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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소속 사진가, 토마스 횝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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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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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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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다들 찍기 바쁜데 그것 보다는 사물을 신중히 관찰하고 많이 생각하며 적게 찍었으면 합니다”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의 각종 홍보용 자료에 표지를 장식한 매그넘 소속작가, 토마스 횝커를 만나 그의 다양한 사진이야기를 듣는다.
매그넘(Magnum) 소속 20여명의 사진가들이 건국 60년을 맞이한 한국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아 낸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이 지난 7월4일부터 8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다. 매그넘은 지난 1947년 4명의 사진가들이 언론, 매체들로부터 사진에 대한 저작권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창립된 세계 최고의 사진집단으로 유명하다. 이들 중 한 사람인 토마스 횝커(Thomas Hoepker, 72세)가 지난 7월26일부터 5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토마스 횝커는 예술사학과 고고학을 전공하고, 1960년대부터 독일 ‘뮌헨 일루스트리어테’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 후 <슈테른>, <지오> 등 세계 유명 매체에서 사진기자로 활약했으며 아트디렉터,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등 다방면에서 그의 재능을 발산했다.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의 각종 홍보용 자료에 표지를 장식한 토마스 횝커, 그를 지난 7월27일 한국HP가 주최한 ‘토마스 횝커 대강연회’ 현장에서 만났다. - 편집자 주 -
▲ 지난 7월4일부터 8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의 각종 홍보용 자료에 표지를 장식한 매그넘 소속작가, 토마스 횝커
■ N서울타워가 찍혀 있는 사진이 이번 매그넘 코리아 사진집의 표지를 장식했다. 이 사진은 어떤 취지로 촬영한 것인가?
“사진은 뇌의 지적인 처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마음에 들면 촬영되어 지는 결과물이다. 이것은 숲에서 버섯을 캐는 과정과 유사하다. 불확실한 가능성을 갖고 버섯을 찾아 돌아다니듯이, 사진 또한 계획에 따라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상황과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다. 또한 버섯을 캐고 상품과 하품을 구분하듯 사진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촬영해도 그 모든 것을 사용하진 않는다.
금번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의 표지 사진은 분명한 의도를 갖고 촬영한 것이 아니다.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건축학적 모습을 보고 촬영했다. 표지 또한 한국의 출판사에서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사진의 선정은 그 의도에 맞게 선택된다. ‘매그넘 코리아’ 미국판 표지 사진은 안개가 깔린 산사에서 스님이 걸어 다니는 사진이 선택되었는데, 이는 서양인이 생각하는 동양의 전통적인 모습과 부합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표지 사진으로 인해 한국인의 시각이 심플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선호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 한국에서 지난 1년 간 교육을 주제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촬영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한국의 교육 현장을 보고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은 면적도 작고 천연자원도 부족한 나라이므로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하는 방법으로 일찍이 인재 육성을 지향한 점이 매우 인상 깊었지만, 실상 한국의 교육현장은 너무 구조화되고 경직되어 있었다. 물론 교육으로 인해 국민의 지식이 상승하고 국가의 경제가 발전해 수준 높은 삶을 영위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젊은이들이 너무 공부에 얽매이다 보니 정신적 압박감으로 인한 창의성 저하 등의 부작용도 발생한다.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성을 일깨워 자신만의 꿈을 지녀야만 한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서울 근교에 한 유치원생들이 방안에 들어가 물감, 페인트 등을 자유롭게 뿌리고 몸에 바르는 놀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어른들에게도 이와 같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 지난 7월27일, 한국HP가 주최한 ‘토마스 횝커 대강연회’에서 참석자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는 토마스 횝커
▲ 토마스 횝커는 HP의 잉크젯 프린팅 장비로 출력한 자신의 작품을 ‘ 토마스 횝커 대강연회’ 참석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 이번 매그넘 코리아 전시 전 작품을 HP의 잉크젯 프린팅 장비로 출력했는데, 잉크젯 프린트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이며, 향후 보안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전의 프린트 기술은 내가 원하는 퀄리티를 수용하지 못해, 슬라이드 상에서 작업을 하고 이를 잡지사에 넘겨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초기에 찍은 사진의 아카이브에 공백이 생겼지만, 현재는 그 당시 사진을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해도 과거 암실작업 수준의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의 잉크젯 프린터는 여러 가지 색을 검정 잉크와 섞어 사용해 메타메리즘이 문제였지만, 최근 출시된 프린터는 흑색과 회색 잉크를 별도로 사용해 이를 보안했다. 또한 HP의 고사양 포토 프린터는 색상 보정 스캐너가 내장돼 있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정보를 입력하면 지속적으로 동일한 데이터로 출력이 가능하게 됐다. 이 프린터를 가지고 레이아웃 프린트는 물론, 책 프린트, 전시물 등 다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잉크젯 출력 장비의 기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향상되고 있어 향후 출시될 제품들에 대한 기대도 자못 크다.”
■ 지난 60년 간 매그넘에선 유명한 사진가들을 다수 배출했다. 그 중에서 토마스 횝커 씨가 좋아하는 사진가가 있다면, 누구인가?
“나와 스타일이 다른 사진가는 많지만 그 중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러시아의 게오르기 핀카소프의 사진을 좋아한다. 그는 나의 친구이자 동료지만, 언어 소통의 문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다. 그는 굉장히 인상 깊은 이미지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포토저널 스타일이기에 기본적으로 서사 형태의 보도를 전문으로 하지만, 그는 나와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그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더 추상적인 작품 세계를 전개하며 난해하지만 굉장히 강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통해 그 상황의 감정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순간적인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나와는 다르지만, 굉장히 좋아하는 사진가 중 한 명이다.”
■ 요즘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카메라가 좋을수록 사진이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젊었을 때는 라이카 카메라를 최소 20년 동안 내지는 평생 쓸 생각으로 장만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2~3년마다 새로운 카메라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신 카메라는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카메라 수집광에게 필요한 것이다. 최신 기종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의 카메라 선택 기준은 우선 가벼워야 한다. 기본적으로 카메라와 줌 렌즈만 있으면 사진전에 쓸 수 있는 작품의 90% 정도를 커버할 수 있다.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최신 카메라의 수많은 기능을 어떻게 이용할까?’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사진이 잘 나올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사진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사진을 적게 찍으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을 시작할 때는 많이 찍는 것이 테크닉을 빨리 알아가는 과정이지만, 그 후에는 너무 많이 찍지 말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신중함을 길러야 한다. 카메라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다들 찍기 바쁜데 그것 보다는 약간의 관찰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 한 장 더 찍는다고 해서 돈이 나가는 것이 아니니 생각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말았으면 한다. 사진이라는 것은 이 세상을 관찰 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틀이다.”
▲ 지난 7월4일부터 8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매그넘 코리아’사진전에 전시된 토마스 횝커의 작품
인터뷰 /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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