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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사진가 이동화 12-01-04 10:54   
작성자 : 관리자 TEXT SIZE : + -

“무대에 오른 공연자와 호흡을 나누며 촬영에 임할 때 진정한 공연사진이 완성된다”

- 공연사진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포토종스튜디오의 이동화 대표를 만나다 -

연주회나 연극, 뮤지컬 등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 예술 행위를 총칭하는 공연은 화려한 무대 장치와 생동감 넘치는 음향 효과, 박력있는 배우들의 움직임, 극적인 스토리가 더해져 감동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 이러한 무대 위의 주인공은 단연 배우나 연주자다. 그러나 이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기록하는 공연사진가 또한 가치 보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연사진가들은 연기에 몰입하는 배우의 표정과 손짓 하나에 집중하고, 현란하게 움직이는 피아니스트의 손끝을 쫓아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이렇게 완성된 공연사진은 관람객들이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순간의 기록으로, 두고두고 공연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데 결정적인 모티브를 제공한다.
현재 국내에는 소수의 공연사진가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포토종스튜디오의 이동화 대표는 10여 년 동안 무대 촬영에만 전념해 온 공연사진 전문가다. 지난 1996년, 스튜디오를 오픈한 그는 지금껏 단 한차례의 외도도 없이 오로지 공연사진만 연구하고, 촬영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독한 고집스러움으로 국내 공연사진계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포토종스튜디오의 이동화 대표에게 작가로서의 신념과 공연사진의 매력을 들어본다. - 편집자 주 -

▲ 포토종스튜디오의 이동화 대표

공연사진에 대한 고집스러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꿈 꿔보는 인간의 욕구 중 하나다. 그러나 그 정점에 오르기 위해선 관련 분야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인내해야만 한다. ‘한 우물을 판다’라는 말은 이런 고집스러움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일런지도 모른다.
공연사진계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한 길만 걸어온 이가 있다. 포토종스튜디오의 이동화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공연사진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이 대표의 다짐과 목표는 포토 종(宗)이라는 상호에도 잘 묻어나 있다.
사진기자 출신인 이동화 대표는 약 10년 전,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된 공연사진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1996년,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지금껏 공연사진만 촬영하고 있다. 오페라, 뮤지컬, 국악, 무용, 성악, 댄스 등 이동화 대표가 기록하는 공연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 속에서 이동화 대표는 현장의 리얼리티를 탐구하고, 이를 온전하게 사진에 담아내는데 열중한다.
“기자 시절 각종 현장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았다.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현장을 기록하는 것은 날숨과 들숨이 조화를 이루듯이 형용할 수 없는 일체감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열악한 공연 환경, 공연자와 촬영자 모두 감내해야
일반인들에게 공연은 화려하고 특별한 것처럼 보인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작은 소음도 잡아버릴 기세의 웅장한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순간, 공연의 가치는 더욱 특별해지지만 그 화려함의 이면은 치열하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 속에서 공연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은 인생의 한 단면과 다를 바 없다.
“공연이 겉으로 보기에 화려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공연자들의 노력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유명 음악인이나 배우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공연은 이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발표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공연자의 노고만큼이나 공연사진 촬영자도 적잖은 어려움이 수반된다. 특히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촬영자에게 관람객이 없는 리허설은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그러나 공연자들의 열정은 보통 본 무대에서 빛나는 법이므로, 이를 포착하기 위해선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공연의 메인은 사진이 아니다. 공연자와 관람객을 위해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또 한 번 지나간 공연은 다시 촬영할 수 없다. 공연의 매 순간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늘 분주하게 움직이며 촬영해야 한다.”
촬영자 동선의 제약과 더불어 카메라 셔터음도 방해 요소 중 하나다. 관람객 모두의 신경이 무대 위를 향해 있는 적막한 시점에 터지는 셔터소리는 천둥소리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한다. 특히, 공연사진을 위한 전용 공간이 마련되지 않은 국내 공연계의 열악한 여건은 공연사진가들의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우리나라 공연장은 아직 사진 촬영을 위한 전문 공간이 없다. 장애인석에서 촬영할 때가 많은데, 사진의 다양성과 최적의 포인트를 찾는데 한계가 있다. 공연사진가를 위한 공간이 하루 빨리 조성되길 바랄 뿐이다.”


▲ 포토종스튜디오의 이동화 대표가 촬영한 공연사진

연주하듯, 노래하듯, 춤추듯 공연자와 함께 호흡
수년간 공연사진만 촬영해 온 이동화 대표는 아직도 공연사진이 어렵고, 해야할 일이 많다고 한다. 노출이나 셔터스피드, 구도 등 촬영 기술적인 요소가 아니라 공연별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쫓아 촬영하지 말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낀 후 촬영해야 한다는 것이 이동화 대표의 지론이다.
“최고가 아닌 최선의 노력으로 최상의 사진을 촬영해야 한다. 단순히 예쁘게 찍지 말고,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연자가 하는 노래나 대사를 모두 이해해야 한다. 공연자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같은 음악이라도 연주자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게 마련이다. 이 미세한 차이를 알아채기 위해선 촬영자 또한 연주자 못지 않게 공부를 해야 한다. 음악을 이해해야만 연주의 클라이막스가 보이고, 연주자의 표정과 몸놀림을 따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자가 연주를 하면 사진가도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면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면 함께 춤을 추듯이 공연자와 함께 호흡을 해야만 좋은 공연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동화 대표가 전하는 공연사진 촬영 노하우

• 별도 조명을 사용할 수 없는 공연사진은 카메라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화이트밸런스에 대한 이해도처럼 공연사진 촬영자라면 이론적 지식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낮은 감도를 고집하는 것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공연사진을 망치는 길이다. 현장을 충실히 기록할 수만 있다면 고감도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 모든 공연에는 총괄 담당자가 있게 마련이다. 공연에 어울리는 최적의 사진을 얻기 위해선 현장 담당자와 가능한 친해져야 한다. 우선, 하우스 매니저를 사전에 찾아가 촬영 협조를 구하는 것이 순서다. 그렇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 공연의 주인공은 공연자와 관객이다. 관객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공연을 관람한다. 이들의 권리를 방해하지 않으려면 셔터음을 줄여주는 소음기를 장착하거나 방음천을 사용해야 한다. 공연 소리가 커지는 순간을 이용해 촬영하는 것도 조용한 공연장에서 효과적으로 촬영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 의상은 가능한 검정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밝은 색상의 옷은 어두운 공연장에서 관객의 시선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
• 리허설 촬영 중 연주의 클라이막스를 놓쳤다면 연주가 끝난 후 그 부분을 다시 연주해 줄 것을 연주자에게 정중히 요청한다. 아무리 리허설이라도 공연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공연장에서 기본적인 에티켓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러한 현장 매너는 향후 또 다른 공연을 촬영할 때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촬영자는 자신의 분야에서 연예인이 되어야 한다. 너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기 보다는 주변의 시선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연주자의 몸짓에 따라 촬영하다보면 관객들의 시선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런 시선을 즐기는 여유도 공연사진가에겐 필요하다.

취재 /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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