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른 사진인의 축제, ‘제8회 효석문화제’ -

한국의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인 가산 이효석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해 그의 대표작인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이자 생가가 있는 봉평면 일대에서 1999년부터 개최해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효석문화제’는 한 소설가나 소설 작품만을 위한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효석문화제’는 문학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문화예술분야를 총망라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충분한 볼거리와 체험을 제공해 주고 있다. 또한 그러한 볼거리와 체험은 사진인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출사지로 적격이라는 생각이다.
이에 본보는 지금 한창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가을의 향기마저 사진에 담길 강원도 봉평의 ‘제 8회 효석문화제’를 사진여행지로 추천해 본다.


▲ 가을 초입, 강원도 봉평을 더없이 아름다운 고장으로 만들어주며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 해 2시간여 가량을 달리면 강원도 원주, 새말에 이르게 된다. 그곳을 조금 더 지나 장평나들목에서 나와 봉평 방향 6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도로 변으로 한없이 하얀 세상을 보게 된다. 이 가을,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펴 하얀 세상을 만든 그곳이 바로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인 강원도 봉평이다. 그렇게 봉평 방향 6번 국도를 8㎞ 여를 더 달리면 지난 9월8일부터 오는 9월17일까지 10일간 개최되는 ‘제8회 효석문화제’의 행사마당인 효석문화마을에 이르게 된다.
2004년부터 전국 규모의 축제를 지향해 여울묵·노루묵 고개를 비롯한 문학비 유품전시장, 가산공원, 물레방아 생가를 연결하는 작품 배경지 답사코스를 마련하고, 1930년대의 봉평 재래장터를 재현하는 등 지역 관광산업과도 연계하고 있는 ‘효석문화제’는 그러한 체험 거리 외에도 올해는 특히 사진인들을 위한 전시회가 풍성하다.

▲ 가산 이효석 선생을 기리는 '메밀꽃 필 무렵' 기념비

◆ ‘제 8회 효석문화제’ 이모저모

‘제 8회 효석문화제’의 주요 행사로는 전국의 초·중·고·일반인을 대상으로 시ㆍ산문ㆍ사생ㆍ서예 부분에서 치러지는 효석백일장과 문학심포지엄 문학강좌, 거리콘서트, 문학의 밤, 국제민속공연, 메밀음식 시식회, 연극공연, 소리음악회 등이 있다.

또 자연전통체험행사로는 전통 재래장터 재현, 전통민속놀이, 지경다지기, 농사놀이, 흙으로 빚는 소설 속 등장인물, 자연체험마당, 봉선화 물들이기, 전통음식 체험 마당, 메밀꽃밭 오솔길, 한밤의 빛, 당나귀와 함께하는 이야기, 평창군 농특산물 전시판매, 우마차 타기, 토종 재래닭싸움 대회 등이 열린다. 그 밖에 문화예술체험으로는 메밀꽃 그림전시, 봉평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 판화작품전시회, 영화상영, 문학강좌, 메밀꽃 그림전, 조각전, 서예전, 도예전, 칼라믹스 지점토공예 등의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특히 본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효석문화제위원회’는 이번 문화제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행사를 구성하고 있다.

‘문학’ㆍ‘자연’ ㆍ‘전통’이라는 세 개의 카테고리가 그것인데, ‘효석문화제위원회’는 세계 속 우리문학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가산 이효석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의 해를 1년 앞둔 시점에서 가산문학의 대중적인 요소에 감동을 전할 수 있는 행사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국민적 대표문학의 행사로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하는 한편, 세계 속의 문학을 지향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축제 분위기 구성을 위해 ‘문학’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함께 느끼는 아름다움으로써의 ‘자연’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속의 자연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모습을 구성해 청정자연을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체험형 축제를 유도하고 있다.




▲ 하얗디 하얀 봉평의 메밀꽃으로 마음마저 깨끗하게 정화되고...

마지막으로는 소중한 감동으로 부터의 ‘전통’을 통해 먹거리의 즐거움과 향수를 불러오는 민속놀이 등을 통한 감동의 프로그램 구성 및 1930년대 시골장터의 모습으로 행사장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사 구성 안의 일정을 살펴보면, ‘제8회 효석문화제’가 사진인들에게 훌륭한 출사지로 적합한지를 알 수 있다.

◆ ‘효석문화제’, 이제부터는 사진인들을 위한 축제!

지난 9월7일부터 5일이 지난 9월11일 현재, ‘제 8회 효석문화제’에서는 ‘제 27회 전국 효석 백일장’, ‘가산문학심포지엄’, ‘제 7회 효석문학상 시상식’, ‘문학의 밤’ 행사 등이 끝난 상태다. 한국의 대표 단편소설가인 가산 이효석 선생의 이름을 타이틀로 하는 축제이니 만큼 축제는 이제 끝이 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문학’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의 막 내림일 뿐, 사진인들에게 있어서는 이제부터가 진정한 축제라 여겨진다.

오는 9월14일까지는 사물놀이, 평창군 7개 읍면 민속공연, 쑥버덩 소리 공연, 취타대 행렬(12일, 14일), 영상물전 등이, 9월15일에는 사물놀이, 36사단 평창대대남백단 풍물놀이, 9월16일에는 사물놀이 쑥버덩 소리공연, 아이러브 이효석(태평무, 입춤, 아리랑), 취타대 거리행진, 9월17일에는 쑥버덩 소리공연, 농악놀이(둔전평 농악), 현대음악과 국악의 어울림인 ‘신나는 국악’ 마당, 사물놀이 등의 행사가 있다.


▲ 포토존에 마련된 물레방아를 통해 잊혀졌던 옛 향수를 느끼게 된다.

위에서 본 행사 구성에 대한 언급처럼 이제 남은 행사들은 ‘전통’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속하는 것들이다. 우리 고유의 ‘전통’이라는 테마는 사진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커다란 범주 안에 드는 테마 중 하나라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 ‘자연’이라는 체험마당은 사진인들에게 더할 수 없이 좋은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이름에까지 포토존으로까지 명명한 ‘메밀꽃밭 오솔길’은 소설 속의 메밀꽃밭을 따라 걷는 8가지 테마별 문학 체험이며, 이를 위시해 돌다리와 나무다리 그리고 섶다리를 건너는 추억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물가동네마당과 물가쉼터, 그리고 1930년대의 시골장터 분위기를 그대로 연출해 놓은 ‘옛 전통장터’ 등은 인물사진이든, 풍경사진이든 다양한 소재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효석문화제’가 사진인의 축제처럼 여겨지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효석문화제’를 통한 다양한 사진전들이다. 봉평의 1910년대와 1970년때까지의 시골모습을 보여 주는 ‘봉평의 어제와 오늘 사진전’, ‘제7회 효석문화제’ 때 공모한 ‘효석문화제 전국 사진공모전’ 입선작 전시 사진전, 그리고 자연을 비롯해 구름, 바람 등의 기상의 신비한 모습을 담은 ‘기상사진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효석문화제’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의 사진인들을 대상으로 효석문화제를 주제로 촬영한 사진을 공모하고 있는 ‘효석문화제 전국 사진공모전(본 사이트 ‘전시/행사 안내 참고’)’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봉평 메밀의 유명세는 오직 한 사람에 의한 것이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쯕은 읽어 보았을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바로 그것이다.

‘제 8회 효석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강원도 봉평은 메밀밭으로 유명하다. 그 유명세는 오직 한 사람에 의한 것이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 보았을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 1936년에 발표된 이 작품이 70여년이 흘러서까지도 그 아련한 향수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반드시 카메라를 들고 봉평으로 향할 필요는 없다. 흐드러지게 핀 메밀밭을 지나 우리에게 여전히 기억되고 있는 이효석 선생의 생가를 둘러본다면, 굳이 사진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은 접게 된다. 그저 우리 기억 안에 오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강원도 봉평에서의 사진 한 장이 이미 가슴에 담겨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