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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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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의 꽃으로 천 가지 표정을 만드는 김용훈 사진가, 그만의 아름다운 작품 스토리!
“저는 꽃이 가진 본연의 이미지를 좋아합니다. 굳이 달리 해석해가며 그 어떤 스토리를 암시하거나 정의하기보다는 꽃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순수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김용훈 사진가, 그는 꽃을 이렇게 표현한다. ‘봉오리를 맺고 만개한 후 시들어가는 과정이 마치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듯 하다’고. 취재 내내 다른 표현은 없었다. 그 어떤 정의를 내리지 않고, 그 어떤 규정도 만들지 않았다. 다만, 꽃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 그 자체에 대해 언급할 뿐이었다. ‘Tribute to her’는 지난 6월 열린 김용훈 사진전 타이틀이다. 여기서 her(그녀)는‘어머니’,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며 그 분께 바치는 마음을 의미한다. 꽃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감성의 소유자, 김용훈 사진가를 만나보았다. - 편집자 주 -
▲ 꽃을 통해 그 순수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김용훈 사진가
사진작가(寫眞作家):
예술 활동으로 사진 찍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
‘사진을 찍게 된 동기가 무엇이냔’ 질문에 멋쩍게 웃으며 대답한다.
“사진이란 매체는 제게 있어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해 온 친구와도 같습니다. 그저 당연히 제가 해야 하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죠. 워낙 어린 시절부터 사진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시작한 동기에 대한 질문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입니다.”
디자인 업종에 종사했던 부친은 상당수의 카메라를 소장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김용훈 사진가에게 카메라는 낯선 대상이 아니었다. ‘군 시절에도 사진을 찍었다’는 그이기에 어쩌면 사진이 곧 그의 인생 자체일지도 모른다. 사실 광고 분야 일을 하고 싶었다는 김용훈 사진가, 그러다 광고의 한 파트로 사진을 찍다보니 자연스레 사진 쪽으로 발길이 돌려졌다고 한다. 자신의 삶을 작품 속에 투영하고, 삶 자체가 사진작가란 정의에 꼭 들어맞는 사람, 그가 바로 김용훈 사진가다.
마니아적 감각이 하나의 대상을 완성한다.
‘꽃 사진’하면 인상사진과 비교했을 때 너무도 정형화된 느낌일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의 작품은 모든 생각과 선입견을 부정한다. ‘꽃을 꽃 이상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하는 비결이 무어냐’는 질문에 그는 이런 답변을 한다. “어떤 특정 대상에 마니아가 된다면 누구든 그 대상에 있어서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도 마찬가지죠. 전시 일정이 잡혀있지 않는 동안에는 항상 꽃을 찍기 때문에 직접 꽃을 사러가고 계속 찍다보면 애정 이상의 감정이 생겨납니다. 이를테면, 튤립은 빛이 없는 상태에서 죽어 있다가 빛이 보이면 활짝 피는 특징이 있는데, 그런 특징까지 발견하게 되면 그 대상은 이미 저에게는 애정 이상의 특별함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단지 꽃의 한 부분만을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마주할 때 아름다움을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는 김 작가는 어쩌면 꽃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갤러리온에서 열린 김용훈 사진전 ‘Tribute to her’ 작품
김용훈 사진가, 그만의 작품세계
아름다운 대상은 누가 찍어도 그 결과물이 아름답기 마련이다. 또한 그 대상을 더욱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은 것이 모든 사진가들의 욕망이다. 그러나 김용훈 사진가는 조금 다르다. 그에게 있어 꽃의 아름다움은 기준점이 없다. 이번보다 다음번 작품이 더욱 아름다울 것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일지도, 다만 그에게 꽃이란 대상은 같은 꽃을 찍어도 처음과 두 번째의 느낌이 다를 뿐이지 어떤 것이 더 아름답다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그만의 작품세계 즉, 작품에 비춰지는 성향이다. 다시 말해, 그는 꽃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을 뿐 꽃을 이용해 아름다움에 대한 어떤 정의를 내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강렬함을 좋아해 색이 화려하고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자극적인 색채에 열광했었죠. 하지만 점점 은은한 색감에 매료되는 것 같아요. 끊임없이 변한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다만, 그 어떤 특정한 저만의 색깔보다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과 편안함을 선사하는 것, 그런 점들이 제 작품의 성향이 아닐까요. 그 어떤 스토리를 담아내기 보다는 그저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제가 원하는 거죠.”
창의력을 키우고 특별함을 찾는다면 프로의 고지가 보일 것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즐기지만 일반인들의 사진사랑은 셔터 하나로 끝날 때가 많은 게 현실이다. 또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을 인쇄물로써 인식하지 않고, 웹상에서 보여지는 사진을 더욱 중시하기 때문에 그 누가 찍어도 같은 느낌으로 굳이 차별화된 특징을 지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크다. 비단 사진을 찍어 돈을 번다고 해서 우리는 그들 모두를 ‘사진가’라고 칭하지 않는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급증했죠. 동호회도 많이 생겨났고, 취미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속적으로 찍을 대상이 없어 아무리 고가의 카메라를 구입한다 하더라도 그 가치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단순한 취미생활이 아닌 예술을 꿈꾼다면 오랫동안 한 대상을 사랑하고 애정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사진을 무작정 찍는다고 해서 모두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1백 장의 사진을 찍어도 작품은 불과 몇 장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죠. 즉, 몇 년의 시간을 투자하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사진전을 갖게 되는 것이며, 그제서야 우리는 그들을 ‘사진가’라 칭하게 되는 것이죠. 무엇보다 프로의 길을 진정 원한다면 창의력을 키우고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Tribute to her’ 그녀에게 바치다
사실 김용훈 사진가에게 전시 타이틀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게 꽃이란 순수성과 아름다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지난 6월의 전시회는 달랐다. 타이틀 자체에 그의 진심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어머니의 병사로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낸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가깝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며 느낀 감정들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작 중 국화꽃이 있는데 벌써 3번째 작품이지만 이번 국화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시 타이틀처럼 사랑하는 이에게 ‘헌정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죠.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하는 제 일생에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전과 느낌이 많이 틀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또 원래 꽃이라는 것 자체가 누구에게 바치는 의미도 되고, 사랑 고백의 의미로도 통하잖아요. 제게 있어 이번 전시회 역시 궁극적인 목적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분석하지 않는 진정한 아름다움, 존재 자체가 갖는 그런 감정들을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것이죠.”
지난 6월의 전시를 통해 김용훈 사진가가 우리에게 선보인 작품들은 그 의미가 크다. 어떤 이들에겐 사랑의 고백으로 다가오겠고, 또 어떤 이들에겐 위안의 의미가 될 것이다. 물론 공통점은 있다.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취재 / 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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