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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강연 - 현대사진의 동향 05-04-27 18:52   
작성자 : 유미경 기자 TEXT SIZE : + -

해외 사진평론가 초청강연회 ‘현대사진의 동향’

-지난해 12월4일,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 소극장에서-


▲ 강연의 사회를 맡은 김승곤 사진평론가는 강연에 앞서 이이자와코오타로, 우자바오, 하리키오사무 사진평론가와 양종훈 교수를 소개했다.

해외 사진평론가 초청강연회 ‘현대사진의 동향’이 지난해 12월4일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 소극장에서 (주)타임스페이스(대표, 임향자 http://www.fotato.com )와 상명대학교의 공동주최로 개최되었다. 이번 강연회는 사진평론가이면서 국립 순천대학 석좌교수인 김승곤 교수의 진행으로 이이자와고오타로(일본, 사진평론가), 우자바오(대만, 타이페이 문화대학 교수), 히라키오사무(일본, 와세대학 교수), 양종훈(한국, 상명대학교 교수)의 강연이 이어졌다. 빔 프로젝션에 의한 풍부한 영상자료들을 곁들인 이날 강연회에는 정원을 훨씬 초과하는 많은 방청객들이 몰려 계단에까지 빼곡이 앉아서 시종 진지하게 귀와 시선을 집중하는 열띤 호응을 보였다.
이에 본지에서는 해외 사진평론가 초청 강연회에 참석하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강연의 내용을 요약하여 게재한다. - 편집자 주 -



▲ 이이자와코오타로 사진평론가

■ 「일본사진의 신세기」전을 통해 바라본 일본의 영 제네레이션 / 강사 : 이이자와코오타로(飯澤耕太郞)

80년대에 들어설 때까지 일본에서는 미술관에서 사진을 수집하거나 전시하는 일이 흔하지 않았고, 사진가들에게 주어진 발표의 장은 사진집, 사진잡지와 같은 인쇄매체 뿐이었다. 특히 당시에는 사진을 전공한 사람만이 사진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사진의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도쿄도사진미술관' 등 시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 탄생해서 활발한 전시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사진이 인쇄라고 하는 평면매체를 벗어나 공간에서 전시됨에 따라 사진집에서 표현이불가능했던 설치나 입체작품 등도 발표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사진 이외의 다른 분야의 전공자들도 사진에 뛰어들게 되었다. 90년대 초에 창간된 사진잡지 ‘데쟈뷰’는 뛰어난 편집과 일본 최고의 인쇄기술을 구사해서 새로운 이념을 가진 사진가들에게 발표의 기회를 제공했다. 뒤이어 기업이 사진이나 예술문화를 지원하는 일이 늘어났는데 캐논에서 지원하는 「일본사진의 신세기」전은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신세기」전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대부분의 공모전들이 요구했던 제약들을 없애고 젊은 사진가들에게 자유로운 표현의 장을 제공했다 점이다. 또 심사도 보통의 공모전처럼 심사위원들의 합의에 의해서 단 한 사람의 대상을 선발하는 것과는 달리 심사위원 각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한 명씩 선발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점도 특이할만한 일이다. 「일본사진의 신세기」전은 이처럼 매우 특징 있는 공모전으로써, 1992년부터 지금까지 12년 동안 실시되며 이런 독특한 방식으로 수많은 재능있는 젊은 사진가들을 발굴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신세기」전에 공모된 작품은 입체물에 사진을 붙여 작품을 제작하거나, 작가 자신이나 또는 가족의 삶과 죽음을 담아내는 등, 아라카노부요시의 영향을 받은 듯한 작품도 많이 출품되었다. 「신세기」전에 출품된 풍경사진들도 대개 피사체와 거리를 두고 찍은 작품들이 많은 것도 특징적인 현상이었다.

90년대 중반에는 일본의 어려운 경제 분위기를 반영한 듯, 차갑게 식은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진들이 나타난다. 한 예로 오오사카에 거주하는 한 사진가는 번화가의 노상에 갖다놓은 침대나 이불 위에 잠옷 차림으로 잠을 자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사진에 담았다. 「신세기」전은 여성사진가들을 대거 등장시키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30대의 어느 여성사진가는 임신한 자신이 아기를 낳는 장면을 직접 찍어 발표해서 일본 사진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일본사진의 신세기」전 공모전을 통해서 발표된 작가와 작품들은 이렇게 90년대 이후의 일본의 젊은 사진가들의 자유롭고 활기찬 움직임을 만들어나갔다.



▲ 통역을 맡은 김승곤 사진평론가(좌)와 우자바오 교수(우)

■큐레이터의 역할 / 강사 : 우자바오(吳嘉寶)
사진가들이 개인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상을 작품 속에 반영하고, 부분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데 반해서, 큐레이터는 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시각으로 작품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여기 소개하는 4명의 중국 작가들은 각기 다른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이지만 큐레이터의 선택적인 구성에 따라 중국의 현대사진이 어떻게 바뀌고 있으며, 동시에 빠르게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률학자인 동시에 사진가로 활동하는 ‘진’은 작품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고 하는 중국적인 사상을 이끌어내고 있다. 문학자이며 사진가인 ‘양’은 작품을 통해서 중국 역사의 소멸과정과 그로 인해서 초래되는 다음 세대의 슬픈 현실과 상실감을 이야기한다. 유일하게 사진을 전공한 ‘신양’은 작품을 통해서 중국의 물질문명 속에서 소외된 인간상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미술교사이면서 사진가인 ‘츄’는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것들에 의해서 자신이 구속되는 현대문명의 아이러닉한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이렇게 중국의 네 작가의 부분적인 시각들을 「천지인합일(天地人合一)」이라고 하는 하나의 커다란 테마로 함축할 수 있다. 이상 4명의 서로 다른 작품과 작가를 통해서 현대 중국사진의 주제와 방법의 변천사를 읽어내게 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큐레이터의 역할인 것이다.



▲ 히라키오사무 교수

■ 세계의 사진축제 / 강사 : 히라키오사무(平木收)

● 아를르의 사진축제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의 아를르에서 열리는 사진축제는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는 시점인 7월 초에 열린다. 모든 전시는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며 전시장소는 실내로 제한되어있지 않다. 중세에 세워진 낡은 수도원도 훌륭한 전시장이 되고 강가에 정박시켜 놓은 배 안이나 낡은 농가를 빌려서 작품이 전시되기도 한다. 전 세계 모든 사진인들의 관심 속에서 치러지는 아를르 사진축제 이곳 저곳에서는 많은 사진가들이 서로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평가받는 자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사진가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다니다가 평론가나 큐레이터가 눈에 띠면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그 앞에 길게 늘어서는 광경도 자주 볼 수 있다. 작가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나는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사진을 모아놓고 바라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 만나서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축제를 즐긴다. 그래서 아를르 사진축제의 주제 원래 명칭도'국제 사진의 만남'이다.

● 파리 사진월간(Mois de la Photographie)
프랑스는 아를르의 사진축제와 함께 파리 전역에서 펼쳐지는 사진월간으로 유명하다. 파리 시내 40여 곳의 화랑에서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수많은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의 발생국 다운 참가규모로 한 달 동안 열리는 이 전시에는 70∼80%에 이르는 파리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긴다.

■ 디지털 시대에 있어서의 사진윤리 / 강사 : 양종훈(상명대 교수)

● 디지털 시대의 포토저널리즘의 딜레마
녹음은 법정에서 증거로서의 효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사진은 법정에서 증거자료로 채택할 수 없다는 판례가 나왔다. 증거 자료로서의 필름은 어느 정도 법원에서 가능하다. 이 시점에서 사진의 정직성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에게 디지털에 대해 물어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상인가’라고 대답한다.
우리는 상징성만 강조되고 진실을 외면해 버리는 모순과 소프트웨어의 급속한 개발로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며 생기는 공동체의 붕괴, 이런 현실을 분석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인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일도 이런 문제점에서 야기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두 매체를 비교해 어떤 것을 쓸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이지 결코 정답은 없다. MPPA사진기자 회장이었던 ‘장몽’이라는 사람은 "없는 사실을 왜곡하기보다는 테크닉을 길러라.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라지만 독자들이 보는 신문에서만은 진실이 그대로 전달되어야 보는 사람이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유럽보다 테크닉 면에서는 그들보다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구식윤리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는 그들보다 많이 미진하다. 미국이나 호주는 테크닉 면에서 우리보다 뒤처질 지 모르나 초등학교 때부터 구식윤리를 100시간 이상 교육한다. 그것은 이어 저작권이나 초상권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저작권이나 초상권에 있어 아무런 윤리적 죄악 없이 살고 있다. 앞으로 기술은 앞서갈지 모르나 윤리적인 측면은 범죄국가와 다름없이 전락할 것이 뻔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서이다.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 와도 정도가 있어야 하고 정직해야 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초상권문제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나오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 초상권의 문제는 지속적인 교육에 의존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 단기간에 효력을 볼 수 없으며 장기적인 교육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기술의 1등 국가이기보다 디지털 테크닉과 더불어 윤리적으로 성숙한 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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