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8일부터 10월8일까지 공근혜갤러리에서 -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소재한 공근혜갤러리(www.gallerykong.com)는 오는 9월8일부터 10월8일까지 사진작가 김수강의 개인전 ‘White Vessel’을 개최한다.

김수강 사진작가는 일반적인 인화기법이 아닌 검 바이크로멧(Gum Bichromate) 기법이라고 하는 특수 인화작업을 통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뛰어넘는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현대 한국 사진계의 계보를 이을 역량 있는 젊은 사진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사진을 전공한 김수강 작가는 자신과 함께한 생활 속의 소재들인 연필, 단추, 실, 속옷, 옷걸이, 옷핀, 돌멩이, 보자기 등을 사진작품의 주 소재로 등장시켜 왔다. 지난 2004년에 발표한 ‘보자기’시리즈에 이어 이번에 발표하는 ‘화이트 베셀’ 시리즈는 작가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그릇을 주제로 작업한 것으로 단아함, 소박함 그리고 한국적 여백의 미를 담아낸 작품들이다.


▲ 김수강 사진작가의 작품들

언뜻 보아선 사진이 아니라, 그림이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회화적 감수성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비워져 있기에 담아 낼 수 있을 법한 여유, 드러낸 듯 감추어진 그림자, 잠시 시선이 머물러 '쉼'을 느끼고 싶은 자리와 같은 정서적 풍요와 여유를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면, ‘그냥 그 결과물의 느낌이나 그 과정 중에서 몸으로 해내는 과정이 맘에 드는 거예요. 이게 손으로 만져야 되는 일이거든요. 일일이 다 손으로 하고, 나를 거쳐야만 나오고. 나는 그런 것들이 되게 맘에 들어요’라는 말에서 찰나의 미학을 포착해온 사진, 그 이후를 작가는 ‘과정’의 작업으로 새로 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반 인화지가 아닌 판화지를 사용함으로써 수채물감을 십여 차례 덧입히는 길고 정적인 과정은 과정 자체가 자기 수행의 면모를 보이는 동양적 정신성과도 닮아있다. 검 프린트의 일반 사진보다 큰 입자는 날카롭고 선명한 사진의 사실성 재현보다는 목탄화나 파스텔로 그린 듯 한 회화적 질감을 느끼게 한다. 기법의 특성상 복잡한 작업과정은 효율성면에선 크게 떨어지지만 기계복제라는 사진의 성질과는 대조적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작가가 작업과정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새로운 창조적 발판을 놓는 길을 열어준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 회화와 사진을 전공한 작가로, 그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회화적 감수성의 사진 속엔 미묘한 절제적 비움의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김수강 작가만의 아우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