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하길, 아울러 사진의 장르별
경계선을 긋지말고 모든 상황을 찍을 수 있도록 하자”
- 제4회 니콘 프로유저 초청 세미나에서 강연을 진행한 김유철 사진가로부터 사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
(주)니콘이미징코리아(대표, 우메바야시 후지오 www.nikon-image.co.kr)가 지난 6월30일, 김유철 사진가를 초청해 ‘제4회 프로 유저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총 3부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는 김유철 사진가의 촬영 노하우 이론 교육과 필라이트, 키라이트를 활용한 인물 촬영 실습시간을 마련했다. 강연에서 김유철 사진가는 타인과 효과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는 아이 컨텍(Eye Contact)을 꼽았다.
김유철 사진가는 “서로 눈높이가 맞지 않을 경우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며, “포트레이트를 찍을 때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기 보다는 사전에 모델과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금번 세미나에선 셀프 포트레이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인물을 촬영하는 사진가일수록 더욱 카메라 앞에 나서서 모델의 입장을 헤아려 보고, 촬영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처방안을 고민하라는 뜻이다. 김유철 사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촬영한 것은 좋아하지만 찍히는 것은 싫어한다”며, “찍는 것만큼이나 찍히는 기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유철 사진가는 니콘 프로 유저 초청 세미나를 끝마치며 사진가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애니 레보비츠의 다큐멘터리 영화 ‘life through A LENS’와 다이안 아버스의 삶을 그린 ‘FUR’ 등 영화 두 편을 소개했다. 다음은 김유철 사진가와의 일문일답이다. - 편집자 주 -
■ 프로 유저 초청 세미나에는 어떤 분들이 참가했나?
“생각했던 것보다 수준이 높아서 놀랐다. 니콘 측에서는 취미로 사진하는 사람들이 많이 올 거라고 사전에 귀띔해줬는데, 막상 세미나를 시작하니 수준 높은 질문들이 쏟아져 적잖게 당황했다.”
■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사진이란?
“좋은 사진의 기준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지만 주관적으로 사진을 보기 때문에 ‘좋은 사진’을 정의하기란 어렵다. 현대 사진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사진들이 많다. 그만큼 사진은 주관적이다. 사진이란 삶을 기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상에 나쁜 사진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좋은 사진은 사진 속에 네러티브(Narrative)를 담아야 한다. 사진의 테크닉은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다. 자신의 사진 속에 얼마만큼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담고 싶은 것을 담았다면 당연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말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그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의미다. 스냅사진, 가족사진, 졸업사진 등 모든 사진들은 담고 싶은 것을 담으면 좋은 사진이다.”
■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촬영하려면 ‘테마’가 있어야 한다. 테마를 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진은 삶의 기록이다. 너무 멀리 있는 것을 주제로 잡을 필요가 없다. 자신이 살아온 삶이 광범위하다면 넓은 것을 잡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가까이 있는 사람의 일대기를 찍을 수 있고, 주변의 삶을 기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테마를 정하는 것은 나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 세미나에서 두 편의 영화를 추천했다. 그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애니 레보비츠의 영화는 DVD로 보았는데, 스페셜 픽쳐라는 부분에서 좋은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사진가의 직업윤리, 패션사진, 가족사진을 촬영할 때의 이야기, 촬영하는 모습 등이 들어 있었다. 애니 레보비츠 사진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가 어떻게 사진을 찍었으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디테일하게 알 수 있었다. 다이안 아버스는 대학시절 좋아했던 작가로, ‘FUR’라는 영화에서는 그가 어떻게 난쟁이, 기형아, 성 도착자 등의 비정상인을 촬영하게 됐는지 그 이유가 나온다. 물론, 허구가 가미된 영화지만 좋아했던 사진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알 수 있어 좋았다.”
■ 인물사진 촬영시 모델에게 마음을 열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델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여러 가지 방법 중 가장 적합한 것은 아마, 영화 ‘FUR’에서 다이안 아버스가 누드비치를 촬영하러 가는 장면이다. 누드비치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할머니 옆자리에 그가 앉는다. 할머니는 ‘너는 사진가이냐, 사진을 찍으러 왔느냐’라는 질문에 다이안 아버스는 카메라를 내려놓으면서 ‘나는 대화를 할 사람을 만나러 온 것이지 사진을 찍으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어느 누구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긴장을 하게 된다. 이것을 무마할 수 있는 스킬 중 하나가 이 장면일 것이다.”
■ 광고사진을 시작하기 전에 사진가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광고사진을 사진가가 주도적으로 진행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광고사진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것이다. TV에서 보여지는 장면은 환상에 불과하다. 광고는 사진이 들어가지 않는 것도 존재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카피라이터 등이 함께 진행하는 작업이므로 모두의 작품이다. 이러한 점을 인지했으면 한다.”
■ 사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진애호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사진에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사진을 단순히 예술사진, 패션사진, 광고사진, 다큐멘터리 사진 등으로 구별하는 경계선을 긋지 말고 모든 상황을 찍을 수 있도록 하자. 또한 유연한 사고를 통해 사진에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물론, 나 또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 /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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