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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인천 선명스튜디오 09-08-04 14:38   
작성자 : 관리자 TEXT SIZE : + -

“외형보다 실리를 추구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선명스튜디오의 경영 이념이 사진업계 발전에 토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 30년 전, 인천 제물포에서 문을 연 선명스튜디오의 김기명 대표에게 스튜디오 경영 철학을 듣는다 -

사진의 품질에 따라 스튜디오의 흥망이 좌우되는 시대는 지났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서비스도 중요하고, 고객의 눈을 황홀하게 만드는 인테리어도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다. 그러나 과거 아날로그 시절부터 디지털 시대에 이른 현재까지도 정통사진에 대한 확고한 기준과 고객 중심의 사고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하는 상업 스튜디오가 갖춰야 할 기본 사항임에 틀림없다. 얼마 전, (사)한국프로사진협회 제14대 인천시지회장에 취임한 김기명 지회장은 ‘창작과 생산, 서비스가 조화를 이룬 스튜디오야 말로 기본 의식주와 정보기술이 중심인 기본 산업분류(1~4차)를 뛰어넘는 범주에 속한다’며 사진가의 뚜렷한 철학을 강조한 바 있다. 다시 말해 경기 흐름과 시대 트렌드가 스튜디오의 성패를 결정짓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드러나는 외형적 측면이 아닌 기본에 바탕을 둔 공급자와 소비자의 내면적인 소통이라는 것이다. 이에 본보에선 (사)한국프로사진협회 제14대 인천시지회장인 선명스튜디오 김기명 대표로부터 스튜디오의 운영 현황과 경영 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선명스튜디오의 김기명 대표(사진)는 지난해 12월, (사)한국프로사진협회 인천시지회 14대 지회장에 취임했다.

제물포의 대표 사진관, 선명스튜디오

조선시대, 구미 무역의 중요한 본거지로 널리 이름을 알렸지만, 지금은 변화의 바람이 비껴가 대부분 재개발을 앞둔 인천 제물포에는 3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선명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다. 대형 스튜디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 옛날 동네 어귀에서 오고가는 사람들을 푸근하게 맞아주던 인정 많은 선명스튜디오는 그 옛날 까까머리 중고등학생들이 어엿한 성인이 되어서도 찾아오는 제물포의 대표적인 사진관이다. 인천 영흥도 출신의 김기명 대표는 지난 19 79년, 현재 선인재단 법인과를 퇴직하고 사촌형의 뒤를 이어 선명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촌형이 운영하던 사진관에서 사진을 배우고, 군 시절 사진병으로 활동하면서 사진을 독학한 김기명 대표는 오픈 당시부터 지역 최대의 증명사진 물량을 소화할 만큼 성공가도를 달린다.
“선명스튜디오를 오픈할 즈음, 인천 내 사진관은 9백여 개에 이르렀습니다. 그 당시 사진관은 요즘 스튜디오보다 외형은 협소했지만 누구나 넉넉한 마음으로 사진업에 종사할 수 있는 터전이었죠.” 스튜디오 초창기부터 일반 서류사진 촬영 및 사진 현상 인화에 주력해 온 선명스튜디오는 1990년대 중반 사업을 확대한다. 인근에 위치한 선인재단의 지역적 이점을 안고 졸업앨범 사업을 시작해 현재 학교앨범이 스튜디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누구보다 변화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김기명 대표도 사업 확장에는 신중을 기한다. 1980년대 중반 웨딩사진 붐이 일었지만, 폐쇄적인 가격 시스템을 인지하고 과감히 포기한 것과 무분별한 무료촬영의 폐해에 몸살을 앓고 있는 베이비 사진시장을 뒤로 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주위의 모든 스튜디오는 경쟁상대가 아닌 동반자 관계

(사)한국프로사진협회의 전신인 (사)대한직업사진가협회 때부터 국내 사진인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섰던 김기명 대표가 지난 1월, 인천시지회 제14대 지회장으로 취임했다. 인천시지회 섭외국장과 제13대 수석부지회장을 거친 김기명 대표는 사진계가 타 업계처럼 결속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까워했다.
“협회 참여를 촉구하면 다수의 사진인들은 ‘협회가 자신에게 무엇을 해주었는가?’를 묻습니다. 힘을 한데 모으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권익을 주창하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 보십시오’라는 케네디의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최근 스튜디오 업계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김기명 대표는 인천지역 내 모든 스튜디오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간헐적인 졸업앨범 촬영으로 일손이 모자란 스튜디오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지역적인 거리를 불문하고 촬영 일정을 조정해 협조하는가 하면, 얼마 전 인근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는 촬영 조명이 고장 난 것을 보고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사용했던 조명을 무상으로 지원해 주는 등 남다른 동료애를 보여주었다.


▲ 지난 1979년 인천 제물포에서 오픈한 선명스튜디오는 증명사진, 졸업앨범, 가족사진 전문 스튜디오다.

고객이 사진관을 선택할 권리가 있듯이 사진관도 고객을 선택할 권리있어

선명스튜디오 일대에 증명사진을 촬영하는 곳은 약 10여 곳. 증명사진의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스튜디오가 세련된 것도 아니지만 선명스튜디오에는 늘 촬영 인파로 붐빈다.
“사진은 공산품처럼 대량으로 찍어내는 상품이 아닙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촬영자의 예술혼이 깃들어 있고, 피사체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른 예술품입니다. 이러한 생각을 작가조차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 또한 사진을 쉽게 치부해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김기명 대표에게는 증명사진 촬영 시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 고객이 원하는 포즈와 작가가 원하는 컷을 함께 촬영하고,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후 무료로 두 가지 컷을 인화해 사진가의 전문성을 소비자가 몸소 느끼게 하는 것이다. 불과 1~2분의 짧은 촬영 순간이지만 소비자의 가슴 속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김기명 대표의 이런 노력이 먼 길 마다 않고 찾아오는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데 주요 원동력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선명스튜디오의 고객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명의 고객이 아쉬운 요즘 시대에 배부른 소리일 수 있지만 김기명 대표는 서비스를 받을 준비가 된 고객에게만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 일례로 스튜디오 출입문을 반쯤 열고 목만 내민 체 사진 가격을 묻는 고객은 선명스튜디오에서 가차 없이 쫓겨난다. “손님도 사진관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역으로 사진관도 고객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사진인의 위상을 높이고, 실추된 사진관의 권위를 찾는 것도 우리 사진인들의 몫입니다.”

사진관 확장, 가업 계승 … 변화의 길목에 선 선명스튜디오

20평 남짓한 소규모 사진관을 증축해 60평 규모의 복층 스튜디오로 확장하기까지, 지난 30년 간 숱한 변화를 겪어 온 선명스튜디오가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에 한번 씩 실내 촬영 세트나 인테리어를 단장해 온 선명스튜디오지만, 최근 제물포역 주변에 재개발 승인이 나면서 요 몇 년간 스튜디오 단장을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고객 확보나 매출 면에서 인천지역의 그 어떤 스튜디오보다 뛰어났던 선명스튜디오도 오랜 세월 함께 한 고향과 같은 제물포를 벗어나 더 큰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투자한 만큼 고객은 따르고, 이는 매출로 직결됩니다. 고객이 선택할 만한 스튜디오를 갖춰야 하고, 그 선택이 고부가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선명스튜디오의 새 보금자리는 인천 내 신도시가 될 전망이다. 또 스튜디오 이전과 함께 일반 서류사진이나 졸업앨범과 같은 선명스튜디오의 기존 수익 모델은 향후 베이비 및 가족사진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1백 평 규모의 전문 촬영 세트장을 구비하게 될 새로운 선명스튜디오는 사진을 전공한 김기명 대표의 아들, 김길호(31) 씨로 인해 탄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엔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손님만 신경을 썼지만 이제는 고객층에 따라 그들을 선택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갖춰야 합니다. 학교 졸업앨범과 증명사진 등의 서류사진이 지금까지 선명스튜디오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었다면, 이제는 더 많은 촬영 분야를 섭렵해 소비자가 스튜디오에서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구비하고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천 스튜디오 업계의 산증인, 김기명 대표의 경영철학과 선명스튜디오의 역사를 이어 갈 2세의 참신한 발상이 어우러져 더욱 발전하는 스튜디오가 되길 기대해 본다.

취재 / 김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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