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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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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의 위치를 지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 나갈 겁니다”
- ‘이병진의 포토에세이, 찰라의 거장’을 출간한 개그맨 이병진 씨의 사진 이야기를 듣는다 -
각종 방송프로그램과 CF 촬영 등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전문사진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자신만의 사진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개그맨 이병진 씨가 자신의 이름을 건 ‘이병진의 포토에세이, 찰라의 거장’이란 포토에세이집을 2006년 그의 생일인 11월1일 출간했다. 그는 2천2백여 명의 회원이 소속된 사진클럽, ‘찰나의 외면(chalna.cyworld.com)’을 2005년 7월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운영자로 활동하며 이미 인터넷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사진들을 공개해 왔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진쟁이(?) 이병진 씨를 연예인으로서가 아닌 사진인으로서 만나 봤다. - 편집자 주 -
▲ ‘이병진의 포토에세이, 찰라의 거장’을 출간한 개그맨 이병진
■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 입니까?
“5년 전, 아버지의 디지털카메라 ‘소니 F717’을 처음 접한 후, 지금까지 카메라를 잡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제가 사진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셈이죠. 2년여 동안 소니 제품을 사용했는데, 처음에 저는 디지털카메라로 밤에는 사진을 못 찍는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러다 사진을 찍으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아버지께 여쭤보고 배웠죠. 그 이후 디지털 기계에 대한 메커니즘적 접근이 가능하게 됐고, 현재의 SLR로 넘어 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 사진을 배우게 된 계기는 아버지로부터 비롯됐지만,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 좋아하는 사진 장르는 무엇입니까?
“연예인이다 보니 방송국을 오가며 스냅 샷 위주로 찍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풍경사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 중에 사진이 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아무래도 여자 친구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찍어 준 사진보다 남이 찍어 준 사진을 좋아하는 여자 친구의 모습에 욕심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그때부터 인물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사진에 대한 꿈이 생겼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장르인 풍경에 사람을 넣는 꿈이죠. 멋진 풍경 안에 멋진 사람을 그 안에 넣는 것 말입니다. 반면 인물사진의 경우에는 인간이 주제이듯 인간의 따뜻함이 묻어 있는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 현재,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는지요?
“소위 장비병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걸 보면, 현재 카메라 바디는 소모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물론 저 역시 장비병이니 하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장비병이라는 말에 대해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카메라는 한 대만 있으면 색감을 바꾸거나 톤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름카메라는 같은 카메라, 같은 렌즈로 찍는다면 같은 색감의 느낌이 나오지만, 각 브랜드마다 느낌이 다르다는 점에서 다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수 있다고 말입니다. 현재 저는 니콘의 ‘D2X’와 ‘D80’ 디지털 카메라를, 필름카메라는 ‘니콘 F6’와 ‘핫셀블라드 503cw’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후지 S3PRO’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계조나 인물톤이 좋았지만 필름에 남아 있는 사람의 느낌이 좋아서 필름카메라인 ‘니콘 F6’로 바꿨습니다. 또 롤라이플렉스 이안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이전에 120미리 필름을 잔뜩 사 놓은 게 있어서 그걸 사용해 보려고 ‘핫셀블라드 503cw’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제 직업의 특성상 하루 종일 쉬는 날이 있을 수도 있고, 일주일 내내 쉴 수 없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날 그날의 스케줄에 따라 내일은 어떤 카메라를 가지고 갈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카메라를 못 쓸 것 같을 경우에는 작고 편하지만 어느 정도 결과물에 만족할 수 있는 ‘콘탁스 T3’를 사용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원하는 느낌과 상황에 따라 카메라를 선정합니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필름사진에 애착을 갖는 게 사실입니다.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색감, 느낌을 찾기 위해 모든 카메라를 다 사용 해 보고 싶습니다.”
▲ 이병진씨의 사진작품(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노을지다, 연인2, 자전거 탄 풍경, 천사처럼)
■ 최근 출간된 포토에세이집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출판사 측에서 생일선물이 될 수 있도록 2006년 제 생일인 11월1일에 출간을 했습니다. 책 제목은 ‘이병진의 포토에세이, 찰라의 외면’이고, 이 책에 담긴 사진들은 출판을 위해 찍었던 사진들이 아니라 이전부터 미니 홈피 등을 통해 공개해 왔던 사진들을 선별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원본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 원본 찾느라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운 게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포토에세이집에 실린 모든 사진들은 직접 선별을 했고, ‘찰라의 외면’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 클럽명이기도 하면서 제가 너무도 아끼는 제목입니다. 그리고 이번 출간을 위해 그 전의 사진들을 쭉 놓고 보니, 제 나름대로의 발전이 보이더군요. 저는 사진 보정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사진들을 한꺼번에 다시 볼 수 있게 돼서 제 스스로에게 있어 이번 책 출간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책을 구입하실 분들에게 꼭 전해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미 미니 홈피 등을 통해 공개했던 사진들이라 또 다시 보게 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그런 분들은 제 책을 사지 말라는 말씀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 한 사람의 사진 유저로서 사진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각 사진클럽에서 진행하는 모델 또는 레이싱 걸 출사와 같은 부분에 대해 저는 약간 비관적으로 봅니다. 물론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적으로 실력이 느는 것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을 담는 것, 돈을 주면서까지 모르는 사람을 사진에 담는 것이 저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클럽 사이트를 보면 보통 ‘쿨’이니 ‘일면’이니 하는 식의 타이틀을 정해서 유저들이 더 열을 올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잖아요. 거기에 올려진 사진들을 보면 현재는 과거와는 좀 바뀌기는 했지만, 디지털 아트에 가깝거나, 모델이 이쁘다거나 혹은, 누드라든가 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러한 사진들이 예술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성향 자체가, 단체 성향을 띄고 출사를 진행하다 보니 그게 마치 주류가 된 것 같은 분위기가 저는 싫다고 느끼는 겁니다. 사진은 분명 개인 작업입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사진클럽들은 너무도 단체 성향을 띄고 있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아울러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순수하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향후 사진적 접근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요?
“제가 사진을 찍을 때는 먼저 글을 생각하고 찍는 경우가 있고, 찍고 나서 그 의미를 부여하는 사진이 있는데, 이번에 책을 출간하게 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막상 책을 내려고 사진을 찍으려니까 사진도 안 되고, 글도 안 되더군요. 막상 사진 찍는 것이 일(事)이 되다 보니까 진행이 되질 않아서 한동안은 카메라를 아예 갖고 다니지 않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클럽 멤버들과 함께 재미있는 사진을 찍어 보고싶어 우리들끼리 노는 사진을 찍었는데, 저희도 그랬지만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도 즐거워하더군요. 그래서 아이디어 하나를 얻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만화’나 ‘사진으로 보는 드라마’ 같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인공이 있고, 출연자가 있는 구성으로, 전체적인 드라마를 한 권의 사진집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사진 속의 말풍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아무래도 읽는 것 보다, 광경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게 사진이니까요. 저는 사진은 일기 같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생각을 담는 것이니까요. 그런 만큼 사진이 오버가 됐건 언더가 됐건 계조가 뭉개졌건, 결국 사진이 제가 원하고, 제가 만족할 수 있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그저 즐기는 취미일 뿐입니다. 기념하고 싶으면 책이 나올 것이고, 사진전이라면 꼭 한 가지 해 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부자(父子) 사진전을 갖고 싶습니다. ‘실력적인 면에서 뛰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만 ‘사진가 이병진’으로 사람들에게 읽히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방송인으로서의 위치를 지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 나갈 겁니다.”
인터뷰 / 김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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