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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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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묘미가 살아있는 고상우의 사진 세계, 여성에 대한 아름다운 시선을 만나다”
시카고의 한 미술대학에서 공부하던 한 명의 한국 청년이, 어느 날 수업 과제로 사진을 현상하던 중 반전되어 파란색으로 변한 자화상에 매력을 느껴 사진으로 진로를 정한다. 그리고 졸업 작품전부터 주목받아 시카고와 한국에서 동시에 전시회를 개최하며 사진작가로서 화려한 시작을 하게 된다. 그가 바로 고상우 사진작가로, 뉴욕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해 오다가 올해 6년 만에 고국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한 반전기법을 고수하며, 여성의 내면적 아름다움에 대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고상우 사진작가. 창의적이면서 따뜻한 감성이 녹아있는 사진을 선보이고 있는 그를 만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편집자 주 -
▲ 고상우 사진작가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여성에 대한 관심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 된 사진, 그의 초기 작품 세계는 본인의 정체성에 관한 자화상이었다. 어린 시절 미국에서 살게 되면서 느낀 문화 차이와 인종 차별로 인한 소외감, 외로움을 여장한 자신을 촬영하면서 작품에 쏟아냈다. 그렇게 작품을 만들며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혼란은 어느 정도 극복이 되면서, 자화상에서 여성으로 촬영 대상이 옮겨가게 되었다.
“학창 시절 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어느 정도 잠재워지면서, 나에게 있어 아름다운 존재일 수밖에 없는 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마돈나’와 같은 독립적인 성격의 특정 아이콘을 소재로 작업에 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보편적이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으로 사진 대상이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내 자신의 감정이 변하면서 어두운 자화상에서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세계를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파란 피부색에 비대한 몸짓의 사람이라도 영혼과 감성만 가득하다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6년 만에 고국에서 선보인 ‘I am beautiful’전에서 그는 반전 효과를 통해 파란 피부로 변한 뚱뚱한 여자를 모델로 내세웠다. 전시회를 찾았던 관객들은 “아름답다” “충격적이다” “여자가 예쁘지 않다” “무섭다” 등 모델과 반전 효과에 따른 느낌을 다양하게 평했다.
“날씬한 모델을 쓰면 내 작품은 패션 화보처럼 보입니다. ‘I am beautiful’이란 주제로 작품을 준비한 것은 피부색이나 몸매에 상관없이 영혼과 감성만 있다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기존의 사진 색감에서 벗어난 신비스러운 파란빛의 실현은 ‘반전 기법’에 있다. 모델과 오브제, 촬영 세트를 준비하여 촬영 한 후 드럼 스캔할 때 반전으로 바꾸면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난 반전된 세상이 만들어진다.
“한 달에 겨우 두 작품 정도를 얻습니다. 보름에 한번 꼴로 촬영에 임하는데, ‘여성’을 소재로 주제를 정해 대략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모델 섭외와 함께 오브제를 준비하는데 보름 정도의 시간이 걸리죠. 회화적인 느낌을 고수하면서도 그림이 아닌 사진을 선택한 건, 오직 카메라만이 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간의 아름다움을 남길 수 있는 건 사진뿐이니까요.”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시급합니다.”
고상우 작가가 국내에서 개인전을 처음 갖던 2001년만 해도 국내 사진 시장은 열악했다. 당시 비교적 미술공간이 많은 인사동에도 사진 전문 갤러리가 전무했고, 화랑에서는 사진을 미술로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는 지금처럼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작품도 흑백사진이나 인물사진이 주를 이뤘다.
“그때에 비하면 여건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진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해외에 비해선 부족합니다. 뉴욕의 경우에는 흑백 사진, 다큐멘터리 사진 등 특정화된 주제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 수준이 해외 작가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지금보다 많이 생겨야만 국내 사진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사진은 모니터가 아니라 인화를 통해 봐야만 합니다.”
고상우 사진작가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방문자가 많다. 그는 홈페이지에 자신의 여행, 사람,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정작 온전한 작품사진을 올리지는 않는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터넷 갤러리를 싫어합니다. 작은 크기로 축소된 사진을 모니터로 확인하면, 작품의 느낌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개인 홈페이지에는 제 작품 사진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잘 올리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서 작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리고, 컴퓨터에 저장해 두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진작가를 꿈꾼다면 컴퓨터에 묵혀두지 말고, 현상하여 꼭 확인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컴퓨터로 보이는 사진은 반사광(Reflection)에 의해 실제 사진보다 좋아 보이기 때문에 인화를 해서 다시 확인해 봐야 정확한 자신의 실력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사진작가가 되기를 소망한다면 최대한 많이 찍고, 많이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카메라 사양 업그레이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창의적인 작품 세계를 만드는데 주력하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사진 촬영을 하며 아마추어 작가로 인터넷에서 활동합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아마추어 작가와 상업 사진 작가의 경계는 무너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 사진작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매튜바니, 배준성, 김아타 작가처럼 뚜렷한 세계로 타인의 작품과 구별되는 창의적인 작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 작업을 하는 것이 꿈입니다.”
고상우 사진작가의 작품 중 특히 ‘사랑에 대한 두려움(Fear of love)’을 보고 많은 여성들이 동감(同感)을 표시했다.
“저는 앞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좋은 사진은 분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개인적으로도 순수함을 유지한 채 작품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현재 해외 미술시장에서 중국 미술이 크게 부각되면서, 덩달아 아시아 시장에 대한 해외 시장의 주목도 높아졌다. 그도 ‘앞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 내용이 좋은 전시회라면 규모가 작더라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고국에서 그런 전시회가 많이 기획된다면 언제라도 방문하겠습니다.”
▲ ‘사랑에 대한 두려움(Fear of Love)’
▲ ‘나비여인 Ⅱ(Butterfly Lady Ⅱ)’
취재 /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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