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대자연에 안겨 寫色하는 산영회
|
10-03-05 22:21
|
|
|
 |
|
 |
|
작성자 : 이효정기자 |
TEXT SIZE :
+
-
|
|
|
|
|
- 산영회 운영자, 신현수 회장과 이인종 이사에게 山사진의 매력을 듣는다 -
사진 동호회가 전문화되고 있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모인 일반적인 동호회와 달리 특정한 사진을 촬영하고, 그 기술을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의 별을 찍는 천체사진이나 바다 속 생태를 찍는 수중사진, 꽃의 아름다움을 담는 꽃 접사, 산악 등반의 험난함을 묘사한 산악사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현재 성행하는 대부분의 사진 동호회가 디지털의 출발과 그 시작을 같이해 역사가 짧은데 반해, 아날로그가 한창이던 20여 년 전 창립되어 오로지 산행과 사진에만 몰두해온 사진 동호회가 있으니 바로 山사진 전문 ‘산영회’다. 아직도 필름카메라의 매력에 빠져 예전 그대로의 촬영 방법을 고수해 온 터라 비록 온라인 갤러리에 사진 몇 장 걸려있지 않지만 오랜 시간 터득한 등산과 사진에 대한 노하우는 단연 최고다. 최근 제3대 신현수 회장이 부임한 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사이트를 개편하고 회원 교육을 강화 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산영회를 찾았다. - 편집자 주 -
▲ 지난해 2월, 덕유산에서 5백번 째 산행을 마치고 산영회 회원들이 단체 촬영을 했다.
산영회는 회원 모두에게 제2의 가족
산 사진을 공유하는 산영회는 지난 1989년 3월, 동아일보 문화센터 내 산악사진반 모임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동호회다. 현재 35세부터 75세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온·오프라인 회원 3백50여 명이 활동하며, 그 결과물을 1년6개월을 주기로 산악 사진전을 통해 전시한다. 또 매월 한 차례씩 월례회의를 열어 산영회 운영 전반을 논의하면서 산악사진 강좌나 1박2일 이상의 산행을 기획해 작품 창작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난해 1월까지 20여 년의 시간을 쌓아 온 산영회는 공식적으로 5백 회 이상의 산행을 다녀온 산악사진의 베테랑들이 모인 동호회다. 역사를 만들기 위해선 시작보다 지켜내는 것이 어려운 법. 산영회가 20여 년 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건 여러 회원이 단합해 숱한 변화 속에서도 산영회 만의 색을 간직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산영회 이인종 이사는 “20년이 흐르면서 산영회 회원들은 서로를 형, 동생, 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사이가 돈독해졌습니다. 산이라는 특별한 장소가 회원들을 단합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즉, 산행을 통해 위험과 험난한 과정을 함께 이겨내고, 서로 도와 어려움을 해쳐나가는 과정 속에서 회원 간에 친밀감은 더 높아지게 됩니다. 회원 모두에게 산영회는 제2의 가족이 나 다름없는 공동체입니다”라고 산영회의 특별함을 강조한다.
산영회에서는 온라인 회원이나 일반 회원이 정회원으로 승격하기 위해 1년 간 5회 이상 산행에 참석해야 한다. 모임 자체가 산사진에 근거하기 때문에 회원이 함께하는 산행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다섯 번의 산행에서 일반 회원들은 체력과 인격 등 산영회의 취지에 부합한 소양을 평가받는다. 이렇게 회원 모집에 신중을 기하는 것 또한 산영회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비결이다.
지난 20년 동안 산영회의 회장은 단 3차례 바뀌었을 뿐이다. 긴 시간에 비해 임원 교체 수가 적은 것에 대해 이인수 이사는 “초대 한낙영 회장이 워낙 잘해서 회원들의 추대 속에 지난 2008년 5월까지 동호회를 이끌었습니다. 오늘날 산영회가 있기까지 한낙영 회장의 봉사와 희생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산영회 회원들은 산행을 함께하며 촬영에 임한다. 선배들은 그 동안 터득한 山사진 촬영 노하우를 현장에서 회원들에게 전수한다.
▲ 산영회 회원들이 촬영한 각종 山사진(시계방향으로 김동숙, 김재갑, 박명규, 이수민의 태백산 사진)
산영회를 통해 山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무한한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다
이름처럼 산영회는 산과 땔려야 땔 수 없는 관계다. 수많은 사진 중 산이란 제한된 공간에서 창작된 산사진의 매력은 무엇일까? 신현수 회장은 산 사진을 말하기에 앞서 대자연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을 산의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산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산에 올라야 합니다.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자연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산 정상에 오른 후 성취감도 남다릅니다. 또한 같은 산이라도 갈 때마다 다른 모습과 향기를 간직해 각양각색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산의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해 산행에 앞서 기상 체크는 필수다. “날이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산은 능선에 따라 운해에 따라 설경에 따라 수많은 그림으로 다가옵니다”라고 신현수 회장은 말한다.
이런 산의 매력을 담고 있는 산영회 회원들은 산이 내뿜는 건강한 중독성에 빠져 있다.
산 사진은 소재가 무궁무진해 매번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꽃이 필 무렵엔 진달래나 매화를 찍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가 산을 타고, 철쭉이 피는 계절이 되면 산은 봄이 저물어 감을 말해준다. 또 곳곳에 이끼와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운해, 굽이도는 계곡의 절경들은 산영회의 발길과 카메라를 유혹한다.
산영회 이인수 이사는 “이처럼 봄이 지나 여름을 견디면 또 다시 산은 어린아이의 뺨처럼 붉게 물든 아름다운 단풍을 선사하고, 억새 가득한 초겨울 산을 누비면 어느덧 흰 눈으로 갈아입습니다. 2월까지 눈을 촬영하다보면 어느덧 또 다시 봄이 찾아옵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니 어찌 산에 가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라며 1년에 20회 이상 산행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산영회, 새로운 시대에 맞춰 변화하다
산영회의 목표는 ‘한국의 산하를 사진 작품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산과 자연의 혼을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 자연과 동화되어 그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에 옮기는 것, 그것이 산영회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산영회는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변화를 준비 중이다. 그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신현수 회장이 추대됐다. 사진시장이 낡은 아날로그에서 새로운 디지털로 변했듯이, 산영회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산영회는 젊은 회장을 앞세워 지금까지 산이라는 드넓은 모습을 촬영하는 모임 특성상 고화질의 중형카메라를 고집해왔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필름 수급이 어려워지자 서서히 디지털로의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또 산영회 홈페이지(www.sansajin.com)도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그동안 홈페이지가 단순히 출사를 공지하고, 필름 스캔한 사진 몇 장만 전시하는 한정된 공간이었다면, 신규 홈페이지에선 선배들의 노력과 노하우를 회원과 함께 공유하고 자료화하며 온라인 활동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물론, 진행되는 강좌에서도 디지털 교육을 병행할 예정이다.
취재 / 이효정 기자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