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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진미술관, ‘두 개의 달 Two Moons’ 展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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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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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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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진미술관, ‘두 개의 달 Two Moons’ 展 개최
- 해외작가 발굴 프로젝트 ‘고은의 눈’ 첫 기획전으로 국내외 작가 7인 참가 -
고은사진미술관( http://goeunmuseum.kr )의 해외작가 발굴 프로젝트 ‘고은의 눈’ 기획전 ‘두 개의 달 Two Moons’전이 오는 11월25일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 8월29일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는 이 전시는 동시대 사진을 좀 더 가까이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고은의 눈’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다이애나 마타, 리디아 골드블라트, 마리엘라 산카리, 민혜령, 존 세르빈스키, 피터 레이튼 등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 전시는 그동안 한국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힘써 온 휴스턴 포토페스트와의 교류를 겸해 꾸려진 것으로 참여 작가들은 모두 2014 포토페스트 포트폴리오 리뷰 참가자들이다.
전시는 크게 두 축에서 이뤄진다. 현실 세계가 온전치 않음을 예민하게 인식한 작가들이 포착한 세상과 카메라를 통해 우리의 지각 영역 바깥을 경험해 보고자 하는 시각 실험을 곁들인 작업이 그것이다.
전시의 한 축은 죽음에 관한 것이기도 한데, 공교롭게도 시아버지를 포함해 모두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죽음은 삶의 끝이자 바깥이라는 점에서 가장 익숙하고 흔하게 경험하는 또 다른 세상이다.
다이애나 마타의 ‘증거’는 리비아에서 민주화 운동으로 실종되었거나 희생당한 이들의 흔적을 쫓아간 6년 동안의 프로젝트다. 작가는 카타피 독재 정권에 저항하다 실종된 시아버지 자발라의 행적을 찾는 작업을 통해 존재와 부재의 흔적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마리엘라 산카리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장례식에 어른들이 참석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기억을 치유하기 위해 가상의 아버지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기 시작했다. 이 치유 의식을 통해 작가는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한 아버지가 아니라 말 못 할 괴로움 때문에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를 되찾는 작업을 보여준다.
반면 리디아 골드블라트는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아버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물리적으로는 생명이 다한 이의 희미한 미소와 느린 움직임은 생의 경계, 육신의 한계에 대해 질문케 한다.
서울에서 자라 지금은 뉴욕에 살고 있는 민혜령에게 서울과 뉴욕은 두 개의 고향이다. 어느 곳에 있어도 익숙하고, 언제나 반대편이 그립다. 때로는 어느 도시에 있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렇게 서울에서는 뉴욕의 달을 보고, 뉴욕에서는 서울의 달을 본다. ‘개인적 풍경’은 이렇듯 두 장소의 기억이 엉킨 작가가 뉴욕과 한국의 풍경을 뒤섞어 만들어 낸 그만의 장소다.
이들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다면, 피터 레이튼과 존 세르빈스키는 사진이 표현할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의심을 실험적 작업으로 표현해 낸다. 사진가이면서 하버드대학의 응용물리학자인 존 세르빈스키에게도 시간은 절대적이면서 상대적이다. 그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간극을 표현하기 위해 머나먼 중국, 이름 모를 화가의 손길을 빌린다. 스튜디오를 만들어 사진을 찍고, 다시 그 사진 속 장면 하나를 오려낸 뒤 중국으로 보내 그림으로 그려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현상소에서 사진을 뽑듯이, 이름 모를 화가가 고객의 주문을 받아 그림을 그려 주는 그 공장은 작가가 사는 곳에서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다. 요청한 사진이 그곳으로 갔다가 그림이 되어 돌아오기까지 정확히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상징적인 시간 동안 스튜디오에서 모든 사물은 그 자리에서 가만히 시간을 버틴다. 그 시간의 흐름은 스튜디오 안의 시들어 썩어가는 과일, 바람이 빠져 쭈글거리는 풍선이 증거할 뿐이다. 마침내 그림이 도착해 애초의 스튜디오 안에 걸리면, 과거의 시간에 현재의 시간이 중첩된다.
피터 레이튼은 기억의 파편이나 사건을 재구성함으로써 상상보다 더 극적인 현실을 만들어 낸다. ‘플루토늄 폭발에서 살아남은 남자’는 먼 미래의 신인류가 발견한 과거의 사진이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다. 신인류의 눈에서 볼 때 과거의 인류, 즉 현재의 사람들은 진보적인 과학 문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루토늄 폭발로 멸망할 만큼 어리석고 야만적이다. 이런 설정 속에서 작가는 버려진 옛날 사진을 합성하여 내용을 재구성한다. 엉뚱한 상황, 우스꽝스러운 포즈 등을 나열한 사진은 가볍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한 풍자가 들어 있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오는 11월25일까지 해외작가 발굴 프로젝트 ‘고은의 눈’ 기획전 ‘두 개의 달 Two Moons’전을 연다. 사진은 세르빈스키의 작품 중 ⓒ John Chervinsky, Apples, Painting on Door, 2011 (사진 제공 : 고은사진미술관)
김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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