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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카페] 포토텔링 10-07-06 11:53   
작성자 : 안현경기자 TEXT SIZE : + -

“‘포토텔링’은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전시하고,
사람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갤러리 카페를 지향합니다”


‘포토텔링(Phototelling)’은 ‘사진(photo)’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조합한 말로, ‘사진을 이야기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 ‘사진을 연속된 스토리로 구성해 관람객들과 새로운 만남을 만든다’는 의미다. 지난해 5월, 대학로에서 문을 연 포토텔링은 카페와 갤러리의 특징을 고루 취합해 누구나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쉼터이자, 신진 작가들을 위한 대안공간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개성 넘치고 작품성 있는 독특한 전시로 갤러리 카페의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포토텔링의 이현석 대표를 만나 갤러리 카페의 특징과 향후 전망을 들어본다. - 편집자 주 -


▲ 서울 대학로에 자리한 갤러리 카페 ‘포토텔링’의 이현석 대표

갤러리와 카페의 절충점 찾은 ‘포토텔링’

비좁은 계단 입구를 따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여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소극장 카페 같은 분위기의 아늑한 갤러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벽면 철판에 자석으로 붙여둔 사진 작품들은 푹신한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갤러리 분위기를 지향해서 테이블도 얼마 없는 어색한 공간이었지만 점차 그 모습이 바뀌었죠. 갤러리와 카페의 중간 모습을 찾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픈 초기엔 카페를 둘러싼 상투적인 장식은 일체 배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현석 대표는 자신의 착오임을 깨닫고 절충점을 찾기 시작한다. 적어도 카페라면, 커피 맛은 물론이고 의자도 편해야 하고, 예쁘장한 소품들도 있어야 하는 것. 또한 좋은 갤러리에 필요한 사진들이 부담 없는 자리에 전시돼 있어야 한다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사실 지하에 카페를 차리는 건 장사를 안 하겠다는 것과 같죠. 처음엔 카페라는 공간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게 힘들었는데, 이제는 ‘포토텔링’하면 누구나 ‘갤러리 카페’라는 걸 알고 올 만큼 고객층이 뚜렷해졌습니다.”


▲ 포토텔링의 내부 전경


▲ 지난 5월28일까지 열린 우지호(좌), 정은지(우) 2인전 ‘공간(space)’ 전시 작품

신진작가들의 등용문 ‘포토텔링’

카페 오픈 전, 평범한 사진작가였던 이현석 대표가 돈 안 되는 갤러리 카페를 차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사진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게 갤러리 문턱을 낮추고, 폼 잡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진을 관람하는 재미를 주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었던 것. 엄숙한 사진작가들과 일부 전문가들만이 ‘끼리끼리’ 자축하는 갤러리는 대중들과의 소통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편으로는 작가들 입장에서 자부심 가득한 생애 첫 전시회를 좀 더 쉽게 열 수 있는 공간을 내주고,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주자는 선배의 배려가 담긴 일이기도 하다.
“사진을 처음 시작하는 작가들은 누구나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작품을 걸 데가 없으니까 자신감이 떨어지는 거예요. 저는 사진계의 작가 폭이 넓어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똑같은 작가들이 주류를 지키고 있으니 신인들의 발굴이 더딘 거죠. 그렇게 정체된 상황을 풀기 위해선 이런 자유롭고 개방된 전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포토텔링은 오픈 이후 지금껏 약 20회의 사진전을 열었다. 15일 간격으로 전시가 바뀌는데 대부분 색다른 주제로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 만한 기획전시를 연다. 폴라로이드 사진으로만 구성된 장현웅, 장희엽 작가의 <사소한 발견>을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사진전 <눈물은, 진하다> 등 사회 각 분야의 독특한 작가적 시선을 드러낸 작품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 지난 1월20일까지 지난해 대한민국의 이슈를 정리하는 <연말정산-2009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는 기획 사진전을 개최했다. 용산 참사, 쌍용차, 세종시, 미디어법 등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를 조명함으로써 한국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반성의 계기를 갖자는 의도에서다.
“포토텔링은 제가 기획한 전시 말고도 누구나 사진을 걸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저희는 대관료를 거의 받지 않습니다. 대개는 인맥이나 매체를 통해서 작가를 섭외하는데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작가들이 많아요. 기획전에 참여했는데 개인전 경험이 없다든지, 혹은 작가적 색깔이 분명하고 열정이 많은데도 전시공간을 찾지 못한 분들은 적극적으로 포용하려고 합니다.”

편견 없이 대중에게 열린 공간, ‘포토텔링’

서울 대학로에는 서너 개의 갤러리 카페가 존재한다. 오히려 홍대나 인사동이라면 몰라도, 갤러리 카페를 오픈할 장소로 대학로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이현석 대표의 개인적인 문화적 취향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로는 점차 쇠락하는 연극과 함께 문화적 트렌드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전 여기가 참 매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해요. 홍대에 오픈해서 사람이 너무 북적거려도 감당이 안 될 것 같고, 적절하게 사람이 있으면서 문화적 아이템이 가미된 곳을 보다가 이곳을 선택하게 된 겁니다.”
그의 시도를 성공이라 짐작하기엔 이를지 몰라도 적어도 그 과정이 안정적이라고 단언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처음엔 아무도 찾지 않는 ‘사적인 공간’ 취급을 받던 곳이 요즘엔 주말이면 바깥에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사람이 북적거린다고 이 대표는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사진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한쪽에 그들을 위한 서재를 따로 마련해 둘 정도다. 그 곳에는 어빙 펜이나 낸 골딘 같은 유명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집들이 꽂혀져 있다. 향후에는 카페에서 직접 사진 강좌를 열거나 다양한 사진 관련 이벤트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카페를 꿈으로 생각하는 사진작가들이 많잖아요. 동료들도 저를 보면서 ‘낭만적인 밥벌이를 한다’고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한가하게 책보면서 노는 일은 거의 없어요. 카페 운영하는 데 손이 참 많이 갑니다. 낭만적으로 좋게만 볼 건 아닌데, 거꾸로 생각하면 이런 공간이 그만큼 필요했다는 거니까요. 제가 할 일이 많아서 다행입니다(웃음).”
포토텔링은 올해 상반기 전시 일정이 빠듯했다. 연예인들의 파파라치 사진이 아닌, 인터뷰 사진들만 모아 전시한 기획전 ‘10minute’, 또 하나는 트렌스젠더들을 패션사진처럼 찍어 전시한, ‘MIX TRANSFORM’. 포토텔링 안에서는 시사/문화/예술 등을 다룬 사진작품들이 편견 없이 걸렸다. 그만큼 그의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고 갤러리 카페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어떤 형태의 전시든 일반 대중과 소통하려는 열정만 간직하고 있다면 누구에게나 공간을 내주겠다는 이 대표의 말에 갤러리 카페의 생명력을 엿볼 수 있었다.


취재 / 오혜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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