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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탐방_사진공간 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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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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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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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넘어 인천지역문화공간의 중심역할을 하는 ‘사진공간 배다리’를 찾아서
동인천역 부근에 자리한 ‘배다리’는 토박이 인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친숙한 지명이다. 배다리는 보통 ‘배를 이어 붙여 만든 다리’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인천의 경우는 ‘배가 닿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쇠락의 길을 걷던 이 ‘배다리’ 동네는 최근 여러 문화단체들이 모이면서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중심에 사진 갤러리인 ‘사진공간 배다리’(관장, 이상봉 www.uram54.com)가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사진공간 배다리’의 이상봉 관장을 만나 오픈 배경과 하는 일 및 향후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사진공간 배다리’의 이상봉 관장
●‘사진공간 배다리’ 오픈 배경
‘사진공간 배다리’는 지난 2012년 5월, 한때 서점들로 유명했던 인천 동구의 헌책방 골목에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에 점점 잊혀져가던 그 골목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다시 불러 모으는 보물 같은 공간이 됐다.
‘사진공간 배다리’는 지역 문화공간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필요성과 이상봉(1955년 생) 관장 개인의 아쉬움이 합쳐져 개관을 하게 된 사진문화공간이다.
“인천지역에서 사진 활동을 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책임감이랄까, ‘나도 뭔가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잘 안 되고 있는 것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면, 인천은 광역시인데도 사진 갤러리가 없었어요. 다른 지역의 사진작가를 초대해 전시회를 열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는 거예요. ‘부족한 저라도 나서봐야겠다’라는 마음에 시작하게 된 겁니다. 주변의 많은 분들이 동참을 해주셨습니다.”
●‘사진공간 배다리’는 다양한 공간 운영
“지난 2012년 5월20일에 첫 전시회를 열었으니까 ‘사진공간 배다리’가 문을 연지도 만 2년이 되었습니다.”
‘사진공간 배다리’의 특색은 다양한 공간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먼저 사진전시와 아카데미 교육을 하는 갤러리 1관과 사진인들이 모여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카페 공간 및 서점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관(2관, 갤러리 1층에 위치)이 그 중심에 있다. 또한 인천사진아카이브연구소(소장, 이영욱)는 사진집과 철학서적 1천여 권 이상을 소장하고 있으며 세미나, 토론의 장, 강좌, 사진 자료관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열린 공간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10월, 인천 차이나타운에 문을 연 쉼터 ‘자율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이곳은 인천에 오는 타지의 사진인이 하룻밤 쉬고 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성격의 쉼터 공간이다.
●‘사진공간 배다리’가 하는 일 & 해야 할 일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사진공간 배다리는 지역적인 특색을 살린 여러 의미 있는 프로젝트와 전시 이벤트를 치러냈다.
인천 지역 재개발 현장의 모습을 담아낸 ‘폐허 속에서 발견된 오브제’(2013.8)展은 참여작가 수만 40명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올해에는 사진과 인문학을 접목시킨 새로운 시각의 사진 탐색 프로젝트 ‘2014년 창작 워크숍-해안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촬영단을 모집하고 있다. ‘해안선 프로젝트’는 1년 동안 인문학(이론)+촬영(실기)+전시+출판을 아우르는 워크숍 방식의 장기 프로젝트이다.
인천 동구 송현동의 양키시장을 다룬 김보섭 사진전 ‘양키시장’(2013.3~4), 배다리 주민들의 산업도로 반대 투쟁을 담은 ‘'강's 배다리 Photo Story 展-배다리 사진 이야기, 창영동 사는 이야기’(2013.1~2), 김승혜 사진전 ‘배다리 헌책방’(2013.12~2014.1) 등 지역 소재의 전시회뿐만 아니라 많은 작가들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사진공간 배다리는 지역사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형 기획전시뿐 아니라 영정사진 촬영 봉사,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무료사진 촬영 봉사 같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활동을 여러 지역 사진가들과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갤러리의 의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작가 공모 이벤트에서도 독특한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문학과 사진’ 공모전이다. 시, 소설, 수필, 희곡 등 문학작품을 사진으로 표현하거나 두 영역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는 사진가를 선발해 전시와 포스터, 기타 홍보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사진공간 배다리 갤러리 입구(왼쪽 계단)와 커뮤니티관 전경 (사진 출처 : 사진공간 배다리)
▲ 사진공간 배다리 갤러리 내부 모습 (사진 출처 : 사진공간 배다리)
▲ 인천사진아카이브연구소 내부 모습 (사진 출처 : 사진공간 배다리)
●‘사진공간 배다리’ 운영 방식
‘사진공간 배다리’의 운영은 대관 중심이 아닌 초대전 중심이다. 물론 대관을 원하는 작가가 있으면 다 받아준다. 대신 포트폴리오, 작가와의 만남, 작가의 작업과정을 오픈해야하는 약간의 단서조항이 있다.
“올해는 그동안 계속해온 ‘문학과 사진’ 공모전, 인천 신인작가 발굴 등에 한층 신경을 쓸 예정입니다. 제가 직장(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놓치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10여 명의 운영위원 분들께 한 파트 씩 기획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초대전 작가를 선정하는 데는 나름대로 역할 구분이 있다. ‘사진공간 배다리’의 학예연구실장 겸 디렉터로 있는 이영욱 교수는 주로 젊은 작가 위주로 초대전을 기획한다. 반면 이상봉 관장은 중견 작가 위주로 의미 있는 전시를 꾸민다.
“나름대로 비전을 가지고 노력하는 작가를 초대하려고 합니다. 특히 이영욱 교수님은 신인들에게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하십니다. 그분들이 여기서 전시회를 열었다는 자긍심을 갖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배다리 사진 아카데미는 이영욱 교수 외에도 수준 높은 강사진들이 포진해 있다. 상명대 사진아카데미의 김세미 교수(사진 기초 강좌), 계원예술대학교 평생교육원의 마틴 리 교수(사진예술)(예술사진 연구), 한겨레신문의 곽윤섭 기자(사진은 테마다), 재능대학 사진영상미디어과 김보룡 특임교수(창작과 표현) 등이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강사진은 교수급 수준의 분들로 구성하고 있으며, 주제와 테마가 있는 강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없는 인문학 중심의 강의와 다양한 테마의 사진강좌를 하다 보니 ▲사진을 많이 접하셨던 분 ▲전시도 하신 분 ▲더 많은 걸 알고 싶어 하는 등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분들이 들으러 오십니다.”
이상봉 관장은 사진공간 배다리가 사진인들이 ‘노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인천에도 사진축제가 있으면 좋겠어요. 서울, 대구, 영월 등 다른 지역에서는 사진 축제 및 비엔날레가 열리는데, 인천은 아직 그렇지가 못해요. 사진축제가 열려서 사진인들이 많은 혜택을 받고, 그 안에서 어울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배다리’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쨌든 ‘배다리’를 통해서 사진가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을 지속해서 제공해 주는 게 꿈이라면 꿈입니다.”
이상봉 관장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처음 갤러리를 열고자 했던 꿈에 이어 독립된 아카데미 공간을 갖고 싶다’는 것이다. 이는 ‘넉넉한 공간에서 많은 분들을 모시고 그곳에서 다양한 교수, 강사 분들과 사진, 인문, 철학 강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상봉 관장이 처음 카메라를 만진 것은 고등학생 시절로, 취미로 시작한 것이 어느덧 이력이 붙어 2010년 첫 개인전을 연 뒤 매년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이상봉 관장은 인천 혜광학교(시각장애 특수학교)에서 컴퓨터와 수학을 담당하는 교사다. 혜광학교 사진동아리 ‘잠상’의 지도교사를 맡아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는 이상봉 관장은 ‘사진공간 배다리’의 첫 개관전으로 자신이 지도한 학생들의 사진전, ‘보다(2012.5)’展을 열었다.
이상봉 관장은 요즘 ‘예술에서 사진의 위치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고 한다. 그 답은 결국 ‘사진공간 배다리’가 가야할 길인지도 모른다.
“사진을 예술작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미술이나 문학을 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데 정작 목소리를 거의 못 내고 있어요. ‘사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나?’... 그런 등등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취재 / 김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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