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일상이나 정보를 공개하는 블로그의 파워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법한 블로그에는 음식과 패션, IT, 예술, 책, 여행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방대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인기 있는 주제 중 하나인 음식은 블로거들의 주된 이야깃거리로,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던 주부들을 인터넷 세상으로 불러 모으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음식을 주제로 한 블로그는 음식 조리법부터 맛집 소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러한 정보는 모두 사진을 수반하고 있어 그 파급 효과는 더욱 크다. 그래서 파워 블로거는 사진 하나하나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인다. 전문적이진 않지만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릴 음식사진을 촬영할 때 유용한 사진 촬영 노하우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음식사진 촬영
▲ 롯데호텔 서울, 모모야마 ‘츠키지 타무라 미식회’
기본 준비 사항
음식 촬영에서 가장 기본은 주제와 부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메인 요리가 정해지면 어떤 그릇에 담을 지 결정해야 한다. 전문 스튜디오에선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음식의 모양과 컬러 등 촬영에 관한 모든 것을 총괄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촬영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음식 세팅 노하우는 다른 사람들이 촬영한 사진이나 전문가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익힐 수 있다.
한편, 음식 촬영에서 메인 음식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이 포크와 젓가락, 냅킨, (술)병, 잔, 음료, 꽃 등의 소품이다. 소품을 이용하면 음식 사진의 퀼리티가 높아진다.
음식 담기 및 테이블 세팅하기
음식의 색감을 선명하게 하려면, 흰색 그릇을 이용하거나 음식과 대조되는 색상의 그릇을 이용한다. 또 배경이 단순할수록 사진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다. 접시는 너무 오목한 것 보다 평평한 접시가 촬영에 용이하다. 음식을 담을 때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것도 좋지만 의도적으로 비뚤게 배치하면 역동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음식을 만들고 남은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 초록색이나 붉은색 계열의 식재료를 이용하면, 음식사진에 포인트를 주는데 효과적이다. 음식을 담을 때는 반복적인 패턴을 만드는 것도 좋다. 만약, 머핀을 촬영할 때는 평평한 그릇에 동일한 패턴을 만들어 그 중 하나 정도 어긋나게 배치해도 좋다. 초밥과 같이 소스를 찍어 먹는 음식은 소스그릇을 함께 촬영해 여백을 효과적으로 매울 수 있다. 뷔페 촬영은 다양한 음식의 색상 조화가 관건이다.
▲ 음식촬영에서 자주 사용되는 조명 설치법
빛 처리
사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빛이다. 음식은 후각과 미각, 시각 등을 통해 인지되지만, 시각적 성향이 강한 사진에서 빛은 더욱 중요하다. 빛은 역광과 사광, 순광으로 구분되는데, 촬영 기법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갖는다. 디테일을 강조하는 음식사진은 사광을 이용해 입체감을 살릴 수 있다. 창가로 들어오는 태양 광선의 방향을 파악해 음식의 색감이 가장 잘 표현되는 사광을 찾을 수 있다. 실내에선 주로 조명을 이용해 촬영하지만 사람들이 붐비는 음식점에서 플래시를 사용하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되도록 자연광을 이용해 촬영한다. 만약, 자연광의 노출이 부족하면 감도를 높여서 촬영하거나 삼각대 또는 촛불을 이용해 흔들림과 노출 부족을 보완한다. 그러나 무리하게 감도를 높이면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식감이 돋보이는 음식사진을 촬영하려면 적절한 감도 조절은 필수다.
한편,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사용하면 음식을 더욱 먹음직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또 창문에 설치된 흰색 커튼을 활용하면 확산광 효과를 낼 수 있다. 반사판을 대신할 수 있는 흰색 종이나 알루미늄 호일, 거울 등을 이용하면 빛을 반사시켜 음식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 실내 촬영의 경우 플래시를 벽면에 반사시켜도 빛의 부드러운 효과를 낼 수 있다.
음식 촬영
직접 음식을 만들 경우 조리 과정을 촬영하면 더 좋다. 재료 구성부터 재료를 다듬는 과정을 클로즈업해 촬영한다. 이때, 그릇 전체를 촬영하기보다 일부분만 클로즈업해서 촬영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특히, 모난 그릇의 경우에는 모서리 모두를 담으면 오히려 답답해 보일 수 있다. 만일, 음식만으로 밋밋하다면, 주변의 소품을 이용한다. 이때 피사체 전체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소품을 제외한 음식만 포커싱해서 사진의 집중도를 높인다.
음식의 디테일을 강조하기 위해선 접사렌즈를 이용한다. 스테이크나 케이크 등 잘라 먹는 음식의 경우, 음식의 잘린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포크나 젓가락, 스푼을 이용해 음식을 접시에서 살짝 띄워 촬영하면 먹음직스러운 음식사진이 된다. 음식을 대각선으로 배치하면 음식이 더욱 풍성하고, 길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보이려면 로우앵글이나 정면 촬영, 하이앵글 등 다양한 시선으로 촬영해야 한다. 보통 음식사진은 촬영자가 앉아서 내려 보는 정도의 높이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알맞은 구도를 잡기 위해서 음식을 이리저리 살피다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니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투명한 유리그릇에 담긴 음식은 역광을 활용해 촬영한다. 일반 조명으로 촬영하는 것보다 음식의 색감이 두드러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소스를 찍어 먹는 음식은 소스를 뿌리는 장면을 연출해 촬영해도 좋다.
김치찌개나 오징어볶음은 음식의 주재료인 김치와 오징어를 부각시켜 촬영한다. 탕류는 밥을 별도로 촬영하는 것이 좋다. 한식은 반찬 종류가 많아서 한 프레임에 담기 어려우므로, 메인 피사체를 부각시키고, 나머지 음식을 배경 처리해도 무방하다.
음식사진을 촬영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흔들림이다. 음식점은 어두운 곳이 많다. 이때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삼각대나 스태디포드를 사용하거나 감도를 활용한다. 또 음식사진에선 화이트밸런스가 중요하다. 이를 일일이 설정할 수 없다면, RAW 파일로 저장해서 편집 프로그램으로 수정해도 된다. 화이트밸런스에 따라 차가운 음식은 차갑게, 따뜻한 음식은 더욱 따뜻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밖에도 그릇밑에 냅킨이나 동전을 이용해 높낮이를 맞출 수 있다.
취재 /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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