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진전을 개최한 여락 사진가는 자신의 2006년 8월의 작가노트를 통해 “길에서 수거한 주검위에 촛불하나 밝히고 밤새 글을 쓴다. 나의 지난날들에 대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불은 주검을 태우고 나의 글을 태운다. 무엇이 탓는가? 정작 태워 버려야 할 것은 내안에 있음을 안다. 비가 내렸다. 더우면 더운 만큼의 비가 내린다. 새벽, 비를 맞아도 나는 무겁기만 하다. 내게 작업이란 무엇인가? 진정 나의 존재와 세계를 알아가는 방법이며 과정이기를 스스로에게 바란다”며 자신의 사진작업에 대한 심경을 고백했다.
여락 사진전은 작가적 정체성의 끊임없는 번뇌와 사색, 농사꾼으로서의 간절하고 솔직한 삶과 사랑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번 전시는 더위의 고비를 간신히 넘기고 지금에까지 도달한 모든 이들에게 격려와 함께 또 하나의 고비를 만나게 할지도 모른다.
한편, 여락은 동우대와 광주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사진학과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01년과 2004년에 두차례의 개인전과 국내외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2003년에는 제 5회 사진비평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