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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포토키나 2006 전시회 06-12-22 14:07   
작성자 : 관리자 TEXT SIZE : + -

“지금 사진산업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약간의 소재와 기술, 그리고 이를 잘 다듬을 수 있는 보다 넓은 시야의 마케팅 능력과 상품 개발이다”
- 독일 포토키나2006을 참관한 (주)LG상사 광학기기팀의 유정엽 씨에게 전시회 트렌드와 향후 사진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듣는다 -


▲ 지난 9월26일부터 10월1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사진영상 축제, 포토키나2006 전시장 전경.

필자는 지난 포토키나2004에서 전 직장이었던 아그파포토 부스가 위치했던 전시장 6번 홀을 가보았다. 지난해에 파산한 아그파포토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없었고, 수많은 디지털 저장장치 및 메모리 회사가 아그파포토의 빈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이는 사진 이미지를 생산하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화학반응을 통한 이미지 생성 기초 기술인 AgX (이하, 은염사진술)가 막을 내리고, 디지털 복제기술을 기반으로 한 Non-AgX (이하 비은염사진술)가 급부상하고 있는 빠른 변화기의 현장에 서 있음을 의미했다.
사진산업 밖에는 모르는 나 개인 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사진인들이 사진의 디지털화로 인해 겪었던 수많은 변화와 또 언제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전될 지  모를 변화의 시기에서 혹시나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의 기반 위에 숨겨진 치즈는 없는가, 내 코와 눈을 긴장시키며 살펴보고자 노력했다. 왜냐하면, 이젠 은염사진술이 비은염사진술, 즉 디지털 기술에 의해 단순히 대치되는 것을 넘어 비사진적 산업이 전통적인 사진산업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들어오고 있기에, 대표적으로 카메라폰과 싸이월드 등이…, ‘시각 정보를 다루는 사진산업 그 자체가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함을 떨구기 위해서라도 나는 포토키나2006 현장에서 숨겨진 치즈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 글쓴이 주 -

지는 AgX, 뜨는 Non-AgX
이런 글을 쓰자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판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은염시대를 대표하던 사진산업의 대표주자들이 그 후배들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있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가정용 일반 프린터를 만들던 엡손이나 HP와 같은 회사가 지금에 와서 사진시장의 주도적 회사로 부각되리라고는 솔직히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또한 디지털카메라와 잉크젯 출력 솔루션이 디지털 사진술의 중심에 있는 상황에서 아날로그 시대를 대표하는 라이카가 지나, 핫셀브라드에 뒤를 이어 아날로그의 마지막 자존심을 변화와 접목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전통적 향수를 최대한 지키는 범위 내에서 디지털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여전히 그 의미가 있건 없건 관계없이 산업이라는 자본주의 논리에 있어서는 디지털 기술이 완벽하게 은염사진술을 밀어내고 새로운 비은염 기반의 기술 상품으로 대치되고 있다. 그러므로 은염사진술은 서서히 과거 회화가 그랬던 것처럼 예술화 되어가고 있다.

입력장치의 새로운 추세… ‘Prosumer’
이제 더 이상 ‘디지털카메라’라고 굳이 부를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제는 어차피 ‘카메라’라고 나오는 제품의 99% 이상이 디지털카메라이기 때문이다. 35㎜의 대명사, 그 중에서도 수동카메라의 극치로 상징되던 라이카 M시리즈가 디지털카메라로 탈바꿈해 출품됐다. 반면, 중형카메라들은 2,000만 화소 이상의 고해상도를 앞세워 그 자리를 수성하려고 노력하지만 왠지 그 운명은 머지 않아 보였다.
한편, 포토키나2006에서 가장 집중해서 보아야 할 점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변화였다. 콤팩트 제품은 과거 해상도를 중심으로 약 30만 픽셀부터 지난 수 년간을 거쳐 이제는 1,000만 화소까지 도달했다. 솔직히 일반 소비자들에게 1,000만 화소란 괜히 메모리 용량만 많이 차지하고 큰 의미가 없는, 어쩌면 지나치게 큰 해상도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젠 일반인용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이 전문가가 보조용으로 가지고 다녀도 큰 손색이 없을 만큼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많은 카메라 제조사들은 단순히 해상도 싸움에서 벗어나 명품 카메라로써의 일반 소비자용 카메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캐논의 경우 티타늄 바디에 1,000만 화소, 그리고 사람 얼굴을 찾아 자동으로 노출이나 초점의 조절이 가능한 익서스 제품을 선보였고, 과거 전문가의 서브 카메라로 명성을 날렸던 G시리즈 역시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의 복고풍을 본 따서 보다 완벽한 상태로 출품됐다. 또한 기타 여러 브랜드 역시 1,000만 화소와 레인지파인더의 복고풍을 추종하면서 이제는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소비성 카메라에 눈을 돌려 저가형 시장보다는 고급형 제품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었다.
또한 DSLR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엔트리 급의 제품이 많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인들이 단순한 일상의 기록용으로 콤팩트 제품을 사용하던 개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는 층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는 공급업체의 예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엔트리 레벨의 DSLR 카메라들은 렌즈를 포함해 1백만 원 미만에 공급되고 있어 초보자들도 큰 부담 없이 취미로 사진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결국 프로슈머(prosumer) 그룹이 다른 소비성 상품 분야 뿐만 아니라 사진 분야에서도 강력한 소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전문인 못지않은 전문 지식과 관심으로, 심지어는 제조사에게까지 그 의견이 반영되는 이 그룹은 사진 사업에 있어서 그 어느 대상보다 더더욱 중요한 소비자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며 이들에 대한 대응과 마케팅이 미래 사업의 승패를 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대중화 되는 사진적 이미지의 편집 기술
우선, 디지털 사진에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까다로운 기술인 CMS(Color Management System)는 이제 어느 정도 대중의 손으로 넘어 간 것으로 보였다. 모니터 캘리브레이터를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한 이 분야는 이제 간단한 설치에서 수 분 정도의 진단을 통해 상당히 신뢰할만한 수준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사진 이미지 프로세싱을 전공한 전문인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 사용법이 쉬워졌으며 또한 구매 금액 역시 매우 저렴해졌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그들이 빨리 손을 털어야 할지도 모르는 대상이 된 것이다.
오히려 단순하다고 생각했었던 사진 관리 분야는 이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왔다. 사진 촬영 양이 많아지고, 그 내용과 파일 포맷, 편집 주제에 따라 사진의 활용도와 보관 방법이 복잡해지면서 전문적인 도구가 필요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애플 사는 기존의 일반 사진 관리용 프로그램을 전문가 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만든 ‘Aperture’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출시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포토키나2006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은 단연 어도비 사의 포토샵이 선두자리를 확보하고 있었다. 이제는 왠만한 타 경쟁 프로그램은 모두 사라진 것 같고, 다만 코렐이 페인터와 드로우 기능을 활용해 포토샵과는 다른 페인팅적인 분위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여전히 포토샵과  경쟁하고 있었다.

아트로써의 출력 사업
출력사업 분야는 이번 포토키나2006 전체 전시 중 가장 큰 변화이며,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출력을 한다는 것 자체는 그 기술이 디지털 기술이든 수공 기술이든 관계없이 단순한 소비를 위한 상품은 IT분야인 전자메일, 웹포토하드, 블로그, 싸이월드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로 그 역할을 넘겨주고, 프린트를 한다는 것 자체는 이제 소비자에게 소유를 자극하고 또한 소유를 통한 만족감을 전달해야 하는 상품으로 그 의미를 바꾸어야 한다. 이제 프린팅은 단순히 보고 전달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간직하고 싶은 이미지를 고품질의 예쁜 그릇에 담아 팔 수 있도록 상품화시켜야만 한다.
한편, 불과 2년 전의 포토키나2004와 가장 큰 차이점은 프린팅의 개념이 이제 ‘아트’의 하나라는 개념과 모두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그동안 Paper World라는 국제무역박람회에나 나옴직한 유럽의 유명한 미술 전문 용지 회사들이 모두 포토키나2006에 참여했다. 그들은 100%코튼 페이퍼 위에 잉크젯 프린팅을 할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해 박람회에 나왔다. 독일의 하네뮐러, 프랑스의 아르쉐, 그리고 영국의 이노바 등이 다양한 아트용 용지를 앞세워 포토키나2006에 나온 것은 이제 사진 출력 자체가 하나의 아트 활동의 일환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프린터 회사들 역시 주목할 만하다. HP와 캐논은 기존 잉크젯 기술을 더욱 고급화해 12색 잉크젯 프린터기를 선보였다. 이는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인데 12색 핵사곤 컬러로 출력이 될 경우, 종전 AgX의 3레이어 색상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상영역을 넘어선다. 결국, 그들은 AgX의 출력 시장을 살며시 넘보고 있는 것이다.
잉크 또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AgX에 비해 보존성이 열악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엡손을 비롯한 캐논, HP는 보존성을 강화한 특수 잉크를 발매하기 시작했다.
특히, 포토키나2006에서 엡손, HP, 캐논은 각기 자기 부스에 아트 프린팅 영역을 별도로 설치해 단순한 고급 사진 프린팅을 넘어 명품 미술작품의 재생 작업이나 아트 프린팅을 기초로 많은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었다. 각 부스를 홍보하는 마케팅적 공간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한 각 부스는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그 내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단순 인화에서 마무리 상품으로…
AgX출력 장비는 그다지 큰 변화는 없었으나 이렇게 출력된 인화물을 기초로 포토북을 만드는 솔루션과 장비, 그리고 관련 소프트웨어가 상당히 많이 등장했다. 모든 출력 장비 판매 업소는 반드시 마무리용 장비, 즉, 앨범 제작기나 기타 지원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독일의 유명한 종합현상소인 CEWE(보통 ‘씨비’라고 발음한다)가 포토키나2006에 나왔는데, 이 회사는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사진 출력 사업을 하는 대단히 큰 종합 현상소이다. 이 회사는 최종 상품과 온라인 솔루션을 가지고 일반인들에게 자신들의 상품과 편리한 UI를 보이고자 전시회에 참여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들의 상품 중 일반 인화는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앨범을 중심으로 한 책자 형태, 인덱스 북, CD제작, 티셔츠, 머그컵 등 다양한 상품들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이제 단순 인화는 끝나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부가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출력 품질보다는 제품의 완성도 및 다양함에 승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의 상품은 언뜻 보기에 이미 한국에 다 있는 상품들이었다. 그러나 그 상품을 포장하고 보여주는 솜씨가 사뭇 달랐다. 상품들이 모두 사진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마치 팬시점인 아트박스나 텐바이텐과 같은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말 예쁜 책들과 생활 도구들처럼 예쁘게 포장돼 있었다. 결국, 과거 단순 사진의 의미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만족도를 디자인과 마케팅에서 승부를 거는 진정한 소비재 상품으로서 그 의미가 전이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고전으로의 회기
포토키나2006 전시회를 관람하고 대단히 조심스런 결론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사진산업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많은 확장을 했음에도 IT분야에 많은 부분을 내주어야 했고, 또한 모바일 및 네트워크 분야로도 그 자리를 헌납하고 있다. 사진산업은 다시 한번 그것의 정체성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사진산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IT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우리이기에 아마도 다른 나라보다 유독 한국의 사진산업은 더욱 빠르고 심하게 타 분야로부터 견제를 받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 탈출구를 찾고자 많은 노력을 할 때인 것이다.
짧은 견해지만, 지금 사진산업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욱 빠르고 고품질의 카메라나 프린터가 아닌 새로운 문화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약간의 소재와 기술, 그리고 이를 잘 다듬을 수 있는 보다 넓은 시야의 마케팅 능력과 상품 개발 능력일 것이다. 또한 ‘프로슈머’라고 하는 대상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으며, 이제는 보다 완성도가 높으며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는, 그리고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방식도 보다 세련되고 표준화된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젠 단순 인화는 그 의미를 상실하고 있고 소비자들에게 소유하고픈 그러한 상품을 준비해야 함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다.

글: 유정엽/ (주)LG상사 광학기기팀
이메일: paryeoan@naver.com
[이 게시물은 김치헌 기자님에 의해 2010-01-08 18:25:53 전시/행사 소식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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