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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사진가 백승우 09-08-04 15:02   
작성자 : 관리자 TEXT SIZE : + -

카메라를 통해 바라본 호텔에서 자신을 찾는다 !

- 향후 10년 간 ‘호텔’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관념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백승우 사진가를 만나다 -
지난 5월8일부터 6월4일까지 청담동 네이쳐빌딩에 위치한 GALLERY NOON에서 사진가 백승우의 ‘The Windows’展이 열렸다.
서울 하얏트호텔 상무로 재직 중인 호텔리어 백승우는 호텔을 주제로 세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한 사진가다. 호텔의 여러 시설물과 소품의 조형적 모습을 흑백으로 표현한 전작과 다르게, 백승우의 이번 전시는 호텔 창문 밖 풍경을 그만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보여줘 사진가로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창을 표현 대상으로 삼았던 존 팔을 비롯한 과거의 작가들과 달리 백승우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호텔의 내부와 외부를 이어주는 창을 철학적 사색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점이 남다르다. 취미를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진 매체를 이용하고 있는 백승우 사진가를 만나, 그의 사진세계를 들여다보았다. - 편집자 주 -

▲ 호텔을 모티브로 다양한 사진 표현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사진가 백승우.


호텔이 만남과 이별이라는 공간적 이미지와 정돈되고, 정갈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것은 그것이 지닌 외관상의 화려함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현실과 맞닿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호텔의 이미지는 또 다르게 전해진다. 호텔리어로 살아가는 사진가 백승우는 호텔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
“외부인에게 화려하게 보이는 호텔이 호텔리어인 저에게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며, 애환의 장소이기에 남들과 다른 애착을 갖게 됩니다. 2007년, 갤러리나우에서 열린 ‘In the Hotel’展은 호텔 시설물에 대한 제 느낌을 표현한 것입니다. 저에게 호텔은 따뜻함이 묻어나는 동시에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호텔은 저의 삶이자, 저만의 공간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에서 보냈기에 남들과 다르게 볼 수 있는 거죠.”
자신이 몸담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기록하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 장소가 일반인이 좀처럼 들여다보기 힘든 호텔이란 점과 남들과 달리 제약 없이 촬영 가능한 것은 기회의 장이 조금 더 열려 있다는 것 일뿐. 자신을 돌아보고 표현하면서 욕망을 표출하는 것은 남들과 다르지 않다. 백승우는 사진을 통해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평생을 함께 한 호텔에서 다시금 정리의 기회를 갖고 있는 것이다.


▲ 지난 5월8일부터 6월4일까지 청담동 GALLERY NOON에서 열린 백승우의 ‘The Windows’展의 전경

카메라는 나를 표현하는 도구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작가는 글로 말하고, 미술가는 그림으로 표현하고, 가수는 노래를 들려주며, 사진가는 카메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듯 예술은 각자의 강력한 도구를 이용한다. 사진가 백승우는 카메라를 통해 호텔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이야기한다.
“호텔은 여러 문화가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곳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전시해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 역시 이런 의도로 호텔에 전시되는데, 이런 사진이 지닌 가치를 조금 더 심도 있게 알고 싶어서 사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진을 공부하면서,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 사진과 미술은 동일 선상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저를 표현하고 생각을 담는 하나의 도구로써 카메라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특히, 제 업무 특성 상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아서 촬영 즉시 직관적으로 표출되는 카메라가 저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가 백승우는 대상과 관념을 풀어내기 위한 도구로,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과 가장 어울리는 매체이자 가장 간편하면서 효율적인 카메라를 선택한 것이다.


안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바라보기
10여 년 전, 사진가 백승우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멀지 않은 마인츠에서 일하던 당시, 어느 날 문득 호텔 창문에 비친 라인강의 풍경과 나무의 모습에서 어릴 적 상상했던 풍경이 현실로 존재하는 것에 대한 경외심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백승우 사진가는 창문을 보면 과거의 기억과 경험이 떠올라 ‘The Wind ows’展을 기획, 전시하게 된다. 호텔이란, 정형적인 건물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건축사진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 통념이지만 관념적인 측면에서는 호텔 내부에서 내부를 바라보고, 자연스럽게 내부에서 창밖을 바라 본 후 밖에서 안을 바라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의 첫 개인전 ‘In the Hotel’이 호텔에서 호텔을 보여주었다면, ‘The Windows’展은 시선의 흐름이 안에서 밖으로 이동한다. 그 후 전시는 자연스럽게 밖에서 호텔을 바라보는 형태를 취해 현대인들이 간접적으로 접하는 호텔을 백승우만의 시선으로 대신할 것이다.
백승우는 호텔이라는 커다란 소재 안에서 오는 2016년까지 다양한 방법적인 변화를 통한 작업을 기획하고 있다. ‘The Windows’展만 해도 2년 반에 걸쳐 뉴욕, 런던, 파리, 동경, 시카고, 홍콩, 서울 등 세계 주요 대도시에 위치한 호텔에서 작업을 했다. 호텔을 표현하는 절차에 따라 자신의 내면을 담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창문에 보이는 호텔을 담아 낸 그에게 호텔 주위의 모든 삶은 당연한 업보일지 모른다. 남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공간을 객관적이고 때로는 주관적 시선을 통해 순차적으로 접근해가는 백승우의 사진 스타일은 단계를 차곡차곡 밟아가는 경영인으로서 그의 성향이 작용한 것이리라. 향후 수년 내 진행될 촬영 계획을 철저하게 세운 백승우는 이미 새로운 사진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조엘 메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의 애틀란타 ‘IBM Building’ 건축사진에서 표현되는 창작성과 자율성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작품은 2년 후에 전시될 예정이다. 또 백승우는 호텔에 연관된 현대인의 삶의 코드를 중심으로 피사드 방법과 객관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향후 7~8년 후,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호텔 사내 사진동호회가 지난해 개최한 ‘호텔리어’展 역시 백승우의 기획으로 진행됐다. 워낙 사진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그였지만, 다른 호텔리어 역시 개인적으로 사진을 즐기고 있음을 안 백승우는 사진동호회를 조직해 사진 공부를 희망하는 호텔리어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일 역시 자신의 삶과 생각을 많은 이들과 공감하고 싶은 그의 소망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가 백승우는 현재 호텔리어로, 경영인으로, 대학 교수로 그리고, 사진가로 살면서 그만의 세계를 사진으로 표현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알려 나가고 있다. 지금 진행되는 거대 프로젝트 ‘호텔’시리즈가 종결되면 이 모든 사진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할 계획이라고 밝힌 사진가 백승우. 그의 다음 전시가 과연 어떤 형태를 보여 줄지 자못 기대가 커진다.

취재 /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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