가 되고, 그래야 본질을 담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비운다는 것은 지독한 인내와 철저한 수행, 뼈에 사무치는 고독이 밀려드는 상태를 지나야 얻을 수 있다”면서 “스스로도 일체의 기억과 모든 이미지를 걷어내고 빈 상태에서 카메라를 들고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알토란같은 강의를 마친 김아타 작가는 강의 참석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 자신의 작품이 전시된 동강사진박물관을 찾은 김아타 작가
김아타 작가와의 대화
■ 작가님 사상을 풀어나가기 위해 ‘사진’말고 다른 매개체를 이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사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과거 퍼포먼스도 하고 연극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사진만큼 에너지를 가진 매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처럼 ‘사실’에 근접해 있는 매체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사진을 택했다면 정말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 동강사진박물관 2층에서 작가님 작품을 관람했습니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과정이 필요했을 텐데, 어떤 노고를 거쳐 탄생한 작품들인지 궁금합니다.
“ 작품 대부분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신체적인 노동도 많이 필요했고 정신적인 수고도 많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티벳 스님들이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다라를 그려내 많은 사람들에게 관상학적인 미학이나 종교적인 깨달음을 선사하듯 저 역시 소소한 작품 하나에도 혼을 쏟으며 작품 하나하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힘들다’ ‘고생스럽다’ 라는 생각보다 완성됐을 때의 성취감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작품 활동을 하는 내내 즐겁습니다.”
■ 이미 세계적인 사진작가가 된 김아타 작가처럼 ‘세계적인 사진작가’를 꿈꾸는 후배 작가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일단 자기만의 사진을 만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냥 지나치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해도 모방은 절대 안 됩니다.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집요하고 처절하게 모든 이데올로기를 제거하기 위해 죽어도 좋다는 기분이 들 때까지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며 즐기십시오. 명예와 돈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사진 작업이 즐겁지 않으면 즐겁게 느껴지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 연정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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