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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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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예술방면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오승환으로부터 작품 세계에 대해 듣는다
“예술가는 스스로가 순수하게 작품을 즐길 수 있을 때, 진정 영혼이 묻어나는 예술 세계를 펼칠 수 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 중인 오승환 사진가는 사진뿐만 아니라 영화, 전시 기획, 설치 미술 등 멀티디스플리너리 아티스트 (multidisciplinary Artist)로서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꿈을 하나씩 실현하며 다양한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삶을 통해 매 순간 다른 색으로 채색하고 있는 오승환의 예술가로서의 삶과 사진 작품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주 -
▲ 오승환 사진가
■ 사진을 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처음 사진을 시작하게 된 것은 영화 때문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고, 실제로 전공도 영화였습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욕망(Blow-up)’과 같은 완벽한 미장
센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사진의 구도나 미장센을 배우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두 분야가 완전히 다른 것이라 생각하지만, 당시만 해도 연관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사진 공부가 영화 제작에 도움이 될 거라 믿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사진에 오히려 더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가 됩니다.”
■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내 자신이 특별히 재능이 많아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구속이나 간섭 없이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고, 그 덕분에 여러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공부하다가 사진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일정한 형식이나 현실에 얽매이지 않은 채,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다양한 욕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출하다 보니, 여러 형태로 활동한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합니다.”
■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한 ‘유적(遺蹟)’전에서 선보인 옻칠 한지 인화의 제작 계기와 그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사람의 인생은 1초라도 지나는 순간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과거가 되고, 그 흔적은 유적이 됩니다.
1990년대 작업한 흑백 인물 사진들과 2000년대 작업한 컬러 사진들을 유적(遺蹟)이라는 타이틀로 묶으면서, 제목에 걸맞은 느낌을 주기 위해 인화지를 찾던 중, 옻칠 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무형문화재 지장 장용훈 옹의 옻칠 한지는 삼합 한지에 옻칠을 해, 기존의 한지가 가진 잉크 퍼짐과 흐릿함을 극복하면서 오랜 세월
의 느낌을 살려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화지로는 문제가 있어, 한 점당 최대 10시간이 넘은 적도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관람객이 사랑해 주셨고 특히, 외국 관람객은 옻칠 한지의 매력에 찬사를 보내주셔서 고생 끝에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 지난해 국내에서 선보인 오승환 사진가의 '유적(遺跡)'전 작품
■ 사진가로서 전시회를 가지면서 느끼는 보람이나 감상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개인적으로 사진가가 작품을 관람객에게 구체적인 언어로 설명해
서 의도를 강요하기 보다는 관람객이 자유로운 해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열린 구조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올해 국내에서 선보인 ‘유적(遺蹟)’전에서도 별도의 작품명을 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관람객들은 다양하게 작품을 평가합니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경우도 많고, 저와 동일한 감상을 얘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주인공 상황에 감정이 이입되는 순간처럼 저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대할 때면 짜릿함을 느낍니다. 작가만 관람객에게 새로운 세상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관람객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다음 작품에 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습니다.”
■ 작품 활동을 하면서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제가 사진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자아를 찾기 위함입니다. 3차원이라는 시공간의 틀을 넘어 자신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개인에게 주어진 소명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 작가로서의 숙명이자, 인간이 가져야 할 삶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작업을 하는 매 순간마다 모든 열정을 쏟아내면서 진정한 나 자신과 마주하려 합니다.”
■ 해외에서도 활동을 계속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와 비교하여 어떤 차이를 보입니까? 그리고 앞으로 국내 예술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지요.
“사진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전반에 걸쳐 국내 시장이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해외 시스템이 더 성숙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분명 우리나라의 예술 문화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한다 싶으면 무조건 따라하는 ‘쏠림 현상’이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강합니다. 그게 분명 사회의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작용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예로 많은 사람들이 문화 예술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했고, 고급 재원들이 미술과 사진 분야에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똑똑하고 성실한 젊은 여성들이 예술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프로패셔널리즘(Professionalism)으로 무장해 문화 예술 발전을 도모한다면, 앞으로 국내 예술은 해외 시장을 앞서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15년 동안 사진을 해오면서, 사진관의 변화가 있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만난 한국 유학생들은 작품 세계나 생활이 너무 진지했습니다. 작품에 대한 사색과 깊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저 또한 그런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억압에서 벗어나 예술 혹은 사진을 즐기면서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품은 자신의 투영입니다.
저는 자신을 작품에 구속시키지 말고 공존하는 존재로 인식할 수 있을 때, 작품과 자아는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쿨한 기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산적인 태도로 예술 세계에 임한다면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나갈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사진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에 매진하다보면 사람들이 인정하는 좋은 사진작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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