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현대사진포럼의 김영태 대표
|
09-09-21 19:53
|
|
|
 |
|
 |
|
작성자 : 관리자 |
TEXT SIZE :
+
-
|
|
|
|
|
“신진작가들은 현대 미술의 경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미술이라는 제도권으로 들어가기 위한 정보를 받아들여, 자신에게 맞는 작품을 연구해야 합니다”
- 독립 전시기획자 김영태에게 현 사진계의 지향점과 전시 기획 담론을 듣는다 -
올해도 사진을 비롯한 미술, 회화, 조각 등 예술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전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보편적인 개인전을 비롯해 갤러리 소속 신진작가들의 기획전, 명망 있는 유명 작가들의 특별전 및 초대전에 이르기까지 주제와 기획의도에 따라 그 종류도 다양하기만 하다. 하나의 전시가 완성되기까지 전면에 내세워진 작가와 작품, 전시공간이 전부인 듯 보이지만 주제 의식을 창조하고 전시를 기획, 총괄하는 전시기획자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갤러리 소속의 큐레이터나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전시 기획자들이 전시기획부터 모든 것을 총괄하는데, 국내 관련 종사자만 어림잡아 7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엔 작가보다 더 유명한 전시기획자들이 전시 흥행을 주도하고, 역량 있는 작가 발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전시기획자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 편집자 주 -
▲ 김영태 전시기획자
갤러리에서 사진전을 감상하다 보면, 대부분 작가와 작품에 집중하게 되지만 간혹 독창적인 전시 기획이나 트렌드가 눈에 들어오면 기획자의 전시 의도가 궁금해 질 때가 있다. 몇 해 전부터 인사동 일대 갤러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김영태 전시기획자다. 김영태 전시기획자는 갤러리 나우와 갤러리룩스, 김영섭사진화랑, 아트비트갤러리, 갤러리 브레송, 갤러리와 등 소위 사진 전문 갤러리에서 다방면의 사진전을 기획해 때로는 사진가보다 더 큰 유명세를 얻고 있다.
현재, 현대사진포럼(http://cafe.daum.net/mpo)의 대표인 김영태 전시기획자는 “1990년대 한국의 사진은 현대화, 국제화의 길을 걸었지만 아마추어리즘과 카메라 장비에 대한 집착 등으로 인해 소비적인 사진 행위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사진 비전공자들의 경우 사진 촬영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들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나 공간이 없었습니다. 사진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있는 곳 역시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2003년 탄생하게 된 현대사진포럼은 신진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역할과 동시에 대중들에게 사진 예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유도하고 있습니다”라며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한다.
사진가에서 전시 기획자로
개인전과 단체전 등 다수의 전시회를 경험한 김영태 전시기획자는 지난 2007년, 본격적으로 사진가에서 전시 기획자로 전향한다. 사진가로 살아 온 그에게 ‘전시기획자’라는 운명은 아주 우연하게 찾아온다. 2004년 김영섭사진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을 통해 알게 된 김영섭 관장이 김영태 전시 기획자에게 2주간의 전시 기간을 할애해 주었던 것. 2주 동안 김영태는 자신의 개인전을 비롯해 현대사진포럼을 통해 친분을 쌓은 아마추어 및 전문 사진가들을 모아 ‘오늘의 한국’ 사진전을 기획했다. 그의 전시 기획 이력은 이후 갤러리나우에서 열린 ‘도시.사진적 풍경’展(2007년)에서 더 성숙되었고, 전소정 작가를 사진계에 소개하기에 이른다.
“최근 포토 미디어 아트계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전소정 작가가 ‘도시.사진적 풍경’展을 통해 사진계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전소정은 훗날 갤러리룩스에서 열린 ‘Photography.Dream or Fiction’展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 공근혜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활동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시를 기획해 작가를 발굴하고, 그 작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획자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사진가에서 전시기획자로 변모한 김영태는 스스로 사진가의 세계를 경험했기에 전시 공간 확보, 활동 지원, 작가 등단 등 사진가들이 겪는 힘든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한 그는 현대사진포럼을 이끌며, 한국사진의 흐름에 물고를 터트릴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사진작가는 자신의 색을 기반으로 유연한 사고력 지녀야
전시 기획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주제에 의해 작품을 선정하고, 이에 부합한 작가를 찾아 갤러리에 작품을 전시한다. 그뿐 아니라, 작품을 분석하고 사진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역시 전시 기획자의 몫이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은 단연 신진작가의 발굴이다.
“2007년까지만 해도 현대 사진은 공간과 도시, 시뮬라르크(simulacre)적인 경향의 사진들이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특별한 트렌드를 형성하기보다 개인 관심사에 대한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담론보다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가 현대 사진계 흐름에 큰 맥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자에게 맞는 색이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이들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품의 우수성이 가장 기본이지만 사진계에서 작가로서 버틸 수 있는 정신력과 지구력, 유연한 사고력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특히, 사진은 가장 젊고 현대성이 짙은 매체이므로 새로운 것에 대한 민감한 사고력이 요구됩니다.”
주로 사진 전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신진작가를 찾기도 하고, 현대사진포럼을 통해 찾아오는 작가들과 갤러리의 추천을 받아 작가를 발굴하는 김영태 전시기획자는 전시의 콘셉트가 정해지면 자신의 색을 유감없이 전시에 투영할 수 있는 작가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 지난 5월13일부터 5월19일까지 아트비트갤러리에서 열린 김영태 기획전 ‘이미지적 사유, 사유적 이미지’의 전시 전경.
▲ 김영태 전시기획자가 발굴한 간지의 ‘The sea of temptation’(상)와 레아의 ‘언어영역 밖의 기억’(하)
자기 자신을 어떻게 프로모션하느냐가 신진작가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
몇 해 전부터 한국에서도 국제적인 대형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러한 주요 전시는 국내외에서 한국의 역량 있는 사진가를 홍보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대형 사진 비엔날레를 비롯해 국제페스티벌이 사진문화 부흥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전시기획자 김영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000년대의 한국 사진계는 전업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진계 인프라가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사진계 자체의 행보보다 몇몇 갤러리나 미술관을 중심으로 전업 작가로 살아 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젊은 작가들에게 사진의 의미는 불투명해지고, 점차 연대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이에 김영태는 “사진작가들은 사진계의 행사들을 뒤로하고, 이미 기반이 확보된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미술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사진계가 현실을 방관하고, 젊은 작가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사진계는 곧 희미한 존재가 될 것이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영태 전시기획자는 “신진작가들은 현대 미술의 전체적인 경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미술이라는 제도권으로 들어가기 위해 객관적인 정보를 받아들여, 자신에게 맞는 연구를 한다”며, “스스로 자기 자신을 어떤 방향으로 프로모션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성을 잊어선 안 된다”고 전했다.
독립 전시기획자는 그 어떤 누구보다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폭 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보다 탄탄한 기획력을 갖춰야 한다. 현재 갤러리에 소속된 큐레이터들보다도 빠른 순발력을 지니고,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독립 전시기획자들은 사진의 새로운 경향에 대한 끝임 없는 기획과 남들이 무지한 사진계의 미래를 파악해 움직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관객들이나 사진 애호가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신진작가들에게는 보다 넓은 전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김영태 전시기획자의 어깨는 누구보다 무겁기만 하다. 남들보다 앞서 걸어가고 정확한 판단과 정보를 기반으로 사진계를 이끌어갈 그의 나뭇가지에 새롭고 싱그러운 싹이 돋아나 현대 사진과 한국 사진계가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취재 / 이효정 기자
|
|
|
|
|
|
|
TOTAL 41 ARTICLES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