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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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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0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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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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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가, 김경상에게 그의 작품 세계와 촬영 노하우를 듣는다
“사진은 역사를 담는 타임캡슐! 기록성과 사실성에 기초한 다큐멘터리 사진은 삶의 증거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진가의 사회적 발언인 동시에 그의 삶에 대한 태도와 사상, 철학을 포함한다. 따라서 사진가가 전달하는 역사적 사건과 현상은 격리된 사회와 소통하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전 세계를 누비며 한 장의 사진으로 사회의 이슈를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역사적 순간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는 김경상 사진가. 최근 출간된 ‘우간다에서 만난 차일드 마더’ 사진집을 기념해 열린 사진전에서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만났다. - 편집자 주 -
▲ 김경상 사진가
일상의 기록을 통해 인류학을 이야기하다
마더 테레사 수녀, 아우슈비츠 순교 콜베 신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종교적 이슈와 중국, 필리핀의 나환자촌, 에이즈 센터, 전신장애자 등 범세계적 사회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경상이 지난해 12월, ‘우간다에서 만난 차일드 마더’ 사진집을 출간하고, 이를 기념한 사진전을 갤러리M에서 열었다.
“사진의 주제가 종교나 사회 문제와 연관된 것이 많아 관련 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출간한 사진집도 전 세계 구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봉사하는 유니세프, NGO 등의 구호 단체와 긴밀한 협조 아래 제작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 사진을 보고 특정 종교를 대상으로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종교적 관점이 아닌 인류학적 측면에서 진행하는 것이 많습니다. 종교는 인류학을 토대로 한 것이며, 사진은 그것의 증거가 되는 거죠.”
현실을 기록하는 도구 중 하나인 사진, 그 중 다큐멘터리 사진은 관념의 사실성과 일상의 기록성에 기초하고 있다. 이런 다큐멘터리 사진의 특성 중 특히, 기록성에 초점을 둔 김경상 사진가는 사진을 후세에게 물려줄 ‘타임캡슐’이라 말한다.
“30년간 사진 작업을 하다 보니 그 시대상을 기록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습니다. 사진을 통해 과거를 추적하고 현재의 우리네 모습을 역사의 증거로 남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촬영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이 세상의 아픈 역사를 전하고 싶은 사명감이 생깁니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흔히 사진 속 누군가의 아픔을 인지하는 것이 삶의 큰 변화를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누군가가 심한 고통을 받고 있음을 안다면, 현재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김경상 사진가가 추구하는 사진의 목적중 하나이다.
▲ ‘신의 저항군’展에 전시되었던 김경상 사진가의 작품.
인간 관계와 기다림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말하다
현재 내전으로 온 나라가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우간다는 언론이 통제된 곳이다. 외부 세계와 차단된 이런 곳에서 김경상 사진가가 사진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건 오랜 봉사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또 김경상 사진가는 망원렌즈로 피사체가 사진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촬영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촬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한다.
“사진은 촬영자가 생각하는 관점이자 영상매체를 통한 자신의 마음입니다. 제 사진은 가능한 그들과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까지 총 6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는데, 이 모든 것에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습니다. 의도한 것을 사진에 모두 담을 수 있었던 건 피사체와 하나가 되어 그들의 입장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주요 요소 중 하나는 ‘얼마나 가까이에 서서 피사체의 눈빛과 마음을 가지고 올 수 있느냐’입니다. 행복한 순간이든 불행한 기억이든 모두 그들과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동안의 사진 작업은 오랜 봉사 활동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10년이 넘게 어린이집, 양로원 등에서 봉사 활동을 했으며, 이런 관계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남들이 할 수 없었던 저만의 사진 촬영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 한 장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는 풍경이든 다큐멘터리 사진이든 그 어떤 장르의 사진에 상관없이 적용되는 이치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하기 전엔 산악사진을 주로 많이 촬영했습니다. 산악사진은 강한 체력과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제가 원하는 극적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무던히도 한국의 명산들을 오르고 내렸습니다. 이를 통해 기다림과 인내력을 배웠고, 이것이 제 다큐멘터리 사진의 근간입니다.”
배고픈 자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다큐멘터리 사진을 촬영하다보면 사회에서 소외받고 힘없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사진가들은 사회적 발언에 대한 당위성을 찾기 마련이고, 그들에 대한 사회적 고발과 동시에 사진가에게는 무거운 책무가 주어진다.
“해외에 나가서 촬영을 하다보면 ‘당신은 왜 우리의 모습을 촬영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것은 제가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약자들을 촬영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이 질문에 대해 양심적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사진을 하면서 소외받고 고립당한 사람들을 촬영해 많은 이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그들에게 동정심으로 몇 푼의 돈을 던져 주는 것보다는 그들이 자립해서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일례로 마더 테레사 수녀님은 인도 캘커타의 환자들에게 농지를 나눠주고,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훗날 그들은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성서에 쓰여 있는 ‘배고픈 자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라는 말을 되내는 김경상 사진가는 앞으로 문명의 충돌을 통해 인류학에 대한 촬영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귀띔한다. 그동안 남들이 가지 못하는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 김경상 사진가는 어떠한 고난도 자신의 사명감이라 생각하고 역사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 늘 전진해 나갈 것이다. 그 길이 가시방석처럼 험난할지라도 생각하고 바라는 모든 일을 이루기 위해 굳건히 걸어갈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 김경상 사진가가 전하는 다큐멘터리 사진 촬영시 꼭 알아두어야 할 7가지 체크 포인트
1. 주제인 피사체에게서 얼마만큼 마음을 가져 올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에 따라 사진이 달라진다.
2. 카메라의 시각은 인간과 동일하지 않아서 끊임없이 기다리고 부지런히 탐구해야 한다. 촬영 전에는 구도, 노출 등을 미리 결정하고, 상대방이 의식하지 못할 만큼 찰나를 공략해야 한다.
3. 젊은이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 꾸준히 봉사해야 한다.
소외 계층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그들의 아픔을 직접 느껴야 한다. 그래야만 촬영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는 세월과의 싸움을 통해서 생겨나는 것이다.
4. 카메라는 연필과도 같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니 이에 현혹되지 말고 사람과의 관계를 오랫동안 맺고, 일관성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5.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는 도망가지 말고 그들을 이해시켜라. 무섭다고 도망치면 그들과 멀어지게 된다.
6. 산모는 열달이라는 기다림 끝에 고귀한 생명을 얻는다. 이처럼 사진을 할 때도 성급함을 버려야 한다.
7. 피사체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다큐멘터리 사진의 기본이다.
취재 /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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