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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린트-사진환경의 변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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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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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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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환경의 변화 (2)
3. 음반시장의 몰락에서 사진의 현실을 생각해 보자
현재 음반시장은 거의 무너져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한다. HOT, 보아 등을 키운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사장이 ‘음반시장은 존재하고 있지 않다’고 선언한 것을 보면 상당히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유는 인터넷으로 음악을 자유자재로 교환하고 다운받을 수 있고, MP3 등의 플레이어가 발전해 수백에서 수천곡의 음악을 저장해서 들을 수 있게 돼 음반(CD)의 대가를 지불하고 사지 않기 때문이다. 음반을 만들지 않고 CD 자체의 제작에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음반사진용 광고사진을 촬영하던 광고, 포트레이트 사진가도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사람들은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신형 휴대폰에는 MP3 기능이 탑재돼 있고, 매출이 줄어만 가던 Apple 컴퓨터 회사는 ‘ipod’라는 다양한 MP3 판매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고, 덕분에 삼성과 하이닉스의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늘기도 했다. 자동차의 라디오, MP3, DMB, 케이블TV, Sky TV 등에서 음악은 하루 종일 흘러나온다. 필자가 있는 서울예술대학의 실용음악과는 매년 지원자가 줄고 있는 사진과와는 반대로 100:1에 가까운 지원자로 넘쳐난다. 분명 과거에 비해 음악을 더 많이 듣고 새로운 음악을 생산하고 음악을 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다만 전통적인 개념에서의 음반시장과 유통이 무너져 음반이 팔리지 않게 된 것이다.
음악이 디지털화 되면서 음원(音原)으로 바뀌어 인터넷을 통해 어디든지 전송, 저장 정리돼 여러 가지의 방법과 기구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됨으로써 CD를 통해 유통되던 음원의 유통이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한때 음악을 포기했던 음악가들은 이제 itunes music store(아이튠즈 뮤직 스토어; 애플사의 유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같은 곳에서 음원을 돈을 지불하고 다운받게 돼 인기곡은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수입을 내고 있다. 김종국의 ‘사랑스러워’같은 히트곡의 경우 음반은 팔리지 않았으나 휴대폰 벨 소리 등의 음원으로 사용하거나, 노래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르게 되어 수 십억 원의 수입을 냈다고 한다. 음반 유통시장은 사라지고 있으나 디지털음원을 이용한 시장과 문화는 발전, 진화하고 있고 새로운 시장과 수익을 만들고 있다.
한편, 광고사진 업계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광고 사진가에게 물어보면 디지털화와 불황 때문에 광고 사진 시장이 무너졌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더 근본적인 이유는 인터넷과 여러 가지 동영상의 활성화로 잡지, 카탈로그 등의 인쇄매체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불황이 다시 호황이 된다고 해서 광고시장은 과거처럼 늘지 않을 것이고 광고업계에서 다시 필름사진을 찾을 일도 없을 것이다. 호황이 다시 오기만을 기다리고 공부하지 않고 스스로 변명하고 위로 삼아서는 해결책은 전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인상사진 또한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졸업식 풍경 중에서 지난해까지 오셨던 사진사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 다. 디지털카메라마저 가져오지 않고 휴대폰 카메라로 해결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러한 졸업생들이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과거처럼 스튜디오에 졸업 기념사진을 촬영하러 가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다. 디지털사진 붐이라고 할 만큼 엄청나게 사진을 촬영하고 있고 싸이월드 같은 블로그, 즉 개인 홈페이지에 많은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음반시장의 변화처럼 사진은 엄청나게 촬영하고 있는데 과거처럼 프린트를 하지도 않고 스튜디오에 가지도 않는다. 다시 말해 사진 유통이 이미 바뀌었고 발전,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진업계가 총체적으로 어렵게 된 것이다.
사진은 음반 유통보다도 해결방법이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음악은 전문가가 음원을 만들지만 사진은 이제 전문가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이미지원을 만들어 유통할 수 있다. 사진의 역사을 보면 사진이 발명된 1840년 초부터 1880년대 코닥이 나와 사진을 대중화 시키기 전까지 사진은 부자들의 놀이이거나 규모가 큰 사진관 몇 개의 전유물이었다. 사진이 쉬워지고 대중화 되면서 사진을 이용한 많은 비즈니스와 문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가 흔해지고 사진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는 것은 실력 있는 사진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광고 스튜디오가 어렵다고들 한다. 그러나 한류 붐을 타고 스타를 촬영하는 실력 있는 광고 사진가는 하루 수 천만 원을 받을 만큼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 누구나 말을 할 수 있으나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은 수이고, 누구나 글을 쓸 줄 알고 있으나 글로 소설과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사람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진 또한 누구나 찍을 수 있으나 정말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전문작가는 많지 않다.
분명 음반시장처럼 사진의 디지털이미지원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수익성이 있는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거의 사진문화와 유통을 고집하고 단지 도구만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꾼다면 미래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사진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을 비롯한 모든 사진인들의 미래는 새로운 사진문화와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에 달려 있다.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모두가 해내야 할 것이다.
글 : 황선구 /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수, 디지털 이미지 컬럼니스트, 포토 아티스트
이메일 : diart@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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