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의 가계부      강사 : 이상엽 사진가

▲ 이상엽 사진가 

사진가의 살림살이는 어렵다. 작품을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은 실제로 어려운 일이다. 부르주아의 자식들이었던 브레송이나 아비스 역시 사진을 팔기 위해 수많은 매체를 두드렸다 하니 일반 사진가들의 사정은 말할 나위도 없다. 프리랜서 사진가인 이상엽은 이번 강의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진을 팔 수 있는 매체 중 인쇄매체(잡지와 단행본)를 중심으로 사진가의 밥벌이 방법을 전수하는데 주력했다. 

나는 무슨 사진을 잘 찍는가?
인쇄매체에 사진을 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종류의 사진을 잘 찍는지를 알아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 찍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평가를 많이 받아야 한다. 사진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품 공개를 꺼리는데, 특히 자기 발전의 시기에는 무엇보다 타인의 평가를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 특히 사진 워크샵은 전문가들에게 작품을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이므로, 참여해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진’은 자신 내부의 세계를 카메라라는 매커니즘을 통해 타인에게 보여주는 작업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뚜렷한 세계관을 확립해 사진작업에 임해야,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작품 세계로 매체에 소개될 수 있다.   

대상 매체의 성격을 파악하라
자신이 어떤 사진을 잘 찍는지 파악한 후에는 자기 사진이 어느 매체에 어울리는지 파악해야 한다. 매체 성격을 파악하지 않은 채 접근하면 작품이 좋아도 선택될 수 없다. 출판사마다 주력 분야가 있는 만큼, 자신의 사진이 실제 책으로 출판될 가능성이 높은 곳을 찾아가, 작품을 선보여야 한다.   

매력적인 포트폴리오 만들기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포토스토리’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포토스토리는 단순한 작품 모음집이 아닌 만큼 기승전결의 구조와 리듬감이 있는 배열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포토스토리 사진은 원거리부터 중거리, 근거리에서 촬영한 사진, 클로즈업, 가로, 세로 사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제대로 된 포토스토리 북을 한 권만 분석해도, 완성도 있는 포토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반드시 제작 시기와 장소를 밝혀 주어야 한다. 요즘은 화랑에서 전시할 때도 이 같은 사항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 자체가 하나의 기록인 만큼, 사진은 촬영한 시공간을 꼭 밝히도록 한다. 

성공적인 잡지 발표와 단행본 만들기
잡지에 사진을 발표하고 싶다면, 해당 잡지의 성격에 맞는 기획을 준비해 담당자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이 때 지면과 발표 시기를 고려해 기획해야 한다. 
단행본은 1년에 한 번 낸다는 계획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선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를 조사해서 핵심적인 내용을 염두하고 촬영지로 떠나는 것이 좋다. 단번에 작업하기 보다는 3번 정도의 간격을 두고 촬영을 떠나는 것이 좋으며, 돌아오면 집필을 하도록 한다. 요즘엔 사진만으로 책을 내기란 어렵기 때문에, 책을 내려면 사진뿐만 아니라 글도 쓸 줄 알아야 한다. 글은 진솔하게 자신의 생각을 쓸 수 있으면 에디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시작이 중요하다. 
사진집은 잘 안 팔리기 때문에 출판사의 투자로만 책을 만들기는 사실상 힘들다. 사진집은 자기 작업의 완결편인만큼 심사숙고를 해서 출판해야 한다. 욕심으로 서두르면 자기 만족감이 떨어지고 오히려 자신의 가치만 떨어질 뿐이다. 

작가는 자신을 관리해야 한다.
사진 작업에도 반드시 도덕률은 필요하다. 사진이 남의 인생을 촬영하여 먹고 사는 일이기 때문에 그 사회와 대상을 솔직하게 반영해야 한다. 거짓된 사진을 찍으면 남의 인생을 착취하는 게 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다큐멘터리 사진 촬영할 경우, 말이 안통해도 눈빛으로라도 동의를 구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요즘 초상권 문제가 대두되는 것도 상대방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품에 대한 욕심으로 동의없이 촬영하기 보단, 대상과 교감을 나눈 후 처음 봤던 그 모습으로 움직일 때 찍는 것이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상엽은 프리랜서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다큐멘터리 사진 웹진 이미지프레스 운영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신 실크로드’, ‘중국 1997~2006’ 외 다수가 있다. 

■ 잡지사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강사: 이상정 / 휘가로 편집장

▲ 휘가로의 이상정 편집장   

잡지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면 우선 포트폴리오를 들고 먼저 해당 관계자를 찾아가서 만나볼 것을 권한다. 이 때 포트폴리오는 자신의 사진관이 담긴 작품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타인과 구별되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사진뿐만 아니라 좋은 기획을 만들어가서 제안하는 것이 좋다. 잡지뿐만 아니라 모든 매체가 아이디어 싸움을 하고 있는 요즘,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줄 아는 사진가는 앞서 나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잡지의 성격에 맞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가야 의견이 수렴될 가능성이 높다.
잡지사진을 촬영할 때는 무엇보다 독자의 시각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지 주어진 대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시선이 옮겨가는 방향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사진을 찍어야 한다. 또한 에디터와 헤어디자이너 등 관계자와 이야기할 때 의견을 조정할 줄 아는 커뮤니케이션과 위기 대처 판단 능력도 잡지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이상정은 파리 제10 낭테르 대학 불어교수법 석사, 동 대학 박사 수업 과정 학위 D.E.A 취득했으며, 現 휘가로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 디자인된 사진들        강사 : 홍성택 / 그래픽 디자이너, (주)홍디자인 대표

▲ (주)홍디자인의 홍성택 대표 

(주)홍디자인 대표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유명한 홍성택은 ‘디자인된 사진들’을 주제로 디자인된 사진들을 살펴보며, ‘과연 사진에 있어 좋은 디자인은 무엇인가?’를 참가자들과 함께 탐구했다.
디자이너 홍성택은 “의도된 조작과 표현으로 이뤄진 사진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속성을 정확히 이해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때론 어떤 효과도 첨부하지 않은 디자인이 최고의 디자인으로 평가 받을 때가 있다. 이는 사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일부 디자이너들은 그 속성을 배제한 채 인위적인 디자인을 감행해 역효과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대해 홍성택 디자이너는 “사진에 있어 가장 좋은 디자인은 사진을 잘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며 “사진의 본질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것 또한 사진의 디자인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작가가 의도한 사진의 본질은 공간, 글자 등의 시각 디자인으로 부각된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진을 글 또는 말로써 설명한다면 그 어떠한 디자인보다 효과적인 것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홍성택 디자이너는 그가 직접 제작한 사진 캘린더를 공개하며 사진의 위치,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 글자의 모양 및 색 등에 따라 그 평가가 상이해짐을 증명했다. 
사진의 효과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이번 강의에서 홍성택 디자이너는 사진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사진가와 디자이너의 의견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사진 편집 시 스토리라인을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효율적인가?”라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촬영자는 촬영 시점을 생각하고, 디자이너는 결과물을 바라보므로 입장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대답한 홍성택 디자이너는 사진가의 의도와 성격, 생각을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이 최고의 디자인으로, 디자이너는 사진을 바라보며 촬영자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함을 피력하며 강의를 끝마쳤다. 

홍익대학교 산미대학원을 졸업한 홍성택은 상명대학교, 홍익대학교, 국민대학교, 중앙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주) 홍디자인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또한 그는 디자인 전문 스쿨 SADI의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최고 품질의 디지털 프린팅을 위한 작업 과정과 노하우      강사 : 유병욱 / 닥터프린트 대표

▲ 닥터프린트 유병욱 대표 

국내 최고 역량의 디지털 출력소, 닥터프린트를 운영하는 유병욱 대표는 “현대 미술 영역에서 사진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중요한 이유는 작품 내용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초대형 프린트가 가능한 프린팅 기술의 힘이다”라며 ‘디지털 프린팅을 위한 작업 과정과 노하우’라는 그의 강의 주제를 내비췄다. 
이번 강의에서 유병욱 대표는 최고 품질의 디지털 프린팅을 위한 장비 선택과 활용에 초점을 맞춰 강의를 진행했다. 고품질의 프린팅은 카메라, 스캐너, 모니터, 컴퓨터 등의 좋은 장비와 수준 높은 포토샵 리터칭, 올바른 CMS, 적절한 프린트 방식, 이미지에 적합한 용지의 조화에서 비롯된다. 과거 암실에서 만들던 작은 사진들이 이젠 다양한 디지털 장비의 도움으로 인해 크면서도 섬세함을 더해 제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의에서 유병욱 대표는 약 20여 종의 미디어에 자신이 직접 출력한 잉크젯 출력물과 단 하나의 은염 출력물을 구별하는 이색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졌다. 이는 품질에 있어 과거 은염 장비에 미치지 못하던 잉크젯 장비의 눈부신 발전을 반증하는 것으로 참가자 모두는 최고의 출력 기술과 장비가 결합된 잉크젯 출력물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에 유병욱 대표는 “최고 품질의 디지털 프린팅을 위해 반드시 고가의 장비가 반드시 필요조건은 아니다”라며 “작업자의 노하우와 기술이 출력물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며, 좋은 작품은 좋은 촬영에서 비롯돼 훌륭한 프린트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병욱 대표의 강의는 잉크젯 장비와 다양한 미디어를 소개하는 자리로, 참가자들은 그들의 사진을 직접 출력해 봄으로써 마무리됐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디지털 프린팅 전문가, 유병욱은 현재 잉크젯 프린트 전문 출력소, 닥터프린트를 운영하고 있다. 닥터프린트는 김중만, 이창남 패션 사진작가를 비롯해 조세현, 하용수, 구본창, 김용호 사진작가 등 내로라하는 유명작가들의 전시 작업을 기획했다. 

■ 나의 인물사진은 어디에?        강사 : 조세현 사진가

▲ 조세현 사진가 

‘포트레이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조세현 작가의 강의는 사진은 빛으로 그린 ‘빛 그림’이라고 운을 띄우며 시작됐다. 이에 대한 그의 자답은 ‘인물사진은 빛으로 그린 아이콘이다’였다.
강의 중 조세현 작가가 촬영한 작품 슬라이드 쇼가 상영된 후 대부분의 참가자는 그의 사진을 ‘검정에 가까운 회색 톤을 배경으로 주로 사용해 평면적이다’, ‘100% 인공광(스튜디오 촬영)을 사용한다’, ‘여러 개의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1개의 조명(정면광)을 사용한다’ 등의 특징을 정확히 짚어냈다. 
한편, 조세현 작가는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임을 강조했다. 정보를 담은 사진(이야기), 마음이 담겨있는 사진(감동), 가식이 없는 자연스러운 사진(진솔),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사진(소통) 등은 모두 원활한 대화를 통해 사진에 담겨지며, 비로소 좋은 작품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나의 인물사진은 어디에?’라는 질문 탐구에서 조세현 작가는 한국에서 얼굴의 의미(얼=정신, 꼴=모양)가 철학적임을 시사하며 인물사진과 인간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강조했다. 일례로 위인들의 인물사진이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음은 인물사진의 중요성을 증명하고 있다. 작가 조세현은 인물사진 촬영에 있어 ‘모델이 사진가를 신뢰할 수 있도록 자세를 낮춰라’, ‘자연스러운 광을 이용하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적절한 배경을 선택하라’ 등 4가지 원칙을 고수했다.   
조세현 작가는 강의를 마치며 ‘인물사진은 권리와 책임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대화의 도구로 훌륭한 역할을 하는 인물사진을 촬영하는데 있어 사진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의미하는 동시에 모델이 갖고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을 찾아내야 하는 역할의 이중성을 내포하는 것은 아닐까?

패션사진가, 조세현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국내 최고의 사진가로 손꼽힌다. 동아일보, 문화일보를 통해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줌은 물론 중앙대학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대한사회복지회 입양아동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조세현 작가는 지난 2003년 입양 아동을 주제로 ‘천사들의 편지1’을 기획한데 이어 지난해까지 총 4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취재 / 본지 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