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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가 권오철 14-11-24 16:27   
작성자 : 관리자 TEXT SIZE : + -

“천체를 표현하는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나만의 사진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천체 사진가’를 검색하면, 제일 상단에 ‘권오철’이라는 이름이 뜬다. 국내에서 유일한 천체사진 전문가 권오철 씨는 미국 NASA가 선정하는 ‘Astronomy Picture of the day(이하, APOD)’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된 바 있다. 또 2009년에는 야경사진 전문 그룹인 The World at Night(이하, TWAN)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세계 천문의 해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진계에선 ‘천체사진가로 쓰고 천재사진가라고 읽는다’라고 할 정도로 권오철 사진가의 촬영 스킬은 천체사진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다. 이런 권오철 사진가가 몇 해 전부터는 타입랩스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사진으로 표현하는 영상 예술’이라 일컬어지는 타임랩스 기술을 활용해 천체를 기록 중인 권오철 사진가를 만났다. - 편집자 주 -


▲ 권오철 사진가


‘타임랩스’는 천체를 기록하는 최고의 방법

‘타임랩스’는 특정 대상을 일정한 간격으로 기록하는 촬영 기법이다. 영상 분야에서 시작된 타임랩스는 카메라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 들어 사진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 사진전문가 가운데 권오철 사진가는 이러한 타임랩스 촬영 부문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권위자다. 그는 2010년부터 타임랩스 기법으로 천체사진을 촬영해 왔다. 스틸사진을 주로 찍던 그가 타임랩스에 관심을 갖은 건 단순한 호기심의 발로였을까? “오랜 시간 천체사진 분야에서 활동해오면서 별을 가장 효과적으로 기록하는 방법이 ‘타임랩스’라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엔 타임랩스라는 말이 없어서 이 같은 촬영기법이 나오기를 목 놓아 기다렸어요. 2009년, 캐논 EOS 5D MarkⅡ에 동영상 기능이 탑재되면서 발열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됐습니다. 늘 꿈꿔왔던 촬영이 그때부터 현실이 됐죠.” 2009년, 권오철 사진가는 오로라를 타임랩스 기법으로 촬영했다. 또 그 이듬해에는 백두산, 호주, 킬리만자로를 같은 방식으로 기록했다. 이러한 권오철 사진가의 촬영 경험에 비춰볼 때, 타임랩스를 제대로 하려면 최소 하루가 소요된다. “불과 1~2초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는 최소 24시간이 필요해요. 서호주의 경우, 밤에 촬영을 시작해 꼬박 40시간 동안 자지 않고 촬영하기도 했어요. 카메라가 최소 3대 정도 돌아가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40시간도 빠른 편이에요.” 실제로 권오철 사진가는 2분짜리 백령도 영상을 만들기 위해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쉬지 않고 촬영했다. 하지만 타임랩스 촬영은 시간이나 체력도 중요하지만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국내에선 맑은 날이 적은 탓에 촬영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한국은 맑은 날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요. 하늘이 깨끗해야 촬영을 하는데 조건이 안 맞을 때가 많죠. 단순히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촬영 장소에 갔다가 허탕을 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한라산 촬영 때는 일주일 동안 기다렸지만 결국 아무 것도 촬영할 수 없었어요.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독도는 열흘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권오철 사진가는 타임랩스가 하나의 촬영기법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일시적인 유행일 뿐 사진의 한 분야를 선도할 만큼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표현 기법 중의 하나인 ‘타임랩스’는 무엇을 표현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 ‘이야기 전달 방법’인거죠. 천체사진은 여러 사진 분야 중에서도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타임랩스로 기록한 사진들을 보면 대부분이 천체사진입니다.”









▲ 권오철 사진가가 촬영한 천체사진들



별 바라기 사진가, 권오철


권오철 사진가는 어린 시절부터 밤 하늘에 별 보기를 좋아했다. 천문학과에 진학하려고도 생각했지만, 그 당시는 천문학과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낮았다. “제가 대학에 진학하려던 때에 ‘한지붕 세가족’드라마가 엄청 인기였어요. 그 드라마에서 백수로 지내는 봉수(강남길 역)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천문학과 출신이었어요.(웃음) 천문학과는 그 당시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어요. 그러다보니 대학 졸업 후 취업도 용이하고, 인기있는 공과대학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권오철은 자신이 좋아하던 별을 사진에 담았다. 그에게 사진은 하나의 취미가 아닌 별을 담는 도구였다. 따라서 권오철은 천체사진에 몰두하게 되었고, 그 노력은 삼성포토갤러리에서 열린 첫 전시를 통해 결실을 맺게 되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진이 좋아서 배우지만 정작 무엇을 찍어야할 지 고민합니다. 저는 별을 찍고 싶어서 사진을 시작했어요. 그러니 특별히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죠.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해서도 밤 하늘을 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천체사진은 크게 망원경을 이용한 딥스카이와 일반 사진으로 구분된다. 별이나 밤하늘은 천체사진가 권오철의 주된 촬영거리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을 누비며 아름다운 천체를 쫓아다녔다. 그러던 중 지난 2009년, 회사를 퇴직하고 드디어 전업작가의 길을 택했다. 안정적인 길을 포기하고 외롭고 배고픈 사진가의 인생을 선택한 건 오로지 천체사진 때문이었다. “내 사진에 대해 먼저 신뢰를 쌓은 후 사진가로 전향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2009년 사표를 과감히 내고,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사진가의 길을 선택하고 지금껏 열심히 살아오고 있습니다.” 권오철 사진가의 사진 이력은 화려하다. 현재 그는 TWAN(www.twanight.org) 회원이다. 이 모임은 미국•브라질•칠레•프랑스•독일•이탈리아•터키•일본•한국 등에서 천체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회원 중에 33명의 사진가로 구성되어 있다. TWA N의 유일한 한국인 권오철 사진가는 한국의 천체사진가를 대표하는 셈이다. “TWAN은 전 세계의 천체사진 권위자들이 활동하는 그룹입니다. 한 두명이 모여 지금은 33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선 한국•일본•대만 이 세 나라에서 각각 한 명 씩 소속되어 있어요. 유네스코는 2009년을 ‘세계 천문의 해’로 지정했습니다. 그래서 TWAN 대표들은 전 세계를 순회하며 천체사진을 전시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사진전이 열렸죠. TWAN은 천체사진 동호회이자 에이전시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APOD에도 한국인 최초로 선정됐다. NASA가 운영하는 천문사진 서비스 보관소인 이곳은 매일 새로운 천문사진이 등록된다. 권오철 사진가의 ‘금성 엄폐(2012년)’,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서브스톰(2011년)’, ‘사자자리 유성군(2001년)’ 등이 현재 APOD에 등록되어 있다. “APOD에는 잘 찍은 사진만이 올라오는 게 아니에요. 이슈가 되는 사진이 많이 등재됩니다. NASA가 운영하는 만큼 그 취지나 목적을 분명히 내포해야 합니다. 천체사진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곳입니다.”


▲ 권오철 사진가는 독도(사진)•백령도•오로라 등의 자연 및 천체 현상을 타임랩스 촬영 기법으로 담는다.

‘타임랩스’에 대한 권오철 사진가의 열정

권오철 사진가는 요즘 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타임랩스를 선택, 타임랩스로 촬영한 영상에서 천체사진을 추출하고 있다. 이렇게 영상에서 추출된 사진은 낱장으로 촬영한 사진보다 품질이 뛰어나고, 연속으로 촬영한 덕분에 그 활용 범위도 넓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보이지 않던 현상이나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현재는 타임랩스 기법으로 천체를 담지만 앞으로 어떤 기술이나 촬영기법이 등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예전에 타임랩스를 기다려 현실이 됐듯이 더 다양한 촬영을 위해 또 다른 기술이 등장하기를 기다립니다.” 권오철 사진가는 아직 가고 싶은 곳과 촬영할 곳이 많다. 그가 이처럼 열정을 갖고 천체사진에 매달리는 건 오로지 단 하나, ‘권오철 하면 기억되는 단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다. “죽는 날까지 외도하지 않고, 사진을 찍으면서 살고 싶어요. 그 결과 후세에 기억될 단 한 장의 사진을 남길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습니다.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처럼 말이죠.”

취재 /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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