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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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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의 사진을 보여주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감정이 혼탁해진 제 모습을 발견했으며, 그 동안 제 자신이 많이 퇴색됐다는 느낌을 받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 지난 7월15일부터 오는 8월16일까지 사진갤러리 와에서 기획초대전을 열고 있는 김중만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계획을 듣는다 -
▲ 김중만 사진작가
사진갤러리 와에서 김중만 작가의 ‘Sexually Innocent Kim, Jung-Man:1975’기획초대전이 지난 7월15일부터 오는 8월16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기획초대전은 1975년 당시 22살 청년 김중만의 방랑, 고뇌와 함께 자유와 사랑을 담은 작품을 비롯해 김중만 작가의 에로티시즘을 느낄 수 있는 여성과 자연 풍경을 담은 흑백사진 50여점이 전시됐다. 습작 시기를 거쳐 작가로써의 출발점이 되는 김중만 초기의 작업이 국내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성의 이미지를 암시하는 여성과 자연풍경을 담은 은유적 기법의 사진들은 직접적 성행위보다 오히려 더욱 에로틱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에로티시즘은 심층적 심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작가만의 세계에 심취한 여성을 통해 생명의 환희와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가장 김중만 작가다운 작업으로 그의 순수한 성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본보에서는 김중만 작가를 만나 그의 초기 작품과 현재 작업 등 김중만 자신에게서의 사진이 어떤 의미인지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지난 7월15일부터 오는 8월16일까지 갤러리 와에서 개최되는 ‘Sexually Innocent Kim, Jung-Man:1975’ 사진전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 니다.
“프랑스에서 사진을 처음 접하고 배우는 당시의 첫 해 작품들로 프랑스 니스에서 촬영한 작품들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유고슬라비아 여자친구들을 모델로 여성과 자연 풍경을 담았습니다. 초창기의 사진을 모아서 보여주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사진전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감정이 혼탁해진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또, 그 동안 제 자신이 많이 퇴색됐다는 느낌을 받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사진을 습작하면서 쾌락을 위한 작품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서 또 다른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어서 지금까지 사진을 업으로 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이번 사진전은 제 스스로 기획한 것은 아니고, 갤러리 와의 이기명 디렉터가 찾아와 제안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세미나 또는 특강에 초대 됐을 때 강의 초반에 저의 초창기 사진을 3~4컷 정도를 보여 줬었습니다. 이것을 이기명 디렉터가 관심을 가지고 ‘초창기의 사진만 가지고 사진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는 쪽으로 작업을 많이 하는 작가이지 보여주는 쪽에는 관심을 가지거나 시간을 할애하는데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야 초창기 작품을 선보이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 지난 7월22일, 오후3시에 갤러리 와에서 아마추어 사진가 및 학생들과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날 어떤 내용으로 강의를 했는지요.
“사진은 시각을 통해 보여지는 1차원적인 전달방법입니다. 언어가 필요없는 것이 사진인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는 방문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끌었습니다. 사진가의 역할은 보여주는 것이 최종적인 역할이고 그 작품을 설명하는 것은 작가가 아닌, 비평가나 교수 등이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들에게 사진을 공부하면서 보탬이 될 수 있는 충고, 사진가의 마인드 등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렇게 배워왔고 저에게도 그런 스승들이 있었고, 그런 도움의 손길이 많았기 때문에 사진을 좋아하게 됐으며, 사진을 하나의 업으로 계속해 한 길을 고집해 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김중만 작가는 유명 연예인의 사진을 작업해, ‘상업사진가’라는 오해의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사실, 김중만 작가는 어떤 사진을 찍는 사진가인가요?
“간단히 사진은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금방 봐서 좋은 사진이고, 나머지는 금방 봐서는 별로일 수도 있는데 시간이 지나서 보면 좋은 느낌의 사진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의 사진을 하는 작가입니다. 전자의 사진은 당장 반응이 나타나는 광고사진, 상업사진으로 제가 선호하고 추구하는 작품 세계는 아닙니다. 만약 두 가지의 섹션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한다면, 역량 부족으로 모두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 국내에는 세계화에 성공한 작가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시스템이 필요하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구본창, 배병우 작가들이 해외에 진출하게 된 것이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은 중요한 것입니다. ‘대단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까지 우리 문화나 예술이 투자개념으로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중요한 이유’는 해외 진출을 투자 개념으로 올리는 단계에 왔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굉장히 좋았으니 이제는 어떤 방법으로 가느냐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부분을 국가에서 우리의 문화, 예술을 세계적인 발전 정책으로 보고 후원하거나 작가나 갤러리가 개인적으로 끌고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 사진 가격이 국내 사진계에서는 이슈가 되긴 했지만, 이 가격이 세계적인 최고가는 아니기 때문에 국내 사진이 세계화가 되는데 있어서 이제 시발점이라 봅니다.”
■ 김중만 작가로부터 사사를 받은 조선희, 안성진, 김지양, 김현성 씨 등 많은 젊은 사진가들이 사진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자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가르침을 준 것은 1%이고, 나머지 99%는 그들의 노력으로 그만큼 성장한 것입니다. 특별한 가르침을 준 것도 없는데 좋은 모습들을 보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한달에 2~3명 정도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벨벳 언더그라운드 스튜디오에 찾아옵니다. 포트폴리오의 작품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대화를 통해 찾아온 친구가 ‘사진으로 죽을 것인지 말 것인지’의 열정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열정이 있을 경우에는 2~3년 정도 문하생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특별히 제자들을 관리하는 것은 없고 자신들이 알아서 작업을 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제자들에게 카메라 등의 장비에 대한 기계적인 특성을 배우는 일이 많습니다.”
■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이 증대되면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중만 작가는 현재, 디지털과 아날로그 작업 중 어느 것을 선호하고 있는지요. 아울러 이런 디지털화 추세에 대한 견해를 말씀 부탁드립 니다.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본지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만,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간혹 디지털카메라가 아날로그카메라만 못하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만, 저는 오히려 필름에서 내지 못하는 색감을 디지털카메라가 잡아줘서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 한달에 필름, 현상, 인화 등 재료비에 드는 비용이 1천만 원 정도 인데, 디지털카메라는 필름값 절감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디지털이 발전할 수 있는 이유는 편리함이 아니라 속도성이라고 봅니다. 편리한 것은 그동안 작업을 했던 필름이 손에 익어 오히려 편리합니다. 그러나 속도성은 모든 생산성 구조에서 필수적인 여건입니다. 그래서 디지털화가 더 빨라질 것이고 발전 되리라 봅니다. 그러나 아날로그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속도성에 비해 피사체와의 교감과 느낌으로 천천히 촬영하고 싶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사물을 깊게 보면서 천천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성은 아날로그가 더 크기 때문에 아날로그 작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
■ 현재, 계획 중이거나 준비 중인 작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탄광촌의 광부에 관심이 많아 졌습니다. 제가 즐겨보는 모 프로그램에서 15분 정도의 우크라이나 광부 다큐멘터리에 대한 내용을 보게 되면서 사라져가는 탄광촌과 광부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광부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힘’입니다. 광부라는 사람을 통해 힘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순수함 그리고 에로티시즘까지를 사진으로 담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광부를 만나기 위해 10~15일 프로젝트로 작업할 계획입니다. 저는 아프리카에서의 작업 외에는 몇 개월씩 오랫동안 작업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사진을 생산하는 작가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주제로 작업을 하고 그 주제는 수시로 변합니다.”
인터뷰 / 연정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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