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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산악사진 전문가, 강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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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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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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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최고의 의지를 발휘하는 클라이머들의 치열한 삶을 기록하고 싶어요”
여성 산악사진 전문가, 강레아 씨를 만나 산악사진을 찍게 된 계기와 일상생활 및 최근 근황을 들어 본다.
여성 산악사진 전문가로 알려진 강레아 씨를 그의 스튜디오 ‘솔바람’에서 만났다. 최근 첫 사진전을 열고, 컬럼을 연재하는 등 산악 사진가로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강레아 씨는 조용함과 차분함 속에서도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숨기지 않았다. 삶의 모든 것을 걸면서까지 산악사진을 고집하는 이유와 그 매력, 산악사진을 찍을 때 중요한 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여성 산악사진 전문가, 강레아 씨
■ 사진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무 살 때 산행을 시작했는데 가야산에서 본 일출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그 느낌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사진을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처음에는 취미삼아 사진을 찍던 것이 1999년도 신구대 사진과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직업이 되었죠. 졸업하기 전에 개인 스튜디오도 열었고, 대학시절엔 과제를 해가도 꼭 산에서 찍은 사진을 제출해서 친구들이 굉장히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나요. 생각해 보면 산 때문에 사진과 인연을 맺게 된 거죠. 1995년에 남편을 만나면서 산악사진에 더 깊이 빠져들었죠.”
■ 보통의 사진과 달리 산악사진을 찍기 위해 갖춰야 될 요건은 무엇인가요?
“사진만 찍는 사람은 산악사진에 입문하기 힘들어요.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배우는데 4~5년 정도 걸린다고 하면 등반도 그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생계를 접고 일반인들이 하기란 더욱 더 쉽지 않은 일이죠. 카메라에 대한 기본적인 테크닉 외에 체력이 꼭 필요해요. 어느 지점에서 어떤 사진이 나올 것인지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하구요. 또한 단순한 등산 차원이 아니라 자기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인 만큼 등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죠. 보통 코오롱 등산학교 같은 코스교육을 받는데, 저는 알음알음 배웠어요. 첫 등반은 1995년 인수봉이었는데 지금도 매주 꼭 가는 곳이죠. 매주 월요일 저녁엔 남편과 같이 짐을 꾸려 도선사 대웅전으로 가서 절을 해요. 속세에서의 일주일을 돌아보는 거죠. 차가 무쏘 픽업이라 화물칸을 꾸며서 잠은 거기서 자고 다음날 인수봉에 올라요. ”
■ 산악사진을 찍으려면 여러 가지 지원이 필요할 것 같은데, 남편분이 많이 도와주시나요?
“산악사진도 어쩌면 남편 때문에 접하게 된 것이죠. 처음에 남편이 ‘사진을 찍는 사람은 많지만 암벽사진은 어쩌면 당신이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권유했거든요.
제가 촬영에 대한 테크닉이 있다면, 그림을 그리는 남편은 미적인 부분이 저보다 뛰어나서 도움이 많이 되죠. 또 보통의 클라이머들은 등반에 필요한 장비만 갖추면 되지만 저는 기본 장비에다 카메라를 달기 위해 상단벨트까지 차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서 남편 없이는 등반이 힘들어요. 자일을 걸거나 제가 사진을 찍어야 할 상황에는 남편 도움이 꼭 필요해요. 특히 카메라를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데, 카메라가 아깝다기보다는 아래서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맞으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아직까지 그런 경험은 없지만요.”
■ 스튜디오에서 찍는 사진과 산악사진을 촬영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몸 담고 있는 시간은 스튜디오가 많지만, 정신적으로 신경 쓰는 걸 생각하면 산악사진의 비중도 반 정도는 차지하는 것 같아요.
스튜디오는 생활의 기반이 되는 직업이지만 산악사진은 제 영혼을 지키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스튜디오 사진이 정적이고 수동적이라면, 산악사진은 역동적이고 순간적이죠. 한번 올라갈 때마다 10~15롤 정도의 사진을 찍는데, 맘에 안 들게 찍혀도 ‘다시’라는 건 없잖아요. 다시 산에 올라갈 순 있지만 지나간 장면은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제가 원하는 장면을 만날 때는 감이 와요. 소위 ‘고래를 잡았다’는 표현을 쓰죠.”
■ 현재, 사용 중인 카메라는 어떤 종류인가요?
“현재는 캐논 EOS 5 16~35㎜, 70~200㎜ 필름카메라와 캐논 1Ds MARKⅡ 디지털카메라 두 종류를 쓰고 있어요. 암벽사진은 사람만 찍어서는 긴장감을 줄 수가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광각이 좋은 캐논 제품을 쓰고 있어요.
처음엔 망원이나 접사같은 렌즈로 촬영한 미니멀리즘 사진을 좋아했는데 산악사진을 찍다보니 지금은 광각으로 많이 찍게 됐어요. 광각만이 자연의 거대함과 클라이머들의 역동성을 같이 표현할 수 있거든요. 처음엔 등반하면서 렌즈를 상황에 맞게 갈아 끼웠는데, 지금은 위험해서 카메라 두 대를 다 들고 올라가서 상황에 맞게 사용하고 있어요.”
■ 앞으로 꼭 찍어보고 싶은 산이나 사진종류가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산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한번쯤 가보는 것은 좋지만 외국 산에 대한 동경은 없어요.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고의 클라이머들은 힘든 것이 어느 정도 익숙해서인지 너무 편안한 표정이 나온다는 것이죠. 제가 원하는 표정을 잡기가 더 힘들어요. 오히려 등산학교 갖 졸업한 사람들을 촬영하면 재밌어요. 그 사람들에겐 처음 오르는 산 자체가 공포니까 정말 절박하죠. 산악사진은 전쟁터 못지 않은 최고의 다큐멘터리 사진이라 생각해요.”
■ 얼마 전, 첫 개인전을 열었는데 그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 1999년부터 남편이 전시회를 권유했었는데, 1년동안 촬영한 사진을 골라보니 다섯 장 정도밖에 안되더라구요. 그 후로 접고 있다가 3년동안 촬영한 사진 중 40여점의 작품을 가지고 전시회를 열었는데, 고맙게도 30여 명의 모델 분들이 전시회에 모두 와주시고 많은 산악인들이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2년에 한 번씩은 10작품 정도의 대작들만 골라서 전시회를 열 계획이구요. 개인이 전시회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전시회를 통해 후원해 주시겠다는 분들도 계셔서 다음엔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거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 현재 ‘Walls & Climbers’를 연재하고 있는데 10년 후에는 ‘산 그리고 사람’이라는 주제로 책을 내고 싶어요.
등반이 보편화된 유럽에서 이미 전문업체 후원으로 클라이머들을 촬영해 발간한 책이 있는데 그 책을 완성하는데 4년 정도 걸렸다고 해요. 저도 좀 더 내공을 쌓아서 클라이머들의 느낌과 감정들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을 내고 싶어요.
지금의 초심만 변하지 않는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일 중요한 건 체력이라서 지금도 하루에 3~4시간씩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10년이든 20년이든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산악사진을 촬영할 생각입니다.”
▲ 강레아씨가 촬영한 산악사진
인터뷰 / 이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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