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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한벗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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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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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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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몸은 비록 장애를 입고 태어났어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미인 미남은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이 그러하듯이 장애인들도 누구나 사진 속에서나마 주인공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즐거워한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다수를 이루는 비장애인들의 기준에 의해 운영되는 미용실, 사진관 등은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장애인들은 사진 한 장 찍기도, 머리 한 번 자르기도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한벗장애인 이동봉사대가 운영하고 있는 한벗스튜디오는 바로 그러한 장애인들의 애로사항을 함께 나누고자 개설된 부대시설이다. 전문적인 사진기자재를 갖추고 있지는 못하지만 이곳에선 한벗장애인 가족들에게 더없이 편안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 지난 1978년, 순수민간자원봉사단체로 설립되어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한벗장애인 이동봉사대는 그 이름이 표방하듯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이동봉사를 주로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요즘에는 중증 휠체어장애인을 위해 야간 이동지원을 돕고 있으며 사회적 능력 향상과 의식 개발을 위해 교육 및 문화사업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지원도 없이 꾸려온 가난한 살림살이였지만 지난 2002년 6월에는 지금의 용산구 효창동 4층짜리 신축건물에 입주하면서 한벗장애인 가족들의 복지환경은 한결 나아졌다.
▲ 한벗장애인이동봉사대 김진현 국장
▲ 한벗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결혼사진
본부사무실, 교육장, 물리치료실, 게스트하우스, 주차시설 등을 갖춘 새 집은 널찍하고 깔끔할 뿐만 아니라 공간을 다용도로 활용하여 필요한 몇몇 부대시설들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스튜디오 역시 그러한 부대시설 중의 하나이다. 한벗장애인이동봉사대 김진현 국장은 “소교육장을 활용해 사진스튜디오가 탄생된 건 지난 2003년 5월에 가나사진기구 전영환 대표가 카메라 이외의 촬영소품 일체를 지원해 주셨고, 민간후원자가 카메라와 촬영을 약속해 주신 덕분입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함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첨단 디지털기기가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는 요즘, 변화무쌍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꾸며진 많은 사진스튜디오들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최고의, 최신의, 화려한, 심플한, 세련된, 모던한 등등의 온갖 수식어들이다. 그러나 기자가 안내를 받고 들어선 건물 2층 한켠에 있는 한벗스튜디오는 가운데 회의용 테이블과 의자들 그리고 사무용 컴퓨터 등이 놓여져 있는 가운데 이곳이 스튜디오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창가 천정에 말아올려져 있는 롤 배경지 정도가 고작이었다.
한벗장애인 이동봉사대의 김진현 국장은 “사진은 장애인에게도 꼭 필요한 생활필수품이자 즐거운 놀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마도 비장애인들은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참 당황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땐 당황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어떻게 도와드려야 될까요?’라고 물어봐 주면 좋겠습니다”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며 “이곳은 소교육장이자 회의실이면서 월 2회는 미용실로 이용되기도 하고, 사진 촬영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땐 수시로 스튜디오로도 활용되는 다용도 공간입니다. 여기서 증명, 결혼, 베이비, 돌사진 등 얼마나 많은 사진들을 찍는지 아십니까? 보기엔 초라해 보일지 몰라도 우리 장애인들에겐 아주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소한의 소모품 재료비 외에는 모두 공짜랍니다. 장애인회원뿐만 아니라 후원회원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벗스튜디오의 운영현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한벗스튜디오의 대표적 촬영 작품이라며 소식지 ‘한벗’을 비롯한 회원들의 결혼식사진, 아기 돌사진, 증명사진 등을 소개했다. 꼭 값비싼 장비와 인테리어를 갖추어야만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일까? 여기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들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은 너무나 행복하고 편안해 보였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물질적 사고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셈으로는 보잘 것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마음을 담아 다시 바라보면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누구나 장애인이 될 가능성을 안고 산다. ‘좀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우리 사진인들도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안고 돌아왔다. 아울러 그들이 굳이 부대시설로 스튜디오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시중의 스튜디오를 아무런 불편이나 거리낌없이 드나들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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