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 이제는 다른 예술 분야처럼 작품의 가치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아야하며, 트렁크갤러리는 이를 위한 공간입니다”
- 종로구 소격동에 ‘2007 한국 현대사진 스펙트럼전’과 함께 새롭게 개관한 트렁크갤러리의 박영숙 관장을 만나 근황과 향후 계획, 사진계의 소식 등에 대해 듣는다 -
최근 종로구 소격동에 새롭게 개관한 트렁크갤러리(관장, 박영숙www.trunkgallery.com)를 찾았다. 국내 여성 사진작가 1호이자 ‘사진계의 대모’로 불리는 박영숙 관장이 운영하는 트렁크갤러리는 국내 유명 사진작가들의 사진전과 함께 개관했고 이에 따른 여러 가지 활동으로 인해 무척 분주한 상태다. 개인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영숙 관장을 만나 갤러리의 근황과 전시 중인 ‘2007 한국 현대사진 스펙트럼전’,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 ‘2007 한국현대사진 스펙트럼전’과 함께 새롭게 개관한 트렁크갤러리
■ 새롭게 시작하는 트렁크갤러리에 대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산 소월길에 자리 잡고 있던 포토 에이전시 트렁크갤러리가 9개월 간의 인큐베이터 시절을 접고 이제 여러 사진인들을 모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더욱 가까이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가들의 작품을 위탁 판매하겠다’는 의지를 진행해 오며 ‘사진작가들과 사진콜렉터들을 상호 연결시켜 어떤 방법으로 우리 미술시장에 헌신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화랑가에 뿌리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방향을 잡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공간의 지리적 한계성을 극복해야 했기에 화랑들이 모여 있는 소격동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제 트렁크갤러리는 이곳을 발판삼아 사진 전문 화랑으로써 모습을 갖춰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트렁크갤러리의 박영숙 관장
■ 준비 중인 ‘2007 한국 현대사진 스펙트럼전’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2007 한국 현대사진 스펙트럼전’은 이번 갤러리 개관을 기념해 계획한 전시로, 현재 우리나라 사진계의 작가들이 구축하고 있는 ‘작품성향의 스펙트럼’을 제시하고자 기획됐습니다. 이는 국내의 많은 사진가들이 독창적이기 보다는 많은 유사함을 가지는 경향이 짙다고 생각되어, 전시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소재를 중심으로 분류하는 전시기획을 통해 우리 사진계의 양태를 보여주고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작가들을 표방하고 사진계의 구체적인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2007 한국 현대사진 스펙트럼전’에서는 인체/육체, 공간, 정물, 풍경, 사회의 다섯 가지 소재를 2월부터 6월까지 매달 순서대로 전시할 계획입니다. 참여 작가는 구본창, 김준, 배준성, 오형근, 이갑철, 이안나 등 국내 유명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첫 전시는 ‘인체/육체’전으로 그 막을 올리게 됩니다.”
■ 트렁크갤러리에선 신인 사진가들에 대한 발굴은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먼저, 저희와 교류가 있는 여러 사진가들의 추천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 1월31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한 국제교류전 등은 사진예술에 몸담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외국과 그들의 문화와 소통하기 위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같은 여러 가지 형태의 방법들이 모두 새로운 또 한명의 작가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학력이나 나이의 고하를 막론하고 재능있는 신진작가들에게 트렁크갤러리가 하나의 매개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 ‘인체/육체전’이 열리고 있는 트렁크갤러리 내부
■ 타 갤러리와 차별화된 트렁크갤러리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저희 갤러리만의 특징이라면, 이제는 사진도 다른 분야의 예술품과 같이 소장가치가 있는 엄연한 예술작품으로써 진정한 예술사진을 원하는 수집가들에게 정보와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동안은 작품을 원하던 수집가들과 작가의 연결이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트렁크갤러리에서는 이와 같은 현실을 극복하고자 40여 명 작가들의 작품을 위탁, 사진판매와 동시에 작가와 작업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수집가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 중, 매달 한 차례 갤러리에서 여는 ‘작가와의 대화’는 사진전공 학생부터 일반인과 수집가에 이르기까지 매회 수십여 명이 참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갤러리를 옮기기 이전에는 전시장소가 없었으나 이제 작게나마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에 앞으로 전시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 사진문화 발전에 있어서 갤러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개인적으로 1960년대부터 사진을 해오던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앞서 말했듯이 다른 분야의 예술처럼 이제는 사진도 인정을 받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가치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서 갤러리의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많은 갤러리들이 단지 사진전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또 작품을 소장하기 원하는 수집가들에게 항상 그 진정한 가치와 현재 사진계의 흐름 등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진의 판단 및 감정의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수집가는 일종의 문화 후원자로 그들의 투자 덕분에 작가들이 작품을 재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사진의 진정한 의미를 바로 전달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사료되며 이런 이유에서 트렁크갤러리는 사진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갤러리의 역할에 상당부분 접근했다고 생각합니다.”
■ 트렁크갤러리의 향후 계획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반인들과 수집가들에게 사진을 예술품으로써 더욱 알리는 작업에 힘쓸 것입니다. 우선 트렁크갤러리는 지속적으로 국내 사진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전시와 ‘작가와의 대화’에 더욱 노력하며 지속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작가들을 외국에 많이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각종 아트페어 등에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여러 방법을 강구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고, 이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트렁크갤러리가 다시금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앞으로도 국내사진계의 활성화와 사진문화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가치 있는 사진 한 점이 인정받는 풍토가 조성되는 그날까지 저희의 활동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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