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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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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곤 사진 평론가의 최근 근황과 사진계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견해를 듣는다
▲ 김승곤 사진평론가
■ 김승곤 선생님은 지난해 ‘제5회 이명동 사진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외에도 국내 사진업계 발전과 국제교류에도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사진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주간신문의 기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러갔는데 그 분이 하반신이 불편하셔서 휠체어에 의지해 앉아 계셨습니다. 그때만 해도 취재기자가 취재도 하고 사진도 찍고 편집에서 모든 일을 해야 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는데 조명의 불꽃이 튀며 휠체어에 앉아 계시던 그분의 무릎 담요에 불이 붙어버렸습니다. 둘 다 너무 당황했고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 때만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해지고 지금도 그 분 표정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그때 사진에 대한 강한 인상이 박혔고 사진 촬영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 국내 사진 관련 서적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임스페이스에서 계간 사진비평을 내기도 했고 또한 개인적으로는 ‘한국 현대사진의 흐름’이라는 회갑 기념 논문집을 냈는데, 앞으로 선생님의 사진서적 출간계획은 어떠한가요.
“계간 사진비평은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사진평론이라는 것이 사진을 둘러싼 많은 인접분야와의 관계 속에서 그 구조를 밝혀내는 일이고 1998년 사진비평을 계간으로 내며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14호까지 내고 출간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창작과 비평사에서 ‘사진의 믿음’이라는 주제로 책을 기획하고 있고 내년에 출간할 예정입니다.”
■ ‘디지털카메라가 기술적으로는 발전을 했지만 아직도 아날로그 카메라의 색감이나 다른 부분에서는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선생님께서는 디지털사진과 사진계의 디지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디지털을 사용하게 되면서 편리한 점이 많아지긴 했습니다. 스피드도 빨라지고 저장하기나 그 밖의 다른 매체로 전송하는 것도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허나 그만큼 예전에는 사진촬영에 신중했고 집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보고 또 보고, 사물이 뚫릴 정도로 한 장을 찍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은 길었습니다. 또한 Previsualization이라고 해서 촬영된 사진이 어떻게 프린트되어 나올지를 미리 생각하고 찍었습니다. 사진 촬영에서 일련의 과정들은 모두 중요했으나 디지털을 사용하며 모두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촬영한 사진을 바로 볼 수 있고 또 쉽게 지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상을 접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또 삭제된 사진은 영원히 사라져버립니다. 2002년에 NHK의 초청을 받아 일본을 방문했는데 보통 일본의 신문 매체들은 1998년 이후에 필름을 없애고 전부 디지털로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잡지나 신문에 들어가는 사진은 일회적이고 그 양도 5~6MB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시각데이터의 공백상태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사실주의 화가들이 아무리 사물을 정밀하고 세밀하게 그려도 사진은 못 따라갔습니다. 그렇다고 그림이 죽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을 보충하고 디지털이 곧 충분히 실용적인 시기가 온다고 봅니다. 현재 2500만 화소 디지털카메라가 나왔습니다. 인간이 만든 기록장치에서 가장 정밀한 코닥크롬을 능가하는 장치가 곧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현재, 건립중인 동강사진박물관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동강사진박물관은 우리 땅에 최초로 만든 사진박물관입니다. 박물관, 미술관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을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줌으로써 문화적 계승의 의미를 지님과 동시에 수장된 작품을 사람들에게 교육시키고 계몽한다는 의미에서 필요합니다. 해외에 정보를 알릴 수 있는 정보 발신기지가 필요한데 우리나라 1백20년 박물관 역사 이래 사진박물관 또는 사진미술관은 없었습니다. 1996년, 당시 뜻있는 몇몇 젊은 사진가들과 사진박물관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들과 프레스센터에서 심포지엄을 갖고 사진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1998년 ‘98사진영상의 해’가 등장하면서 쓸데없이 예산을 날려버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강사진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박물관이고 매우 규모가 큰 사업이며 2005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사진을 통한 국제친선교류에 앞장서고 있고 일본사진협회의 국제상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사진문화교류를 비롯해 앞으로 국내사진이 해외로 진출하기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우리 자동차가 해외에 많이 수출 되고 있는데 그것은 노력을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상품의 질이 좋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사람이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한국제품으로 충분히 독자성을 지니고 기술적인 수준, 가격에 이르는 모든 것을 통해 상품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사진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외국에 떼지어 너도나도 나가는 것보다 우선 실력을 키워 사진의 품질을 높여야 합니다. 해외 진출의 좋은 방법은 문화적인 교류를 통한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사진을 알리고 소개할 수 있는 국제친선행사를 많이 기획하고 이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며 차근히 순서를 밟아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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