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교포방송 ‘홈스윗홈’을 진행하고 있는 노형건 씨의 10년의 일상을 담은 사진영상집 ‘10년된 다이어리’가 발간되었다. 이 사진영상집은 미국 LA에서 Q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서성일 작가가 사진 촬영을 하고, 노형건 씨가 솔직담백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한 권의 책 속에 ‘노형건’이라는 사람의 10년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인상사진작가로서 또 자신의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경영인으로서 장시간을 할애해 동행 작업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치 있는 사람의 일상을 담고 싶다’는 서성일 작가를 직접 만나 사진영상집 ‘10년된 다이어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
▲ 서성일 사진작가
■ ‘10년된 다이어리/A Decade of Praise’ 사진영상집은 어떠한 책이며, 어떠한 동기에서 이번 일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노형건 씨는 Opera Califonia 선교오페라단의 단장으로 오페라 지휘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며 미국 LA소재 미주한인교포방송 AM1650 라디오 서울에서 ‘홈스윗홈’이라는 아침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매우 다재다능한 사람입니다. 아마 노형건 씨와의 인연이 없었다면 이런 사진영상집을 제작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0년된 다이어리’는 선교용 영상집이기에 특별히 편안한 사진을 선별해 모았고, 노형건 씨의 글 역시 참 재밌습니다. 이 영상집은 한 사람의 다큐멘터리 기록이고 일생이 담겨져 있습니다. 백년이 지난 뒤에도 ‘유명인은 아니더라도 이런 사람이 있었고 이런 삶을 살았구나’하고 뒤돌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정말 가치있는 사람의 발자취가 들어있는 한 권의 책을 제작하고 싶었고, 10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동행하며 사진 촬영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그 속에서 큰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 이번 영상집을 만들며 긴 시간동안 서성일 작가 스스로 사진 스타일이 변하는 것을 느끼지 않았나요.
“처음 사진을 촬영할 때보다 사진의 성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늘 정형화된 인물사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듯한 정통 인물사진만이 인물사진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으며 꼭 그렇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정형화된 틀에서 많이 탈피했죠.”
■ 한 사람을 장기간 스케쥴에 맞춰 동행 촬영하기란 참 힘들었을텐데, 그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수익을 바라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수익이 돌아오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고, 한 인물에 대해 중점적으로 그 사람의 발자취를 담는 다는 것, 참 즐거운 일입니다. 때로는 촬영 대상의 표정이 살아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어떤 날에는 하루 종일 사진을 찍지 못하고 앉아 있다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또 외부에서 촬영할 때 제가 운영하는 Q스튜디오에서 찾아온 고객이 돌아가거나 심지어 어떤 사람은 결혼식 날짜를 옮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책이 완성되어 기쁩니다.”
■ 인상사진가들이 장기 프로젝트로 이런 사진영상집을 제작한다는 것은 드문 일인데 다른 인상사진가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부 사진가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사진하는 분들에게 이 영상집이 새로운 도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업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기 발전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편, 현재 사진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가집을 짓기 위해선 적당한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바닥은 시멘트에, 벽은 유럽식으로 초가집을 짓는 식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 향후 이번 사진영상집과 같은 출간 계획이 또 있는지 궁금합니다.
“죽기 전까지 다큐멘터리 사진집 5권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각국의 가족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꾸며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가족사진을 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현재 저는 미국 섬유업계에서 1백대 재벌로 꼽히는 한인 교포 사진을 촬영 중입니다. 이 사람은 특이하게도 50년 계획을 세워 강화도에 한국의 전통 문화를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살아서 이루지 못하지만 내가 죽어서도 꼭 완공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삶을 남기고 사진으로 담아도 될 가치가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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